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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칼 성비망한 남녀공학 망상하는 이야기

■■■년 전의 이야기

루비문자가 오타쿠의 심장을 떨리게 하는 바람에, 루비 문자 남용하고 싶어서 쓴 글


아이디어 원안

언젠가의 스카라비아 기숙사장은 세헤라자드 모티브면 좋겠다. 듣자면 잠이 올 듯한 천부적인 이야기꾼이라던가, 말솜씨만으로 숙려의 정신을 가진 기숙사의 장으로 올랐어도 좋을 듯. fgo에도 등장한 캐릭터 성분을 섞고 착각계 클리셰도 부어서 내심으로 언제 기숙사장직이 걸린 결투가 걸려와서 추락할지 불안해서 휘청거리면서도 존경받는 사람인 것도 좋겠지. 앗, 좀 오래전 사람이어도 좋겠다. 100년 전쯤이라던가 이 사람이 사실 뭔가 해서 여자랑 남자랑 여하튼 같은 기숙사 건물에 있어도 큰 일 일어나지 않게 해 줬어도 좋고. 1001일간, 삼년의 시간에 조금 못미치는, 2년 넘게 매일 마법이라도 엮어서 만든 기원이면 좋아. 쌍둥이 (혹은 생년월일이 1년 미만으로 차이나는) 여동생들과 함께 입학해도 좋지 않을까. 

라는, 개날조 파트 기원을 대충 써본 이야기. (1학년 내내 하루 세 번 기원을 바쳐서 위쪽 내용과는 달리 2학년 중간쯤 완성한 거라는 셀프 추가 설정 포함)


■■■■

기다리는 것이 팔려갈 뿐인 생이라니, 2회차 인생 가챠가 잘못되었다. 샤흐라는 뚱한 낯을 했다. 마법이 있으면 뭐할까, 마법을 부릴 줄 알면 뭐할까. 인터넷은 커녕 전화도 없는 시대에, 딸은 팔아 재산을 얻거나 인맥을 얻는 곳에 태어났다. 마법을 쓸 수 있어 봤자, 마법을 쓰는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가치’가 높을 뿐인 곳. 아, 그런 것 치고는 꼭 동화처럼 다정한 구석도 있는 세계였지만, 파헤친 자리의 낯이 얼마나 다르랴. 그래도 샤흐라는 조용하고 믿음직한 딸은 될 수 있었지만, 부모를 사랑하고 사랑받는 딸은 될 수가 없었다.

그러니까 쌓고 쌓아온 유니크 마법이 일러준 곳으로 떠난다.

샤흐라는 밤에 우는 까마귀를 교표로 택한 학교의 초대장을 흔들었다. 머나먼 이국의 섬, 세상 곳곳에서 마법의 재능과 마음의 자질만 보고 아이들을 불러들이는 학교. 그 기치엔 마녀가 넷이나 있는데, 들어가는 아이라고는 남자아이만 잔뜩인 곳, 샤흐라는 그런 곳이 이런 시대에 어떻게 돌아가는지를 모르는 것은 아니었으나. (그녀는 전생에 있었던 일들을, 처음 남학교에서 공학으로 바뀐 학교가 여자아이를 어떻게 취급하는지, 아직도 기억을 하고 있었다.)

어쩔 수 없다. 도시에서 태어났으나 도시에서 살아 본 적 없는 소녀를 불러주는 곳이라곤 이런 곳 뿐이었다.


뭐, 이 모두 예상대로의 일이었으므로 샤흐라는 실망조차 하지 않았다. 남자아이같이 짧게 자른 머리로,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할 춤을 배운다며 쌓아온 체력으로, 전생에 운동을 했던 그 파편으로. 샤흐라는 학원의 문고리를 단단히 붙들었다.

그 삶의 옆에 있는 것은, 일곱 기숙사에는 명분상 속해있을 뿐인, 동기만 하면 스물 얼마쯤은 되었던 소녀들. 첫 번째 홀리데이가 오기 전에 반수가 제각기 사라져버린, 안그래도 성질 사나운 것들이 삐죽하게 말라드는 그 애들.

