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이] 눈 먼 자들의 하늘
⚠ 주의 ⚠
2022년 7월 2일 토요일 디페스타에 발간한 나의 히어로아카데미아의
프레젠트 마이크(야마다 히자시) X 이레이저 헤드(아이자와 쇼타) 회지
유료 발행 포스트로 12월 18일 0시에 유료로 전환됩니다.
비질랜티 8~9권와 애니 방영분 스포일러가 포함되어있을 수 있으며,
약 시라아이 (시라쿠모 오보로 X 아이자와 쇼타) 요소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캐해석이 맞지 않을 수 있으니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열람해주시길 바랍니다.
양팔 분쇄골절과 안면 골절. 다행스럽게도 뇌에 손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하지만 안와저골이 산산이 조각나서 눈에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높다. 그것이 아이자와가 USJ에서 학생들을 지키고 얻은 결과였다.
입학서류의 잉크가 막 마를까 말까 하는 늦은 봄날. 올마이트의 교사 부임으로 시끄러운 UA 고등학교는 자신을 빌런 연합이라고 밝힌 녀석들의 급습으로 전례 없는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그들은 뇌무라는 듣도 보도 못한 괴물을 선보이며 올마이트 대신 수업을 지도하던 아이자와를 묵사발로 만들었다.
뒤늦게 올마이트를 포함하여 모든 교사가 현장에 출동해 빌런 연합을 몰아냈으나, 철통같았던 UA의 보안 시스템의 패배와 프로 히어로 2명의 중상은 언론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라디오 방송의 제작진이었나, 팀업으로 만났던 어느 히어로였나. 누군가가 그렇게 말했던가. 그래도 부상으로 그쳐 천만다행이라고. 히어로는 자기 목숨을 걸고 사람들을 지키는 직업이었다. 보이스 히어로인 프레젠트 마이크도 오랜 시간 동안 종사해왔기 때문에 그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러나 프레젠트 마이크, 야마다 히자시는 이제 한계였다.
당연하지, 연인이 크게 다쳤는데 평정을 유지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적어도 마이크는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
“다친 사람은 난데 왜 네가 더 유난이야?”
히어로 짓 한두 번 해보는 것도 아니고 알만한 녀석이 왜 그래? 아이자와 쇼타는 짜증스럽게 핀잔을 주었다. 마이크가 강경히 그의 퇴원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아이자와 쇼타는 며칠 만에 겨우 정신을 차리자마자 학생들의 안위부터 물어보았다. 그런 그답다고 해야 할지. 박물관에 전시된 미라처럼 붕대를 칭칭 감아 식사도 용변도 무엇 하나 혼자 할 수 없는 주제에 일하는 데 문제가 없다며 복귀하려 했다. 조금만 늦게 도착했어도 마이크는 빈 병실에 면회를 왔었을 테다.
“내가 지금 유난 안 떨게 생겼어?”
이런 심한 꼴로 무슨 수업을 나가겠다고 고집을 부릴까. 걱정을 넘어 화가 치밀어 올라 마이크의 입에서 평소답지 않게 날이 바짝 선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얼굴에 칭칭 감긴 붕대 사이로 휘둥그레 떠지는 아이자와의 눈과 마주쳤지만 요동치기 시작한 감정은 쉬이 진정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내가 어떤 심정으로 기다렸는지 알아?”
마이크는 아직까지도 USJ사건의 꿈을 꿨다. 쇼지 메조의 절박한 눈동자와 축 늘어진 아이자와의 팔, 그리고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피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게 했다. 발밑에 고인 검붉은 웅덩이가 턱 끝까지 차오르고서야 숨을 헐떡이며 깨어났다.
그러면 기다렸다는 듯 갈 곳 잃은 원망이 새벽공기에 녹아 몸을 짓눌렀다. 원망은 타인을 향하기도, 마이크 본인을 향하기도 했다. 왜 하필 빌런 연합은 아이자와가 대신 수업에 들어갔을 때 쳐들어왔을까. 나는 왜 현장에 늦게 도착한 걸까.
이런 생각에 괴로워하다 보면 어느새 여명이 밝아왔다. 이러기를 며칠째. 홀로 맞이하는 아침은 예상보다 더 거지 같았다.
“적당히 해, 아이자와 쇼타.”
무엇보다도 마이크를 화나게 만드는 사실은 아이자와 쇼타라는 사람은 자신을 무척이나 돌보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10년 넘게 그랬으니 인제 와서 이런 말을 하기는 새삼스러웠다. 하지만 마이크는 이제 더는 두고 보기 힘들었다.
“널 몰아붙인다고 해서 그날의 일이 달라지지 않잖아.”
긴 세월 동안 불문에 부쳤던 사건을 입에 올린다는 건 아이자와뿐만 아니라 마이크 본인의 상처를 헤집는 일이기도 했다. 그날, 마이크와 아이자와의 친구였던 시라쿠모 오보로가 허무할 정도로 명을 달리한 일은 아직 유정란이었던 우리에게는 감당하기 어려운 비극이었다. 특히 아이자와에게 시라쿠모는 자신을 이끌어준 존재였기에 더더욱 큰 상처로 자리 잡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아이자와는 그 비극에 대한 죄의식에 사로잡혔다고 마이크는 생각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도 좀 생각해주라, 제발.”
사람들과 더욱 선을 긋고 훈련에만 매진하는 모습이 머릿속에 스쳐 지나갔다. 그것뿐인가? 갑자기 언더히어로로 전향하지 않나, 반 전체를 제적시킨 괴짜 교사가 되지 않나. 아이자와가 하는 모든 일에는 항상 시라쿠모 오보로가 드리워진 기분이었다. 아이자와의 대답을 듣기 전까지는 그랬다.
“……너, 도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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