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오늘의 간격

네 눈동자에 비친 내 모습을 볼 때마다 나는 생각한다.

아, 친구가 될 수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무슨 생각을 그렇게 해? M."

"에, 뭐. 뭐라고 했어?"

"아까부터 빤히 생각에 잠겨 있길래."

별 생각 없이 걸어오는 친구들의 말 하나하나에도 나는 웃을 수 없다.

"나... 나는 괜찮으니까!"

"응?"

너를 만난 이후로 나는 꿈을 꾸고 있었다. 두 눈을 뜬 채로 달콤한 꿈 속에 빠져있었고, 이제 막 그 꿈에서 깨어난 참이다. 나와는 다른 세상에 사는 H라는 존재를, 나와는 절대 팬 이상의 관계가 될 수 없을 그녀를. 그녀를 좋아했다. 그녀의 말 한마디에, 손짓 하나하나에 열광했고, 또 행복했다.

그녀를 다시 만나 이렇게 가까워질 수 있었던 과정이 즐겁지 않았다고 하면 물론 거짓말이다. 같은 학교에서, 그것도 옥상에서 그녀를 마주쳤을 때. 내가 느낀 감정은 분명 '행복'이라는 감정과 결이 맞닿아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모르겠다.

동경하던 그녀의 아이돌와 같은 아이돌 그룹이 되고 자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와중. 텔레비전 속의 그녀에게 느꼈던 그 마음과 지금의 내 마음이 달라졌다고 느끼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다행히 아직 선배들도, 다른 친구들도, 너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지만. 아마 내게 남은 시간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지금 멈춘다면 '친구'로 남을 수 있을지도 몰라. 그렇지만, 조금은 용기를 내보고 싶어.

일생일대의 우상에게 느껴버린 이 감정에, 나는 어떤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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