镇魂

한국신화 기반 란웨이 ssul

구구절절 두서없음 주의

화분 by 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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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6.08.

원래 글로 쓰고 싶었는데... 너무너무 쓰고 싶었는데 도저히 역량도 여건도 안 돼서 결국 썰로 풉니다 흑흑 한국창세신화 김쌍돌이본과 천지왕본풀이를 드라마 진혼과 섞은 혼종의 이야기입니다... 원래 제목은 送人(송인)이었읍니다 내용이랑은 별 상관 없고 그냥 제가 정지상의 송인을 좋아해요.

雨歇長堤草色多(우헐장제초색다) 비 갠 긴 둑엔 풀빛이 짙어 가는데

送君南浦動悲歌(송군남포동비가) 남포에서 임 보내며 슬픈 노래 부르네

大同江水何時盡(대동강수하시진) 대동강 물은 어느 때 마르려는지

別淚年年添綠波(별루년년첨록파) 해마다 이별 눈물 푸른 강물에 더해지네

좋지요?

저는 모든 이별/기다림/애절한 사랑 등등 이야기들이 션웨이의 이야기처럼 느껴지는 증상을 1년 넘게 앓고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 시도 대충 션웨이의 마음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읍니다. (ㅋㅋㅋ)

0. 창세신화 <천지왕본풀이>

1) 태초에 천지는 하늘과 땅이 붙은 혼돈 상태였다. 어느날 갑자기 하늘과 땅이 분리되며 산과 물이 생겼고 이에 따라 만물이 생겼다. 태양이 없어 천황닭, 지황닭, 인황닭이 동을 틔웠고 이때 하늘의 옥황상제 천지왕이 해와 달을 두 개씩 내보내 주었다. 하늘, 땅, 태양, 달, 별이 생겼을 뿐 아직 질서가 없는 혼돈 상태였다.

2) 어느날 천지왕이 좋은 꿈을 꾼 후 지상으로 내려가 총명부인을 배필로 맞았다. 며칠간의 동침 후 하늘로 올라가기 전 총명부인에게 아들을 낳거든 이름을 대별왕 소별왕이라 짓고, 딸을 낳거든 대월왕 소월왕이라 지으라 일렀다. 그리고 박씨 세 개를 주며 자식들이 자신을 찾을 경우 이 박씨를 심어 하늘로 올라오게 하라 전했다.

3) 총명부인은 아들 둘을 낳아 대별왕, 소별왕이라 이름지었고 형제는 자란 뒤 박씨를 심어 덩굴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 천지왕을 만났다. 천지왕은 첫째인 대별왕이 이승을, 둘째인 소별왕이 저승을 맡도록 했다. 하지만 욕심이 많은 소별왕은 이승이 갖고 싶어 형에게 내기를 제안했고, 비열한 수법으로 내기에서 이긴 소별왕이 이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4) 소별왕이 이승에 와 보니 해가 두 개 달이 두 개에, 초목과 짐승이 말을 하고, 인간 세상에는 도둑, 불화, 간음이 성행하고, 사람과 귀신의 구분이 없는 대혼란 상태였다. 소별왕은 대별왕에게 이 혼란을 해결해 주기를 부탁했다. 대별왕은 활과 화살로 해와 달을 하나씩 쏘아 하나만 남겼고, 송피가루 닷 말 닷 되를 뿌려 짐승과 초목이 말을 하지 못하게 했다. 또, 귀신과 인간을 저울질해 백 근이 넘는 것은 인간, 넘지 않는 것은 귀신으로 분류하였다.

(참고: https://terms.naver.com/entry.nhn?docId=1010017&cid=50222&categoryId=50227)

저는 일단 총명부인이 딸을 낳아 이승과 저승을 각각 소월왕과 대월왕이 차지했다고 변형하기로 했습니다. (스토리와 아무 관련 없지만 그냥 제가 그러고 싶어서요...) 4번의 귀신과 인간을 구별하는 대목에 꽂혀서 이 대서사시를 쓰게 되었고요... 창세신화 <김쌍돌이본>에서는 네 개의 구리 기둥을 세상의 끝에 세워 하늘과 땅을 구분했다는 부분만 따 왔습니다.

