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의 의자

!드림있음! 아무튼 여름밤 크르르르륵 갉 의자 그거

“…사실, 처음엔 네가 싫었어.”

“계속 말해봐.”

의자에 앉아 마주 본 두 사람. 루비콘 특유의 코랄풍으로 인해 여름의 열대야같이 덥혀진 공기는 인간의 기분을 뒤흔들어놓았고, 그 탓에 평소라면 내보일 일 없던 감정이 선뜻 내비쳐졌다. 이런 주제로 대화를 하는 것은 레드 건으로서는 드문 일이었기에, 이구아수가 운을 띄우자 아무르는 흥미롭다는 듯이 턱을 괴고 그를 빤히 쳐다보며 이야기를 재촉했다.

“영감쟁이가 아무나 주워다 키우는 건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지만, 기어이 주워온 녀석이 아르카부스의 끄나풀이잖아, 처음엔 포로 나부랭이인 줄이나 알았는데 노망난 영감은 그걸 또 길러 보겠다고 지껄이지를 않나, 주워진 놈도 세상 물정 모르고 짖어대지를 않나…”

뻔한 옛날 이야기이다. 처음 아무르가 레드 건에 끌려왔을 때는 베스퍼 부대에서 지원이 끊기고 그대로 고립된 전장에 내버려진 지 3주일이 지난 뒤였고, 그녀는 그때까지도 자신이 속한 기업에 대한 애사심이 충만했었다. 레드 건에서 반 강제로 구호를 당하며 기력을 회복한 뒤로도 줄곧 발람에 대한 적개심이 상당했었던 터다. 물론, 미시간의 폭력이 이구아수에게 그러했듯 아무르 또한 ‘구원’했다. 신체에서 의체로 개조된 부위가 모조리 고장나 온 몸에서 스파크가 튀는 지경이 되고서야 그녀에게 아무르라는 콜사인이 내려졌다.

“그리고?”

“그 뒤로 서열 정리 끝나고 주제 파악도 된 줄 알았는데 여전히 맞먹으려들기나 하고, 나한텐 그러면서 또 다른 녀석들한테는 깍듯하게 대하고, 여자애가 쓸 데 없이 사납기나 하고…”

“그래서 지금은 좀 달라?”

“똑같지.”

아무르는 곧바로 일어나 이구아수의 어깨를 내리눌렀다. 평소처럼 웃는 예의 그 표정으로. 몸 위에 갑작스레 끼얹어진 강화 인간 특유의 중량으로 인해 이구아수가 짧게 신음했다.

“윽,”

“나는 네가 좋은데도 말야,”

장난스레 말한 뒤, 아무르는 몸을 옮겨 이구아수의 무릎 위에 올라 앉았다. 또 시작이야, 이구아수는 장난치듯 선 없이 붙어오는 상대가 지긋지긋하면서도 한편으론 또 기분이 썩 나쁘진 않았다. 그녀의 얼굴이 가까웠다. 알 수 없는 열기가 사람으로 인한 것인지 코랄이 실린 바람으로 인한 것인지 구별이 가지 않았다.

쪽, 작은 소리와 함께 그의 눈 밑에 입술이 맞닿았다.

“친구로서의 얘기지만~”

아무르는 그렇게 말하고선 이구아수의 뺨에 코를 부비며 머리를 일제히 쓰다듬기 시작했다. 개인지 고양이인지, 동물이라도 만지는 양 거리낌 없는 손길이 거칠었다.

“잠깐, …그만! 지금 사람을 뭘로 취급하는 거야!”

늘상 있는 일이지만 짜증이 이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법이다. 아무르를 밀어낸 이구아수가 한숨을 내쉬었다.

“너 같은 녀석은 진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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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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