아, 사내애들 사이에서 튕겨나온 것들끼리의 얄팍한 유대감이, 경면이공간에 들어서지 못한 이들의 친애의 전부건만. 어쨌거나 성질머리 모두 다른데 제대로 분류되지도 못하고, 어쩔수 없이 엉겨붙어 사는 곳. 모조리 합쳐봐야 수가 서른도 되지 못하는, 이 기개 좋고 강인해야만 하는 여자아이들의 기숙사는 오늘도 별다를 게 없다.


‘사람은 인식에 휘둘리니까.’

그 생각을 문득 떠올린 샤흐라는 숨을 고른다.

무르익은 기원에, 가득 차오른 유니크마법에. 샤흐라는 천 한번째의 마음을 부어넣는다. 이건 기반이다. 입학한 순간부터 쌓은 기원은 천 하고도 한 번. 삼백 삼십 삼을 세고 또 하루. 이토록 쌓아 비는 것에 능한 유니크마법은, 이제 고작 기반이라도─혹은, 이제야 고작 기반이기 때문에 세계 제일의 대마법사가 걷어내기에도 무겁다. 심지어 그 재료는 여기서 다 피지 못한 여자아이들의 한이다. 오뉴월의 서리라는 우스갯소리조차, 쌓이고 쌓이면 무겁다. 마법의 세계가 언령을 그렇게 정의했다. 샤흐라는 그 언령의 대변인으로, 마지막 주춧돌을 올린다.

남몰래 천 번 외운 영창은 “지금은 여기까지, 그렇지만 밤은 계속 되겠지요.”였지만.

“이 이야기는 즐거우셨나요, 다음 이야기는 또 다음에.”

샤흐라는 평생 걸쳐 몇 번 외우지도 않은 두 번째 영창을 흥얼거린다.

“그리하여, 천 하고 하나를 쌓은 밤을.”

이제 이 땅에서는, 누구도 여자아이들을 알아 볼 수 없다. 그 아이가 스스로 드러내겠다고 결정하지 않은 이상. 억지로 드러내야만 한다면, 그것은 모두 잊을 것이다. 하지만 이 학교는 분명히 남녀공학이고, 학생들 사이에서 여자아이가 있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니, 우리 모두 피어납시다. 오뉴월에야말로 피는 서리꽃으로.

샤흐라는 대지에 독처럼 스며드는 유니크마법에 마지막 기원을 올렸다.


쓰고 싶은 부분만 대충 썼다.

  • 나레칼은 예전부터 남녀공학(그레이트 세븐의 과반은 여성이므로), 그러나 이상할정도로 여자아이들이 적었다. 여자아이들이 적었다 ▷ 여자아이들이 굳이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로 오지 않는다 ▷ 여자아이들이 적어진다의 악순환을 겪고 있던 즈음. 여자아이들은 여학교를 좀더 선호했고, 그 부모도 그러했다. 아마도 이대로면 남고로 바뀌었을지도~ 라는 시점에 일어난 일, 이라는 느낌.

  • 시기는 최소 원작 시점 100년 전.
    + 100년동안은 학생 선정에 실수가 없었다는 학원장의 발언 (프롤로그 2화, 입학식)
    + 5장에서 남녀를 구분하는건 100년 전 이야기라는 뉘앙스의 빌의 발언(5장)
    + 6장에서 S.T.Y.X.가 그런 이름으로 성립한 것도 100년 전이라는 언급.
    = 100년 전에 뭔가 이 세계에 큰 개선이 있었고 어쩌면 그 전엔 꽤나 구태했던 걸까, 라는 이야기.
    실제로 디즈니가 최근 100주년 맞았고.
    로소아에게 패배한게 99년 째라고 하고 있고.

  • 낡은 기숙사가 예전엔 일곱 기숙사에 배치 되었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거울 너머의 본기숙사(남자아이들 가득)에 갈 수 없는 여자아이들의 기숙사였다는 날조

  • 샤흐라가 마법을 쓰지 않고, 여자아이들이 입학하지 않게 된게 100년 후의 남고인 나레칼이 아닐까~라는 그저 나 혼자 즐거운 날조 망상.

  • 이때 당시에 로열 소드 아카데미는 없었다.

