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

트라이건 by 7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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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 펑 터지는 빵빠레, 알록달록한 종이가루가 흐트러지는 그 알록달록한 혼란을 비집고 처 들어가면, 그저 해맑게 웃고 있는 그가 보였다.

“찾았다.”

 

.

.

.

”신부님, 신부님… 이걸 제가 신부님께 말하는 것이 맞는지 한참을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독실한 신자로써, 이 상황을 신부님께 이야기 하지 않는다는 것은, 곧 하느님을 믿지 못한다는 것이겠지요.“

단정하게 차려입은 수단 위, 목에는 로만칼라가 단단히 고정시키고 있었다. 묵주를 쥐고 있던 그는 보이지도 않은 신자에게 진실된 기도를 하는걸까. 한동안 아무런 말도 없이 신자들의 말을 듣고만 있었던 신부는 방황하는 어린양을 본 듯이 그 무거운 입을 열었다.

“무슨 일이시죠.”

“…길을 잃은 신을 봤습니다. 제가 감히 길을 잃었다 칭한것이 아닙니다. 옷도 헤지고, 팔 한쪽은 누군가에게 심한 폭력을 당했는지 괴사하고 있었죠. 어두운 밤 이었습니다. 밖에 있으면 분명 죽을 사람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놀란 마음에 그 자를 데려왔습니다.

”그리고 그 자가 신이라 하던가요?“

”아니요, 아니요… 그런 말은 하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에 저는 그를 치료해주기 위해 웃통을 벗겨 소독약을 발라줬습니다. 그 자는 그런 심한 상처에도 악 소리 하나 안하며 오히려 제게 고맙다고 인사를 하더군요.

“그런 이죠, 하, 알겠습니다. 그렇다면 그의 행방은 아시나요?”

“아, 아니요… 그것보다 그를 신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신자님, 보석을 주겠습니다.”

“네? 네…”

천막사이에 가려진 그 신자는 두 손 모아 신부가 내릴 보석을 귀담아 듣는다.

“그정도면 된겁니다. 평화가 함께하길.”

 

 

신자가 나간 한참이 되어서 고해서의 불은 꺼진다. 그리고 이미 검은 머리의 신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있는지 가늠이 안잡히는 의뭉스러운 얼굴로 저 성당 밖, 구겨진 연초 하나를 입에 물고서는 훌훌 연기를 피운다.

 

“울프우드, 옷이라도 갈아입고 피우는게 어떤가? 신자들한테 좋은 모습을 보이라는 건 아니지만, 이러다간 우리 성당에 오해가 생기겠어.”

그는 필터끝까지 지진 연초를 성당 벽에다 눌러끄고서는 고개를 까딱 인사했다.

“이곳을 떠날 겁니다.”

“뭐? 갑작스럽긴 하다만… 이유가 뭔지 알고 싶은데.”

“만나야 할 친구가 있거든요. 특별한 놈이라 기도발 쎈 곳에 있으면 근처에라도 올 줄 알았는데, 이번에 꽤 상심이 컸나봅니다. 제가 가봐야죠.”

“…아, 그 친구 이야기인가?”

“예, 그럼. 오늘 미사만 끝내고 저는 가보겠습니다. 근처에서 봤다는 소식을 들었으니… 이 자식은 오래 머물지도 못하는 방랑자거든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매정하군…”

“하느님께서는 용서해주실겁니다. 가끔 올게요. 어…. 죄 좀 크게 지으면.”

씁쓸하게 웃으며 다 피운 연초갑을 구겨 쓰레기통에 시원하게 던져 버린다.

“자, 이건 챙겨가.”

대신부가 그의 손에 쥐어준 건 십자가가 달린 묵주였다.

“…이런 건 필요 없대도.”

투박한 말과는 다르게 묵주를 주머니에 쑤셔 넣고서는 가볍게 인사를 한다. 수녀님에게도, 신자들에게도, 그 무거운 십자가, 아니 퍼니셔를 들고서 그는 다시 황량한 모래로 뛰어든다. 단지, 밧슈더 스탬피드를 보러가겠다는 이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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