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AIKYUU!!

[우시오이]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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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카와는 감정이 풍부하고 감정이 격해지면 우는 타입인데 우시지마는 정반대의 성정이라 둘이 사귀면서 오해가 쌓이는 그런 우시오이가 보고싶다.

우시지마는 좋은 남자였다. 약자를 배려할 줄 알았고, 힘들어도 티내지 않는 묵묵함을 지녔으며,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알았다

무심해 보이지만 타인에게 선의를 베푸는데 망설임이 없었고 보답을 바라지도 않았다.

바람에 흔들리지 않는 고목같은 사람.

오이카와는 그런 우시지마의 모습을 사랑했다. 그래 그와 사귀기 전까지는 말이다.

"우시와카쨩, 너랑 있으면 답답해."

오이카와는 괜시리 빨대를 엄지와 검지로 집고는 음료를 휘저었다. 작은 소용돌이를 만들며 뱅글뱅글 돌아가는 차가운 커피에 시선을 거두고 여전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우시지마의 눈을 마주했다.

"어떤 점이 말이지?"

"이런거!! 이런점이 싫다는 거야!!"

오이카와가 저도모르게 언성을 높였다가 주위의 눈치를 살피며 볼륨을 줄였다.

"보통은 말이지, 애인이 너랑 있는게 답답해 따위의 소리를 하면 짜증을 내거나, 불안해 하거나, 하여튼 뭐든 반응이 있어. 근데 우시와카쨩은 내가 이런 소리를 해도 아무렇지도 않아보여."

날 사랑하긴 해? 오이카와 스스로도 뱉어놓고서 민망할 정도의 말이었다. 언제나 차분하고 고고한 사람. 잘 웃지도 울지도 않고, 찡그리지도 화내지도 않아.

"나는 너랑 있으면 감정이 주체가 안돼. 좋았다가 슬펐다가 화가났다가 머리가 어떻게 되 버린게 아닐까 싶어. 그런데 우시지마.... 너는 어떻게 그렇게 덤덤할 수 있어?"

우시지마는 말을 고르는 듯 천천히 입술을 열었다.

"표현이 부족하다면 사과하겠다. 노력할게. "

"왜 나한티 화 안내? 나 지금 생트집 잡는 거야 너한테."

"내가 너에게 화를 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오이카와, 나는 네가 내 눈에 비치는 것 만으로도 닳을까봐 걱정이 된다."

".... 네 진심을 의심하는 게 아니야."

그런건 네 눈빛 만 봐도 알 수 있다고. 짙은 녹색의 눈이 올곧게 저를 바라본다.

네가 나로 인해 흔들렸으면 좋겠어. 감정적으로 동요하고 그 파도에 휩쓸려 몸도 가누지 못할만큼 휘청이다가 나에게 의지했으면 좋겠어.

너와 달리 한 없이 유치한 나는 내가 너에게 그정도의 사람이길 바래.

내뱉지 못하는 말을 꾸욱 깨문 입술로 대신한

오이카와는 눈을 내리깔고 또 애꿎은 커피만 괴롭혔다.

"오이카와."

"왜."

퉁명스러운 대꾸에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는다. 우시지마는 손을 뻗어 밝은 갈색머리칼을 매만졌다.

"나는 누구나 의지할 수 있는 강한 사람이 되고싶다. 잘 웃고 우는 네가 지칠때면, 나에게 기대어 줬으면 해."

커다란 손은 무미건조한듯 머리를 쓰다듬었다. 허나 머리부터 전해니는 따뜻한 온기는 오이카와의 얼굴을 달아오르게 했다.

"내가 너 울릴거야. 마음 단단히 먹고있어 와카쨩."

"그래. 너라면 뭐든지 좋다."

무표정하던 남자의 얼굴엔 고개숙인 오이카와가 미처 보지못한 잔잔한 미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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