  • 로소아는 여명의 나라의 왕립 마법학교(*왕립 마법학교인 건 설정집에 나와있음, 현자의 섬이 속한 국가가 여명의 나라인건 6장에서 언급)로, 오래 전부터 위치하고 있던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500년 이상 존속 : 이 파트는 7장에 언급됨)가 자리잡아 있어 현자의 섬이라고 불리던 섬의 한쪽을 개척해서 100년 전쯤 새로 지어짐.(줄 그어진 부분은 밝혀진 바 없으므로 나의 날조)

  • 위 항목의 날조에 쓴 공식 설정(확정정보) 정리.
    + 로열 소드 아카데미는 왕립 마법학교 (설정집 77p, 로열 소드 아카데미에 대한 한줄짜리 설정)
    + 현자의 섬은 여명의 나라에 위치 (메인스토리 6-25, 유니크마법을 사용하여 오버블롯조를 추적중인 루크의 대사)
    +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는 500년 전에도 있었다. (메인스토리 7-35,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입학 허가증을 받았다는 릴리아의 대사.)
    +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가 로열 소드 아카데미에 연패하고 있는 것은 99회(메인스토리 3-15, 5월 매지프트 대회 설명때.)
    + 현자의 섬의 전체 지도.
    (전반적으로 낮은 지형에서 ‘유독 침식되지 않고’ 울퉁불퉁한 지형 채 높게 솟아있는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
    ‘본 섬과 묘하게 떨어진’ 위치에 둥그렇게 잘 다듬어진 모양에 등대까지 마련한 로열 소드 아카데미)


캐릭터 : 샤흐라

  • 열사의 나라 출신. 모티브는 셰헤라자데. 이계로부터 영혼이 넘어온 환생자. 당연히 셰헤라자데 알고 있었고, 자기 이름이 비슷하니까 그것을 알고 유니크마법을 그런 식으로 구성했다.

  • 샤흐라는 조용조용한 낯으로 반골의 자질을 가졌지만, 로열 소드 아카데미가 없던 시절이기도 하고, 세간에서 선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케이스는 아니었기 때문에 나이트 레이븐 칼리지의 자질이 있어 불렸다는 느낌.

  • 유니크 마법은 심플한 성능. 소원을 빌어 이루는 것. 특징은 기원을 쌓아야 하는 것. 세헤라자데가 ‘죽지 않기 위한 밤’을 천 하고도 한 번 쌓아서 ‘최후의 목적’을 이뤄낸 것을 모티브. 기원을, 마법을, 마음을 천 한번까지 쌓아서 원하는 것을 이루는 종류. 쌓으면 쌓을 수록 이룰 수 있는 소원의 강도가 강해진다.

  • 쉽게 말해, ‘돈을 가지고 싶다’라는 소원을 한 번 쌓으면 100마들 동전을 줍는 정도지만, 천 하고도 한 번 쌓으면 복권에 당첨될 수 있는 종류. 기원 한 번에 하루가 정석.

  • 샤흐라는 대외적으로 이 마법을 ‘약간의 행운을 불러오는 마법’이라고 해 두고 있다. 실제 스톡을 몇백 번 쌓지 않으면 작은 행운, 짧은 암시 정도의 효과밖에 없다. ‘유니크 마법이 일러 준‘은 이러한 가벼운 사용법의 결과.

  • 하루에 기원 세 번은 샤흐라로서도 상당히 무리했다. 하지만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았다.

  • 기원을 쌓을 때의 영창은 <지금은 여기까지, 그렇지만 밤은 계속 되겠지요>,
    기원을 이루길 원할 때는 <이 이야기는 즐거우셨나요, 다음 이야기는 또 다음에>,
    시동어는 ‘천 하고 하나를 쌓은 밤을‘【Alf Layla Wa Layla】

  • 샤흐라가 유니크 마법으로 빈 기원은 이 학교에서 남녀를 구분할 수 없다, 구분 해서도 안된다. 라는 심플한 것.

  • 그러나 그 심플한 것에 재료로 쓴 것은 본인의 마력, 천 한번의 기원. 그리고 여자 기숙사에 쌓인 것들.
    여자아이들이 없는 것을 알고서도 이 학교에 왔고, 그걸 각오했음에도 본인의 의사가 아닌채 떠밀려서 떠난 학생들의 한, 그럼에도 버텨내는 여학생들의 . 샤흐라 본인의 것 만이 아닌 기원이고, 저주고, 원한이고, 언령.

  • 샤흐라가 피워낸, 대지에 깊은 뿌리를 박은 오뉴월의 서리꽃.


    빌런저주, 혹은 그 소녀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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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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