1. 앞에 쪼끔 쓴 부분(ㅋㅋ)

룡성 시내 한복판에 대낮부터 추격전이 벌어졌다. 룡성 제일의 대학인 룡성대학이 자리하고 있어 자연스럽게 가장 번화하게 된 거리였다. 자오윈란은 전력을 다해 누군가를 쫓으면서도 겉옷 주머니를 뒤져 담배 한 갑을 꺼냈다. 이상하게도 담뱃갑의 겉에는 어떠한 그림이나 글자도 인쇄되어 있지 않았다. 다리를 열심히 움직이면서도 자오윈란은 담배 한 개비를 꺼내 입에 물고, 담뱃갑 안에 들어 있던 성냥으로 불을 붙였다. 첨단 과학 시대에 라이터도 아닌 성냥이라니. 지나가는 사람들은 저 이상한 남자가 분명 니코틴 중독자에 지독한 폼생폼사 인생일 거라고 생각했다. 행인들의 생각을 읽을 줄 알았다면 자오윈란은 퍽 억울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담배는 그냥 담배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 담배로 말할 것 같으면 (자칭) 특별조사처의 브레인이며 (자칭) 국민 과학 남편인 린징이 직접 만들어 준 휴대용 향이었다. 원리는 알 수 없지만, 이 놈의 향을 피우면 어디선가 스산한 기운을 풍기며 흑포사 대인이 강림하게 되어 있었다. 이 향이라는 물건이 처음에야 신기하고 편리해 보이지, 실전에서 사용하다 보면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특별조사처의 일이라는 게, 언제 어디서 무슨 급박한 상황이 발생할 지 알 수가 없다. 그러니까, 언제 흑포사 대인을 불러야만 하는 상황이 발생하게 될 지 알 수 없는데, 어느 세월에 태평하게 향을 집게로 집어 향로 뚜껑을 열고, 그 안에 집어 넣어 불을 피우고, 다시 향로 뚜껑을 닫고 있겠는가. 위급한 상황에 향을 꺼내다 향이 가득 든 상자를 쏟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특별조사처의 수장인 자오윈란은 세상에 불가능한 일은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이십여 년의 인생을 살아 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예정이었다. 그런데 자오윈란의 인생에 불가능이라는 개념이 드디어 나타났다. 그것은 바로 달리면서 향 피우기였다. 향을 제 때 피우지 못하는 바람에 자꾸만 목표물을 놓치게 되고, 이에 따라 자오윈란의 스트레스가 점점 더 심해져 하루에 세 번 이상 린징의 보너스를 갈취해 가게 되자, 린징은 이 상황을 더 이상 가만히 둘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발명한 것이 바로 담배형 향이었다. 겉보기에는 담배와 완전히 똑같았고, 입에 물고 불을 피우기만 하면 이전의 향과 완전히 같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달리면서 담배에 불을 붙이기는 꽤 힘든 일이었으나, 그래도 향로 안에 향을 집어 넣는 것보다는 백 배 나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이 담배형 향은 라이터로는 불이 붙지 않았다. 린징도 이 현상의 원인을 알 수가 없었으며, 아마도 향의 작동 원리와 성냥이 관계가 있는 것 같다고 조심스레 추측할 뿐이었다. 그래서 자오윈란은 길거리를 달리며 성냥으로 담뱃불을 붙이는 기묘한 사나이가 되었다. 잘 빠진 겉모습 때문인지, 자오윈란은 하필 그런 모습도 나름 잘 어울렸다.

각설하고, 자오윈란이 지금 열심히 발을 놀리며 향을 피운 이유는 이 놈의 목표물이 이미 전에도 한 번 특별조사처의 포위망을 뚫고 도망친 놈이기 때문이었다. 특별조사처는 웬만해서는 흑포사 대인을 부르지 않는다. 흑포사 대인을 부른다는 것은 그 상황이 정말로 위급하다는 뜻이었다. 흑포사 대인은 도대체 무얼 하는 인물인지는 알 수 없었으나, 자오윈란의 눈에는 이 세상 구석구석에 일어나는 온갖 일을 다 해결할 수 있는, 정말로 ‘불가능이란 없는’ 능력자로 보였다. 하지만 아주 바빴다. 언제나 아주 바빠서 특별조사처는 아무 때고 사사로이 흑포사 대인을 부를 수 없었다.

