밀항

작은 시 by 태 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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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에 사는 이가 있다.

바다에 업을 두고 사는 이들도 있다.

뭍에서

찾아오고 떠나간 배 몇 척을 바라보니

문득 뒤쳐졌구나 깨닫게 되는데

어머니의 까맣고 흔들리는 눈동자는

여전히 주저하고 있었다.

선택받지 못한 사람

어느 곳에도 속할 수 없는 사람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과

시시각각 바뀌는 세상에서,

적응하지 못한 자는 도태된다.

도태되는 자의 말로는 죽음뿐인가

사무치는 외로움에 도망쳐온 부둣가에서

한 척의 배 워로 몸을 실는다.

너의 밀항은 아름답다.

아름답고도, 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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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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