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하나디]어느 여름
* 종뷔 올클리어 스포일러 포함. 짧습니다. 다하트 등장없음, 나디아가 혼자 이야기하는 형식.
2022.09.24 게임을 클리어한지 워낙 오래 지나서 말투 등이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2회차를 뛰고 나면 수정됩니다.
오빠, 나 다하트 군과 만났어. 으응, 꿈이 아니었다고 생각해. 하지만, 꿈이었을 지도 몰라. 오늘 병원에 갔다가 선생님을 뵙고, 아, 살짝 감기 기운이 있을 뿐 다른 건 괜찮다고 하셨어. 그러니까 그렇게 걱정하지 마, 시안 씨랑 선생님들 덕분에 지금은 많이 건강해졌는 걸. 아무튼, 그래서 상담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날이 좋아서 잠깐 산책을 하려고 했는데 나무들 사이로 꼭 봄의 새싹을 닮은 색 머리카락이 보였어. 바람에 백의자락이 흔들려서, 그래서 가면 다하트 군이 있었어. 다하트 군이었어. 살로메 씨의 무덤도, 다하트 군의 무덤도 아니고 병원 나무에 기대에 서서 멍하니 위를 올려다보는 채, 옛날과 똑같은 모습으로. 꼭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았어. 아니면 환상을 보고 있거나. 다가가며 이름을 부르면, 다하트 군이 놀란 듯이 나를 보았어. '혹시 나디아? 나디아인가요?' 하고. 그리고 옛날에 병실에서처럼 대화를 나누었어. 바람이 분다며 백의를 덮어주려고 했는데 통과해버려서, 다하트 군은 정말 유령이구나 싶어서.
'나디아, 행복한가요?'
......다하트 군은 그냥 내 얘기를 들어주다가, 행복하라고....... 오빠, 유령도 길을 잃어버릴까? 그래서 병원에서 그렇게 서있었던 걸까. 어디를, 보고 있었던 걸까. 다하트 군은, 쭉 헤매고 있었던 걸까. 심한 일을 많이 했지만, 그래도 다하트 군은......, 내 친구니까. 꽃은, 기도는, 제대로 닿고 있었을까......? 응, 그렇네. 나도 닿았을 거라고 믿고 싶어. 미안해, 오빠. 들어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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