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내 마음 속의 너

히데해리엇

퇴고X

해리엇 후크의 배에 멋대로 올라탈 수 있는 사람은 몇 안 된다. 그 배의 선원들, 그녀의 갱단들, 모든 걸 공유하고 뒤를 맡길 수 있는, 해리엇이 보호하는 아이들.

그리고 힐데브란트 경.

그는 예외다.

히데는 해리엇보다 좀 더 넓게 관심을 갖는다. 섬 전체, 모든 아이들을 상대로 자신이 보호자인 것처럼 군다.

그런 점이 해리엇의 마음에 든 걸까.

둘은 오라돈의 연애도, 잊으리섬의 갱 활동과도, 동맹과도 다른 관계를 가졌다. 사귀지도, 등을 보이지도 않지만, 믿는다. 키스하고, 섹스하고… 사랑한다는 소리를 하고…

“누가 들으면 당신 마음 속에 내가 있는 줄 알겠어?”

“너무해, 에티.”

“이럴 때는, 있다고 말해줘야 하는 거야.”

“거짓말 못 하는 거 알잖아.”

미안한 척할 뿐인 상대의 행동에 해리엇이 웃었다. 애초에 기대하지 않는 걸 알면서도 이런 식으로 비위를 맞춰주려 하는 건 꽤 즐겁다. 히데의 뺨에 키스하며 해리엇은 그 품으로 파고들었다.

“힐데브란트.”

“그래, 에티.”

“힐데.”

“…그래, 여기 있어, 해리엇.”

갈색 머리카락을 살살 만지작거리며 히데는 해리엇의 어리광을 받아줬다. 잊으리섬 아이 중 정상적으로 숨이 트고 자란 경우는 없어서, 가끔은, 아무에게도 티 내면 안 되는 걸 보여야 하는 순간이 필요하다.

“…너도 우리 배에 들어올 수 있어.”

“…….”

“아버지도 널 원하는걸.”

“나는…,”

“알아, 너는 정착할 줄 모르잖아. 해적이 되기는 부족하지.”

해적이 되려면 마땅히 배를 멈추는 법도 알아야 한다. 바다를 헤매다가도 돌아갈 땅을 가져야 하는데, 힐데브란트는 그러지 못한다. 지상에 사랑할 것이 하나도 없는 남자는 바다로 나설 수 없다. 아버지가 항상 지적하는 것처럼, 해리엇은 사랑하는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 정도로 매몰차지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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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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