주로 한 달에 한 번, 매 달의 마지막 날 특별조사처가 공들여 붙잡아 놓은 죄인들을 호송해 갈 때만 흑포사 대인은 그 위풍당당한 모습을 드러냈다. 모두들 그를 두려워했으나, 자오윈란은 어쩐지 그에게 정이 갔다. 자오윈란이 담배를 입에 문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공기가 얼어붙는 듯한 감각이 온 몸을 감싸더니, 순식간에 검은 장포를 두른 사람이 자오윈란의 옆에 나타났다. 해괴하고 검은 가면을 쓴 얼굴이 자오윈란을 돌아보고, 꾸벅 목례를 했다. 자오윈란도 따라 목례하고 상황을 설명했다. 흑포사는 한 마디 말도 않고 아까처럼 고개를 끄덕이더니 쏜살같이 날아가 목표물을 붙잡았다. 이미 오랜 시간 뛰어 숨이 모자랐던 자오윈란은 멀리서 헉헉대며 흑포사의 멋진 모습을 지켜보았다.

저 가면 안에는 어떤 얼굴이 숨어 있을까. 자오윈란은 한 치의 흐트러짐도 없는 흑포사의 몸짓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이내, 흑포사가 목표물을 꽁꽁 묶은 뒤 자오윈란에게로 다가왔다. 자오윈란은 엄지를 치켜 들며 “오늘도 역시 대단하십니다! 흑포 형님.” 이라고 말했다. 흑포사는 미동 없이 서 있다 “그러면 업무가 과중하여 이만 가보겠소.” 하더니 자취를 감추었다. 거 참 봐도 봐도 신묘한 일일세. 자오윈란은 그와 목표물이 서 있던 자리를 노려보았다.

2. 여기부터 썰입니다...

1) 천지왕이 해와 달을 내려준 뒤 구리 기둥을 네 개의 모서리에 세우고, 대월왕이 저승을, 소월왕이 이승을 맡게 된다. 소월왕이 이승에 가 보니 해가 두 개 달이 두 개 초목과 짐승이 말을 하고 인간과 귀신이 섞여 있어서 언니에게 도움을 청했다. 대월왕은 해와 달을 쏘아 하나씩만 남겼고 송피가루 닷 말 닷 되를 뿌려 짐승과 초목이 말을 못하게 하였다. 여기서 송피가루를 맞지 않은 동물들은 이후 야수족인의 시초가 되었다. 산골짜기에서 늘어지게 자다 뒤늦게 인간 마을로 나와 먹을 것을 찾던 다칭을 대월왕이 발견했을 땐 이미 송피가루가 동이 난 상태였다. 어쩔 수 없이 대월왕이 직접 다칭을 거뒀고 서당 개도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신 옆에 계속 지내니 다칭도 신 비슷한 무언가가 되어 버린다.

또, 대월왕은 귀신과 인간을 저울질해 백 근이 넘는 것은 인간, 넘지 않는 것은 귀신으로 각각 보내어 인간과 귀신을 구별하였는데, 구십구 근이나 구십팔 근인 것들은 귀신이 되는 것을 억울해했다. 그래서 대월왕은 구십 오근부터 구십 구근까지의 존재들 중 억울함을 호소하는 것들을 한데 모아 이승과 저승의 중간세계에 배치했다. 그리고 소월왕에게 네가 이것들을 직접 처리하라 명하고 저승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소월왕은 세상이 대충 정리되고 질서가 어느 정도 생기자 귀찮고 힘든 일들은 모두 미루었다. ‘그것들’ 처리도 미루고 미루다 결국 잊어버리게 되고... 그렇게 십 년이 흐른다.

