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KYUU!!

[쿠로켄]헤남게이 새드엔딩

썰백업

큰 키에, 괜찮은 직장에, 다정한 성격까지 쿠로오는 꽤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 편이였으면. 켄마도 인기가 없는건 아니지만 낯도 많이 가리고 내성적이다보니 유투버 구독자들도 귀여워하는거지 이성으로는 잘 생각안하는 편. 입사 후 몇년 간 눈코뜰새 없이 바쁜 쿠로오라서 켄마도 야근에 쩔은 소꿉친구에게 방 한 칸 내주는거 말고는 해줄 수 있는게 없었음.

"쿠오, 나랑 일할래?"

"켄마, 네가 그런 말 하면 장난으로 안들리거든~?"

".... 진심이였는데. 재택율 100%, 성과급도-"

밤새 게임하지 말고 얼른 자라며(컨텐츠 제작이야 ㅡㅡ) 저를 제 방으로 밀어넣고는 금세 골아떨어지는 쿠로. 검게 변한 눈밑과 퀭한 눈두덩이가 안쓰럽지만 제가 즐거워하고, 이렇게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저 뿐이란걸 아니 묵묵히 지켜만 봤음.

이제 연차가 쌓이고 후임이 들어왔다더니 조금씩 여유가 생기는 쿠로오. 연차를 내고 켄마네 집에서 게임도 같이 하고, 바람쐬자며 켄마차를 운전해서 근교로 드라이브도 갈 정도가 되었음.

그리고 몇 달 뒤, 쿠로오가 여자친구가 생겼다- 며 사진을 보여줌

"예쁘네. 쿠로오 취향이야."

긴머리에 흰피부. 어릴때부터 만나는 여자친구는 늘 비슷한 느낌 이었다. 켄마는 다시금 심장 한켠이 아려왔지만 늘 그랬듯이 아무렇지 않은 척 핸드폰으로 시선을 돌렸다.

"결혼도 생각하고 있어."

"... 만난지 얼마나 됐다고. 너무 성급한거아니야?"

핸드폰 화면을 터치하는 손끝이 떨렸지만 모른척했다.

쿠로오는 여전히 화면 가득한 여자친구의 사진을 보며

입을 열었다.

"이제 우리도 30이고, 진지하게 만나봐야겠단 생각이 들어서."

편부가정이여서 일까. 늘 쿠로오는 빨리 결혼하고 싶어했다. 그래도 막연히 멀게만 느껴졌는데, 앞자리가 바뀌고, 안정적인 직장을 가진 지금. 그가 하는 말들의 실현가능성이 너무 높아져버려서 켄마는 입술을 물었다.

결국 보고싶은 장면은 쿠로오 여친이랑 결혼준비하는데 생각보다 너무 많이 싸우는거....1년 좀 넘게 만난 두 사람은 거창한 프러포즈는 없었지만 자연스럽게 결혼을 약속했고 양가 부모님한테 인사도 드리고 느긋하게 준비를 시작함. 그런데 세상에 골라야 할 목록이 얼마나 많은지.

하객은 몇명을 초정할 것이며, 위치는 어디로 할 것이며, 신혼여행은 며칠동안 어딜 갈것이며.... 야근하는 모양새로 직장과 가까운 켄마네에 자러오는 쿠로오.

"결혼이란거..아무나 하는게 아닌가봐.."

"게임 언약식도 결정해야 할 게 많은데, 실제 결혼은 더 그렇겠지."

넓은 거실에 대자로 누워 중얼중얼 오늘은 뭘 고르러 갔는데 어째서 싸웠고 결국은 어떻게 결정했다는 얘기를 영혼없이 하는 쿠로오.

"아 그냥 이렇게 켄마 집에서 살면 좋을텐데."

"....제수씨가 섭섭해 할거야."

뜻없이 한 말인줄 알면서, 그냥 지금 너무 피곤해서 하는 말인줄 알면서도 튀어나올듯 뛰어대는 심장에 주먹을 꽉 말아쥐는 켄마.

시간이 흘러 오지 않을 것 같던 쿠로오의 결혼식날 헉 소리 날 만큼의 축의금과 결혼 선물을 주고는 차마 결혼식 사진에는 본인을 남기지 않는 켄마의 절절한 첫사랑이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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