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세계

제국의 검은 때때로 악몽을 꾼다.

기억나지 않는 세계의, 기억 속에 없는 풍경에, 기억하고 싶지 않은 기억. 그 꿈 속에서 나는 많은 사람들 앞에 서 있다. 그 사람들의 얼굴도, 표정도 기억나지는 않지만 최소한 호의적이진 않다는 건 알 수 있다. 이 상황을 벗어나고 싶어, 그렇지만 도망치고 싶지는 않아. 무엇인가 소리치며 앞으로 달려가려고 하면 그런 나를 뒤에서 붙잡아주는 누군가가 있다.

"저기... 괜찮아?"

그 상대 역시 얼굴도, 표정도 볼 수 없지만 나를 걱정해주는 그 목소리만은 메아리치듯이 귓가에 머물러 있다. 나는 그런 그녀를 바라보는 것이 괴롭다. 무엇인가 말하고 싶었던 것만 같은데, 결국 무엇을 전하고 싶었는지도 기억나지 않게 되어버려서. 결국 나는 또 다시 같은 선택을.

"…의 잘못이 아니야..."

...이제는 그렇게 말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나는 이 곳에서 다른 '재능'을 찾았으니까.

그러니까, 아마 이 세계는, 나를 위한...

"단장님! 조금 뒤에 나가셔야 합니다!"

"...바로 나가겠다 전해라."

방문 너머에서 잠을 깨우는 부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러고 보니 수습 기사들 훈련도 마저 봐줘야 하는데...

...아.

무슨 꿈을 꿨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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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창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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