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밧슈,울프우드]날개잃은 새
그림을 보고 글 쓰기 해시
“총알이 아까워서?”
땅에서 주운것만 같은 찌그러진 연초를 속주머니에서 꺼내 불을 붙이며 턱 막히는 연기를 깊게 폐부까지 들이 마쉰다.
“뭐, 도련님 행사라도 하는 거나? 참나, 그래서 저 큰 도시를 저 박살을 내놨구만? 밧슈 더 스탬피드.”
밧슈 더 스탬피드. 금발머리에 동그란 안경을 쓴 자는 울프우드 말에 어깨를 으쓱이며 덧붙이는 말 하나 하지 않았다. 울프우드는 연초를 피우는 동안 뭉개구름처럼 앞을 가리는 연기 사이에 제 얼굴은 숨기고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훑어봤다. 의수는 번듯해 보이지만 긁히고 긁혀 닳아있는 상태고 신발은 밑창이 다 까져 신발이 재기능도 못하게 생긴 꼴, 결론적으로 거지꼴에 얼굴만 멍청하게 실실 웃고 있는 그를 보니 화가 점점 치민다.
“현상금이 더 걸렸네…”
“이정도면 내 집마련도 할만 한디, 그냥 너 이대로 팔아버릴까 생각중이여.”
낡고 낡은 옷자락, 그가 세상을 구하겠다며 무식하게 뛰어들은 결과는 인간에게 아주 위협적으로만 보였다. 폭탄을 끌어안아 우주밖으로 나간 사나이지만, 그건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오롯이 인간과는 다른 피지컬, 인간과는 다른 생각, 인간과는 다른,…
“벗어봐.”
“이런데에서?! 잠, 잠시만… 몸도 그렇게 안상했고… 이정도는 금방…”
“금방 좋아하시네. 뭐, 우주에서 추락한 기념으로 흉터 모으는 괴팍한 취미가 있는건 아니고?”
“울프…”
“닥치고 벗어. 이런 꼴로 다른 마을에 도착해봐. 어느 주민이 아를 반기겠나?”
횡량한 모래바람 물도, 풀도 없는 이 곳에는 생명이라곤 저 인체실험을 당한 개조인간과, 추락한 인간이 아닌 플랜트 밖에 없었다. 건조한 모래바람만이 그 둘을 환영할때, 밧슈는 어쩔 수 없다는듯 어리숙하게 머리를 숙여 옷을 벗어 구부정한 자세로 울프, 그를 바라보았다.
“…꼴이 말도 아닌데. 걱정할 필요는 없어. 그냥… 나는, 이정도도 금방…”
건조한 모래바람만이 있는 모래알 소리에 긴장은 무슨, 어색한 기류가 흐를것만 같자, 밧슈는 다시 옷을 걸쳐 입으려 망토를 다시 잡아 올리는 찰나, 그는 낡아빠진 버려진 천사를 온몸으로 끌어안았다.
“울프우드…?”
그는 그의 등을 쓸어 만지며 상처들을 매만졌다. 딱지가 지고, 어디서는 피가 고인채로 고름이 차고, 그리고 힘없이 찢겨진 날개, 짧게 안았다 몸을 뗐지만, 그 둘이 가까이서 호흡을 맞춘 시간만은 길게 느껴졌다.
“치료 끝. 하, 치료비 청구는 후불이니께 이번 마을만 들리고 돈 좀 벌어. 빌어먹을 총도 팔려면 팔아버리고.”
망토를 다시 둘러야하는데, 그가 연초를 마른바닥에 끄트린 반도 안피운 담배에 눈을 놔둘 수 밖에 없었다. 뭔가, 그를 쳐다보기엔 민망했다는게 더 맞는 표현같다.
언제 만든건지, 청구비라며 내민 구겨진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서는,
“그런데 무슨 치료를 한거야?”
“버려진 날개잃은 새한테 좋은 처방전이 있거든”
그는 밧슈에 비해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은채, 차에 올라 탔고, 옷을 다 여며입고서는 그가 탄 차, 더 멀리는 제가 추락한, 박살난 마을, 더 멀리서는 그 반짝이는, 누군가를 그리워 하는 것 마냥 하늘을 빤히 쳐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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