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A] 벼락치기로 쓴 머메크
설날맞이 머메크
콧등이 시큰하다. 눈가는 잔뜩 짓무른 과일처럼 붉어지고, 막 달군 돌이 들어간 것마냥 눈시울이 뜨겁다. 완벽하다. 라쳇은 숨까지 삼켜가며 옵티머스의 마지막 작업을 지켜봤다. 이제 조금만 더 가면...
"그 순간, 닌자가 나타났다."
쨍그랑. 유리 하나 깨지지 않았음에도 라쳇은 그와 비슷한 소리가 들린 듯 하였다.
"크흐흡."
옵티머스가 웃음을 삼키면서 눈물도 쏙 들어가버렸다. 라쳇은 열통이 터졌다. 그의 화는 다 된 밥에 재를 뿌린 어린 머메크에게 향했다.
"그 놈의 입, 잠시라도 놔두면 어디가 덧나냐?!"
"제가 뭘 어쨌다고 그래요? 전 그냥 전광판에 뜬 글자를 읽은 거라고요."
창가에 서있던 범블비가 창문 너머를 가리켰다. 거기엔 커다란 스크린이 광고 송출 중이었다.
[닌자vs사무라이vs공룡! 최후에 살아남을 자는 누구인가!]
순차적으로 지나가는 문구가 번쩍거려서 눈이 다 아팠다. 라쳇의 미간이 절로 구겨졌다.
"애송아, 프라임의 눈물 한 방울에 우리 귀환이 달렸단 말이다. 바다로 돌아가야지. 언제까지 여기 있을 순 없어."
"굳이 바다로 돌아갈 필요가 있어요?"
"너 뭐 잘못 먹었냐?"
범블비는 두 팔을 쫙 벌렸다. 그가 원하는 건 여기 뭍에 전부 있다는 제스쳐였다.
"그렇잖아요. 바다는 하나도 재미 없어요. 매일 일만 하고. 함부로 수면 위로 올라가지 마라. 아가미 없는 자와 교류하지 마라. 여기 가지 마라, 저기 가지 마라. 하지 말라는 것만 가득하고."
눈물을 훔친 옵티머스가 그의 말에 제동을 걸었다.
"범블비. 공동체의 규칙은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에 세워진 거다. 때론 규칙이 자유를 옭아매는 창살처럼 느껴지겠지만 그건 우릴 지켜주는 방벽이다."
옵티머스는 범블비가 서있는 창가로 다가왔다. 위압감을 느낀 범블비가 창가에서 조금 멀어졌다. 전광판은 여전히 번쩍댔지만 기분 탓인지 아까보다 눈부심이 덜한 거 같았다.
"넌 뭍으로 올라온 날부터 온갖 규칙을 어겼지. 사소한 규칙은 물론 동료들이 자칫 위험해질 수 있는 규칙까지 어겼어. 그럼에도 내가 널 내치지 않고 둔 이유가 무엇이라고 보나?"
찔리는 게 많았는지 범블비는 옵티머스의 시선을 피했다. 옵티머스가 팔을 들었다. 곧 주먹이 날아올 거라 예상한 범블비는 눈을 질끈 감았다. 하지만 찾아온 것은 주먹이 아니라 어둠이었다. 의아함을 느껴 슬그머니 눈을 뜨자 블라인드가 내려와 있었다. 차분히 내려앉은 어둠 사이로 일렁이는 빛은 바다 수면 아래와 닮아있었다.
"'머메크는 동족을 뭍에 놔두고 떠나지 않는다.' 이 규칙 때문이지. 잊지 말도록. 내가 이 규칙을 지킬 수 있게 모쪼록 협력하게. 이건 명령이야."
뭍에 홀로 남겨진다. 여기까지 상상해 본 적은 없었는지 범블비의 낯빛이 희게 질렸다. 전과 달리 조금 고분고분해진 목소리로 범블비가 답했다.
"...명을 따르겠습니다, 프라임."
설정 1. 보석이 되는 인어의 눈물은 프라임 이상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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