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우
냐 드림 수용소 by 하냐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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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르는 레이븐을 마주쳤다.
붕대로 뒤덮인 살아 움직이는 미라, 걸어다니는 재앙, 그리고 이구아수가 늘 말하는 그 들개 새끼. 그녀보다 머리 하나는 더 큰 그 거구는 눈에 거슬렸다. 괜히 돌아다니다가 마주치기나 하고. 그녀는 속으로 혀를 찼다. 저 자식은 기운이 안 좋았다. 이대로 내버려두면 나중엔 큰 재앙으로 돌아올 것이 뻔했다. 주먹이 떨린다. 지금, 죽여버릴 수 있나? 무신경한 눈이 이쪽을 바라본다.
“…”
침묵이 둘 사이를 가득 채운다. 그 빨간 눈은 어느 것도 담고 있지 않아서 오히려 불쾌했다. 그녀는 적의를 숨기는 데 재능이 없다. 상대도 그걸 감지했을 것이었다. 8세대. 그 강화 인간의 수술이라는 것은 파일럿의 모든 대처 능력을 끌어올리는 뉴 에이지의 개막이어서, 육탄전에 대해서도 투자가 이루어졌다. AC 탑승 시 감각의 활성화가 전부인 구세대형보다는 강할 터였다. 아니, 육탄전으로 갈 필요도 없고 레드 건 특유의 보급품. 그 총성 하나로 정리될 수 있는 일이다. 저 녀석이 없어서 생길 차질보다, 저 녀석을 죽여서 없앨 변수 하나가 더 이득이었다. 좋아. 죽이자. 죽여야 한다. 저 싸이코패스 새끼는 세상에 없는 편이—
“621, 앞서 나가지 말라고 했을 텐데.”
“…”
놈의 주인이 나타났다. 그것으로 끝이었다. 그녀는 기회를 놓쳤고, 레이븐은 주인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2:1은 승산이 없다. 멀어지는 지팡이 소리를 귀로 쫓으며 아무르는 계속 그 자리에 서 있다가, 다시금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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