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들바람은 유하며,
번외: 목동은 지치지 않는가…?
기억의 편린 by 산들바람의 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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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젓번엔 놀라움의 비명이었다면, 이번에는 안타까움의 탄성이었다. 조금만 더 하면 잡을 수 있었을 텐데! 청년은 손에 잡은 요정의 분신이 펑 소리를 내며 사라지는 것을 보고는 숨을 찬찬히 골랐다.
자고로 사냥은 장기전이렷다. …라고, 마을의 사냥꾼 블레이크 아주머니가 말씀하셨지. 사냥이라고는 먹고 살기 위해 이 태초의 대지에 들어와 행한 서투른 것밖에 없다마는, 블레이크 아주머니의 말씀에 따르자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있었다. 바로 체력, 체력이다. 알레이 에버그린이 새벽마다 달음박질을 하며 키워나가던 바로 그것…….
“하지만 여기에서 포기할 수는 없지요!”
아니, 그런 것이 없더라도 여기에서 주저앉을 수는 없다. 에버그린의 자존심이 그러했고, 알레이의 자존심이 그러했다. 무엇보다도 그가 몹시도 아끼는—게다가 얼마 전 영지의 장인께 부탁해 가까스로 맞춘—창이 아닌가. 무기를 빼앗긴 기사라니, 어디 가서 고개를 들 수조차 없었다.
씩씩대던 목동은 지팡이를 고쳐잡고, 다시금 달음박질을 시작했다. 어느새 그 주인 곁으로 돌아온 피피는 합류하겠다는 양 매애애 울어댄다. 길고도 긴 숨바꼭질 끝에 주근깨 박힌 뺨은 (이곳에서 그것이 으레 그랬듯) 붉게 물들어 있었다.
“자아, 갑니다! 알레이, 출격—!”
청년이 다시 땅을 박찬다. 이제는 숫제 몸을 날리는데—과연 그는 자존심을 구기지 않을 수 있을런지.
모를 일이다. 이번에는 부디 운이 좋기만을 바랄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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