2) ‘그것들’이 있는 ‘그곳’은 이승도 저승도 아니었다. ‘그것들’은 인간도 귀신도 아니었다. 어떠한 이름으로 정의조차 되지 못하고 그저 존재할 뿐이었다. 인간이라면 살다가 죽어 저승으로 가고 심판을 받고 인간이 되거나 귀신으로 남거나 하기 마련이었고, 귀신이라면 심판을 받아 새 인간이 되거나 저승에 갇히거나 하기 마련이었다. 그런데 ‘그것들’은 아무것도 못 되었다. 그저 한정된 공간을 부유하며 신세한탄을 할 뿐이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자극적인 일은 폭력과 섹스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먹거나 마시지 않아도 숨이 끊이지 않았다. 만약 끊임없이 무언가를 먹어야만 생을 유지할 수 있었다면 끔찍한 일이 벌어졌을 것이다. 이 아무것도 아닌 곳에서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고 배출한 것이 이 좁은 땅을 가득 채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도 무료한 나머지 그저 재미만을 위해 다른 이를 죽이고, 그저 미식을 위해 다른 이를 먹는 이들이 생겨났다. 션웨이는 약한 동생을 그들로부터 지켜야만 했다. ‘그것들’은 이 아무것도 아닌 상태가 지속되자 이제 와서 차라리 귀신이 될걸, 그러면 지금쯤 뭐라도 됐을 텐데, 하며 후회했다. 지금은 그 ‘뭐’라도 못 되니까, 정말 아무 존재도 아니니까, 이 세상에서 서로를 알아주는 사람이 서로밖에 없으니까. 어떤 용어로도 명명되지 못한 자들은 항상 분노에 차 있었다. 분노는 아무것도 해결해주지 못하지만, 분노밖에는 할 것이 없었다. 백 근이 넘지 않는 존재들이란 역시 인간이라기에는 부족했다.

3) 션웨이는 사실 백 근이 넘었지만, 그의 동생은 어릴 적부터 몸이 약해 구십 오 근조차 되지 않았다. 션웨이는 힘없는 동생을 끌어안고 저울에 올라 동생과 저는 쌍생이니 무게도 똑같습니다, 정확히 반을 나누면 각각의 무게가 됩니다, 라고 말했다. 동생이 93근, 션웨이가 105근이었기에 형제는 인간도 귀신도 아닌 무리에 합류하게 되었다. 어느 것도 되지 못했지만 션웨이는 동생과 함께할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둘은 서로만을 믿고 의지하며 그 공간에서 버텨나갔다. 악한 자들은 자신보다 약한 자들만을 노린다. 척 봐도 그 누구보다 약해 보이는 션웨이의 동생은 모두의 표적이 되었다.

선한 성정의 션웨이는 덤벼드는 자들을 처음에는 쫓아내기만 했는데, 날이 갈수록 지쳐갔다. 곰곰이 생각해 보니 쫓아내기만 해서는 해결될 일이 아니다 싶어졌다. 방금 쫓아낸 놈이 한 시간 뒤에 올 수도 있고, 내일 올 수도 있고, 잠들었을 때 올 수도 있다. 션웨이는 그렇게 덤벼드는 놈들을 영영 제거해야만, 살육에 살육으로 대응해야만 자신과 동생이 살아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션웨이는 제 옷을 찢어 동생에게 얼굴을 가리는 가면을 만들어 주었다. 눈구멍조차 뚫리지 않은 가면이었다. 그리고 동생의 가면을 만들고 남은 천으로 가면을 만들어 제 얼굴에 썼다. 션웨이의 것은 눈구멍이 뚫려 있었다. 적을 제대로 마주해야 했기 때문에.

4) 어느새 션웨이는 흑포사로 유명세를 탔고, 죽고 싶은 게 아니라면 아무도 션웨이와 동생을 건드리지 않았다. 그렇게 션웨이를 중심으로 세력이 모이고, 션웨이를 선봉으로 세워 반란을 일으키자는 무리가 생겨났다. 아무것도 아닌 존재들이 아무것도 아니게 된 이후, 처음으로 어떤 타이틀을 가지게 되는데 그것은 바로 반란군과 그 반대파였다. 반란군은 션웨이를 중심으로 모인 선한 무리였고, 이 곳에서 탈출하여 새 터를 자리잡을 계획을 세웠다. 자신들을 방치한 신이 밉고 밉지만 신과의 전쟁이 아닌 협상을 원했고, 그저 인간이 되고 싶을 뿐이었다. 반대파는 분노에 가득 차 협상이 아닌 전쟁을 원하는 자들이었고, 신을 제압한 뒤 자신들이 신의 자리에 오르고자 했다. 션웨이는 바빠졌고 동생은 외로워졌다.

