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름》
엘빈진 썰
최근에 꽂힌 썰
진이랑 엘빈이랑… 대충 대외적으로도 그렇고 관계로도 그렇고 혼인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태인데… 둘이 결혼식도 했으면 좋겠다. 원랜 둘 다 생각 없었는데 주변에서 (특히 원로들이) 자꾸 혼인 강요하고 그래서 결국 어케어케 식을 하기로 함.
루시드 드림 세계관에서는, 특히 에카미아에서는 이제 종족(종)이 곧 성으로 쓰이다보니 다른 종족끼리 만나면 성(보통 미들네임)을 만들거나 고르는 것이 결혼 문화중 하나란 말임. 다른 결혼문화는 인간계 문화도 좀 섞였는데 각 동물 습성에 맞춘 여러 문화가 있음. 화려한 색상과 장식을 즐긴다거나(특히 남성).
근데 아무튼 이제 엘빈진도 결혼식을 하기로 했으니 서로의 공식적인 풀네임을 공표해야하는데 일단 지금으로서는 ‘엘빈 스미스', ‘베리트 J 가디언'이 공식 풀네임. 진은 늘 쓰던 이름 쓰면 되지 번거롭게시리;; 이런 반응이고(사실은 이름이란게 그 자신 자체를 나타내는 것이라 생각해서 -특히 진은 처음 쓴 이름인 ‘베리티 진 카룬'이 세가지 정체성 단어로 만들어진거라 더 그렇게 생각함- 이름 건드리는거 좀 껄끄러워함.) 엘빈은 낯선 문화니까 신기하다는 생각을 하면서 미들네임을 고민해봤음. 엘빈으로서는 한쪽이 다른 한쪽의 성씨를 따라가는게 자연스러우니 생각을 해봤는데 ‘베리트 스미스 가디언?’. 엘빈은 은근 뿌듯했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음. 진은 껄끄럽다고는 하지만 티는 내지 않고 엘빈이 하자고 하는대로 하려고 했고.
결혼식은 뭐… 말도 안되게 크게 차려졌음. 베리타엘은 왕족, 그 이상이나 마찬가지이니. 대천사들이랑 보좌천사들, 몇몇 천사장. 알파들은 물론이고 베타, 감마, 다른 종족 귀빈들까지. 정말 이렇게 큰 결혼식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진은 미치려고 하겠지 엘빈도 이렇게 크게 할 줄은 몰랐는데 좀 떨떠름하긴 하겠다. 진은 결혼식 당일까지 집에 있는 서재에 숨어서 나오질 않았음. 결혼식 주최자는 이카루스인 안타레스였음. 진이 결혼식 규모보고 바로 안타레스 찾아가서 진심으로 (물리적) 팰거같다. “안타레스 롬 피콕!!! 너 나한테 왜 그래. 내가 너한테 뭐 죄 지은거 있냐?(많음) 내가 이런거 싫어하는거 제일 잘 아는 새끼가..!!!” 하면서 평소처럼 별명도 안부르고 풀네임 부르면서 완전 패놓고 순식간에 말끔하게 치료해줄듯 안타레스 반응은 자네 업보일세. 그러게 내가 얼굴 좀 비추라고 할 때 잘 좀 오지 그랬나. 하하~
아무튼 옷은 물론 이카엘이 준비해주고 (제복이랑 비슷한데 순백 정장으로 맞춰줬으면 좋겠다. 순백에 은색 자수. 엘빈이랑 진 둘 다 면사포 같은거 둘러줘… 화려하게…) 주례는 안타레스가 보고… 에글렛 전체는 말 그대로 축제임. 소문 쫙 났음.
주절주절 말이 길었는데 진짜 보고싶은건 이거. 아무튼 그렇게 숨어있는 진보고 엘빈이 이제 내일이 식이라고. 드디어 우리 미들네임을 정했는데 어떨지 들어봐주겠냐고. 진은 진심으로 마음고생을 한 듯 퀭한 얼굴로 나왔음. 어색한 미소를 짓고 있긴 했지만… 엘빈은 그런 진의 손을 살짝 잡고는 손등에 입을 맞추더니 “‘베리티 진 카룬'과… 그의 반려 ‘엘빈 진 스미스’. 어떻게 생각하나?” 진은 그날 심장이 잠깐 멈췄음. 심장이 다시 뛰었음. 미친듯이. 그 소리가 손을 잡고 있는 엘빈한테도 전해지는 것 같아서 엘빈이 멈칫했는데 다시 본 진의 표정은 언제 퀭했냐는 듯. 설렘, 사랑, 벅차오름, 감격… 수많은 감정이 뒤섞여서 붉게 물들어있었음. ‘엘빈 진 스미스’. ‘진’ 이라는 단어는 진의 이름이자 미들네임이기도 했지만 루시드어로는 ‘시간’. 시간을 공유하는 둘한테 너무 완벽한, 잘 어울리는 단어였음.
이 이름으로 그동안 결혼식 때문에 질색하고 하루종일 컨디션 나빠지고 불안해하던 진이었지만 너무 행복해서 무사히 모두의 축복으로 결혼식을 마무리했음. 딱 한사람 빼고… 올리브 잭 리네스. 얜 진 결혼식한다는 소식 들은 날부터 계속 울었음. 결혼식날 눈 팅팅 부어서 나타나는 바람에 펠이 급하게 썬글라스 씌워줬음. 이후로도 자연스럽게 평소엔 이름을 엘빈 스미스, 베리트 J 가디언으로 쓰다가 공식적인 문서나 초대장 같은 곳에는 이제 ‘엘빈 진 스미스’, ‘베리티 진 카룬’ 이런식으로 나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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