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레님네(220호)

[짓큐츠바] 어떤 로판의 외전

<자업자득의 등하불명> 이후의 짧은 후일담

에 이어지는 짧은 후일담입니다.

커다란 창을 통해 밝은 햇살이 아침을 알리고 있었다. 츠바키는 천천히 눈을 떴다. 곁에 누워있는 이의 온기가 느껴졌다. 아직은 덜 깬 잠을 몰아내려고 두어번 눈을 껌뻑이던 츠바키의 귓가에 하하, 하는 나지막한 웃음소리가 울렸다. 그 소리에 눈을 번쩍 뜬 츠바키가 옆에 누운 그와 얼굴을 마주했다.

"유키님."

츠바키가 팔을 뻗어 짓큐를 끌어안았다. 그러자 그에 응하듯이 단단한 팔이 츠바키의 몸을 끌어 안아왔다. 막 잠에서 깨어났을 때보다 생생한 온기가 전해져왔다. 그게 좋아서, 츠바키는 배시시 웃으며 짓큐의 가슴에 얼굴을 기댔다.

"안녕히 주무셨어요?"

"그대는?"

"푹 잤어요. 에이, 제가 먼저 물어봤잖아요."

"나는 당연히 못 잤지, 그대가 품에 있는데 잠이 올리가 있나."

짓큐가 자연스럽게 츠바키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어왔다.

"정말요? 오늘도 바쁘실 텐데 못 주무셔서 어떻게 해요...."

"농담이야 그대. 그대 덕분에 푹 잤지."

저를 놀리는 짓궃은 남편을 어떻게 혼낼 수 있을까 고민하던 츠바키는, 그의 입술에 쪽소리나 입을 맞추고는 그의 품에서 벗어나 벌떡 몸을 일으켜버렸다. 그러나 그런 그녀의 시도가 무색하게도, 짓큐가 조심스럽고 부드러운 손길로 츠바키를 잡아당겨왔다. 다시금 그의 곁에 눕게 된 츠바키를 끌어안은 짓큐는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

"한 번 더 해줄 생각은 없나?"

"유키님이 절 그만 놀리신다면요."

사랑하는 부인의 투정 아닌 투정을 들은 짓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는 츠바키에게 입맞춤을 조르는 대신 그녀의 어깨를 안은 채 드러난 새하얀 목덜미에 입을 맞추었다. 간지러움을 느낀 츠바키가 몸을 움츠렸다. 그래도 짓큐는 계속해서 그녀의 피부 위에 입술을 거듭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유키님, 늦기 전에 아침 드셔야죠...."

짓큐는 아침정도는 건너뛰어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지만, 그의 작고 사랑스러운 부인에게 끼니를 거르게 할 수는 없었다. 그래도 아쉬워서, 츠바키의 작고 붉은 입술에 제 입술을 내리 눌렀다. 그러자 기꺼운 듯이 츠바키가 입을 벌렸다. 잠시간의 입맞춤이 끝나고 입술을 떼어내자, 발그레 달아오른 츠바키의 얼굴과 부르튼 입술이 짓큐의 시야에 들어왔다. 그것이 또 귀엽고 사랑스럽기 그지 없어서, 짓큐는 그만 웃어버렸다.

"식사하러 갈까, 그대?"

짓큐가 츠바키의 볼을 만지작 거리며 말했다. 붉어진 뺨이 따뜻하고 말랑했다.

"좋아요."

츠바키가 짓큐의 권유에 고개를 끄덕였다.

창 밖에서는 새들이 아침을 알리듯 지저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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