션웨이가 잠시 자리를 비운 틈을 타 반대파는 션웨이의 동생을 납치한다. 형은 널 버렸어, 형은 너보다 더 소중한 것들이 생겼다. 우리가 너희 형보다 너를 더 소중하게 여겨 줄게. 션웨이의 동생은 언제나 션웨이의 보호 아래 자랐기에, 제 눈으로 직접 세상을 바라본 적조차 없었다. 납치는 쉬웠다. 션웨이는 뒤늦게 동생이 사라졌다는 걸 알게 되지만, 반란군 측에서는 션웨이가 ‘고작’ 동생에게 한눈파는 것을 경계해 동생이 죽었다고 속인다. 아군의 말을 믿은 션웨이는 다시 동생을 찾지 않게 되지만, 항상 동생을 생각하며 동생과 함께 살고 싶었던 세상을 위해 노력한다.

5) 그러던 어느날, 쉬지도 못하고 혼자 계획을 검토하고 있던 션웨이의 앞에 낯선 차림의 남자가 떨어진다. 그 남자는 당연히 자오윈란이고... 션웨이를 보자마자 션웨이? 라고 부른다. 션웨이는 이 사람은 누군데 자기를 아나 싶은데 이상하게 나쁜 사람같지가 않아서 경계를 안 한다. 잠시 경계를 푼 사이 자객이 나타나고, 자오윈란이 얼떨결에 그 자객을 잡아 엎어쳐 버린다. 그렇게 션웨이에게 생명의 은인이 된 자오윈란. 션웨이는 의문의 남자에게 이름을 묻지만 그 남자는 원하는 대로 부르라는 알쏭달쏭한 말만 남길 뿐. 그래서 션웨이는 그 남자를 쿤룬이라고 부른다. 곤륜산은 온갖 신선들이 사는 산이라 들었다고, 이렇게 신출귀몰하게 나타나서 자길 구해 준 사람이면 그런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다면서.

그에 대한 보답 격으로 쿤룬은 션웨이에게 이름을 물어 보고, 웨이(巍)라는 이름을 붙여 준다. 션웨이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자신만을 칭하는, 자신만의 의미가 담긴 이름을 갖게 된다. 그저 산에서 왔다는 이유로 웨이(嵬)라고 불리던 션웨이에게, 귀신도 인간이 아닌 무언가가 된 후 원하지도 않던 흑포사라고 불리게 된 션웨이에게, 쿤룬은 션웨이가 션웨이 자신으로서 존재하도록 이름을 선물한다. 인생 최초의 정체화를 겪은 션웨이는 이후 두 번째 정체화를 겪게 되는데, 그것 역시도 쿤룬에 의한 것이었다. 쿤룬이 이유는 알 수 없지만 간지럽게 션웨이를 샤오웨이, 샤오웨이, 하고 불렀기 때문. 션웨이는 혼자 있을 때는 ‘무거운 짐을 진 채 쉼 없이 앞으로 나가는’ 션웨이가 되었다가, 쿤룬의 앞에 서면 ‘샤오웨이’가 되었다.

시간의 흐름이랄 것도 없는 공간이기 때문에 쿤룬과 샤오웨이는 두 사람이 얼마만큼의 시간을 함께 보냈는지 알 수 없었다. 열흘일지도, 한 달일지도, 일 년일지도, 어쩌면 고작 하룻밤일수도 있겠다. 시간의 길이야 어찌 되었든 두 사람은 둘만의 소중한 기억을 간직했다. 오직 ‘그것들’만이 존재하던 공간의 틈새에 전혀 다른 인물이 등장하여 균열을 만들었는지, 저승을 지배하는 대월왕이 아직도 ‘그것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대월왕은 소월왕에게 문제를 떠넘긴 자신을 탓하며 자신이 아끼는 제자 셋을 ‘그곳’으로 보내 상황을 살펴 보고 오라 이른다. 신이 주는 밥을 먹고 장수하게 된 고양이 다칭은 왠지 재미있어 보인다는 이유로 정찰길에 따라 나서고.

6) 션웨이와 션웨이의 반란군에게는 나름대로 신과의 협상을 할 계획을 마련해 두었다. 그들의 계획에 갑자기 신의 제자가 자신들을 찾아온다는 가정은 없었지만. 그래도 워낙 똑똑하고 열정 있는 사람들이 모인 집단인지라 갑작스런 신의 방문에도 바로 대응할 수 있었다. 반란군과 신의 제자들은 반란군이 마련해 둔 해방 계획을 검토하고, 요구사항을 경청했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항목들과 그렇지 않은 항목들을 구분하고, 천천히 타협을 해 나갔다. 얼마간 시간이 흐른 뒤 나름 계약서라고 부를 만한 문서가 완성되고, 대월왕의 제자들은 대월왕에게 보고를 한 뒤 다시 돌아오겠다 약속한다. 반란군은 그들을 믿고 보내주지만, 돌아가는 길에 반대파가 대월왕의 제자들을 습격한다.

아무것도 아닌 것들이 무려 신의 제자들을 제압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처럼 보이지만, 수년간 악한 기운만을 쌓아 온 자들의 기습에 신성하고 고귀한 존재들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제자들이 반란군과 심각한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쿤룬과 노닥거리기만 하던 다칭은, 습격과 동시에 저승으로 달려가 대월왕에게 소식을 전한다. 심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져 션웨이와 쿤룬, 그리고 동료들은 신의 제자들이 사라진 장소로 황급히 향했지만, 그 자리에서 그들을 반긴 것은 피를 흘리며 죽어 있는 시체 세 구, 그리고 반대파의 무리였다. 온 몸에 피를 뒤집어쓴 반대파를 한껏 경계하며 한 발짝, 한 발짝 다가가던 션웨이는 거리가 열 보 정도로 좁혀졌을 때 반대파의 수장처럼 보이는 자가 자신의 동생과 아주 닮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 자도 션웨이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눈치를 챈 듯, 입을 길게 찢어 웃더니 말한다. 사랑하고 사랑하던 나의 형, 오랜만이야. 션웨이는 동생이 죽지 않았다는 사실에 기쁘기도 하지만, 지금껏 믿어 왔던 동료들에게 배신감도 느껴지고, 그토록 사랑하던 동생이 악의 무리였다는 사실에 당황스럽기도 하겠다. 션웨이가 혼란에 빠져 동작을 멈춘 사이 동료들은 반대파에게 마구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고, 이미 피를 묻혀 본 경험이 쌓일 대로 쌓인 반대파는 손쉽게 허약한 반란군을 제압한다. 동료들이 모두 피를 흘리며 쓰러진 빈 공간 한 가운데서 션웨이는 다리에 힘이 풀려가는 것을 느끼지만 억지로 몸에 힘을 준다. 션웨이의 사랑하는 동생은 한쪽 입꼬리만을 올리며 션웨이에게로 발걸음을 옮긴다.

형, 나의 형. 어떻게 나를 버리고 혼자 살 생각을 했어? 형, 너한테는 내가 그렇게 짐이었니? 그렇지만 이런 곳까지 데리고 와서 버릴 필요는 없었잖아. 그냥 죽게 내버려 두지. 그렇게까지 내가 미웠니? 형. 진짜 잔인하다. 이제 내가 없는 곳에서 잘 지내. 평생 나를 생각하면서 괴로워하길 바라. 안녕. 션웨이와 똑 닮은 얼굴이 션웨이와 가까워지고, 션웨이는 무언가 말을 하려고 하지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동생은 션웨이의 얼굴에 아직도 씌워져 있는 가면을 벗기고, 품 속에서 다른 가면을 꺼내 션웨이의 얼굴에 씌운다. 션웨이가 오래 전 동생을 위해 만들어 주었던 가면. 눈이 뚫리지 않은 가면. 차마 자신의 끔찍한 모습과 썩어 버린 세계를 보여줄 수가 없어 씌워 주었던 가면. 션웨이는 감히 눈을 감지 못하지만 가면에 의해 눈 앞이 캄캄해진다.

형 덕분에 내 인생이 정말 괴로웠어. 고마워. 션웨이는 제 손으로 동생을 해치울 수가 없어 그저 가만히 최후를 맞이하려 한다. 이제 끝이다, 싶던 그 때 샤오웨이, 하는 소리가 들리고. 사람의 따뜻한 몸이 션웨이에게로 무너진다. 우연히 스친 손끝의 온도가 낯설어서, 제대로 만져 보지도 못한 살결이었다.

7) 다칭의 연락을 받고 급하게 도착한 대월왕을 반긴 것은 제자 세 명의 시체와 죽어가는 한 인간, 그리고 무수한 숫자의 ‘그것들’이었다. 대부분의 ‘그것들’은 쓰러져 기운을 잃은 상태였지만 한 놈만은 멀쩡했다. 그 놈은 죽어가는 인간에게는 손도 대지 못하고 그 옆에 안절부절 꿇어앉아 있다, 대월왕이 강림하자 머리를 조아렸다. 대월왕은 가장 먼저 자신의 제자들에게 다가갔다. 이미 목숨은 끊어진 지 오래였고, 신기는 모두 흩어져 있었다. 제자들의 신기는 이 공간에 존재하는 모든 생명들에게 이미 깃들어 버렸고, 심지어 많은 생명들이 신기의 힘을 이용하여 세상 여기저기로 도망쳐 있었다. 후에 이 도망자들은 땅의 틈새에서 시작되었다는 의미로 ‘지성인’이라고 불리게 된다.

대월왕의 움직임을 느끼고 뒤늦게 쫓아 온 소월왕은 다짜고짜 제 언니를 탓한다. 내 일인데 언니가 왜 갑자기 끼어들어? 언니 부하들은 언니 때문에 죽은 거야 난 몰라. 대월왕은 제 아우를 지긋이 바라보다 자신을 향해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아이를 본다. 이 아이는 분명... 저 쪽에 쓰려져 있던 ‘그것들’ 중 하나와 같은 얼굴이다. 쌍생이라는 거겠지. 아이는 혼자서 중얼댄다. 죄송합니다, 제가 동생을 잘 보살피지 못해서, 이런 일이 생겼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다 제 탓입니다... 저를 벌하세요, 저만 벌하시면 됩니다. 오랫동안 저승을 다스려 수많은 인간들의 하소연을 들어 주느라 감정이 무뎌진 대월왕은, 이상하게 아이에게 동질감이랄까, 연민이랄까, 하는 감정을 느낀다.

어색한 웃음을 짓는 소월왕에게 대월왕은 네가 알아서 이 사태를 해결해 보라 말한다. 소월왕은 오랜 생각도 하지 않고 우선 자오윈란을 치료한 뒤 원래 세계로 보내 버린다. 대월왕은 제 앞에 꿇어 앉은 아이의 눈이 눈물로 젖어드는 것을 본다. 소월왕은 수장의 옷을 입고 있는 ‘그것’을 세상을 지탱하는 네 개의 구리 기둥 중 하나에 묶어 놓는다. 그 꼴을 본 ‘지성인’들이 저들도 똑같이 벌을 받게 될까 두려워 인간 세상 속으로 꼭꼭 숨는다. 대월왕은 제 앞의 아이가 땅바닥에 눈물을 떨구고 있는 모양을 본다. 이제 우리 아이들한테 도망간 그 놈들을 붙잡으라고 명하고, 그 놈들은 애초에 귀신이 될 거였으니까, 붙잡으면 언니한테 보낼게. 그리고 이 곳을 영원히 폐쇄하면 되겠다. 그치? 그런데 이 놈은... 뭐야? 소월왕이 대월왕 앞에 웅크린 작은 몸뚱이를 가리킨다.

내가 데려간다. 소월왕의 경솔한 행동들에 한 마디도 않던 대월왕이 입을 열어 한 마디를 뱉어내곤, 션웨이를 데리고 저승으로 돌아간다. 소월왕은 어깨를 으쓱하곤 자신이 방금까지 존재하던 공간을 통째로 없애 버린다. 이 세상에서 이름 없는 것들이 영영 사라지도록.

8) 소월왕은 이승에 ‘특별조사처’ 라는 기관을 만들어, 이상한 능력을 발산하는 놈들을 싸그리 붙잡아 오라 이른다. 그리고 그 붙잡힌 놈들을 저승으로 이끌고 오는 일은 션웨이가 맡게 되었다. 대월왕은 눈물을 뚝뚝 떨구며 자신을 벌해달라 청하는 아이를 모른척할 수가 없었다. 션웨이는 대월왕의 아래에서 열심히 일했다. 인간도, 귀신도 아닌 무언가의 존재로 만 년을 일했다. 도망간 놈들이 어찌나 지독하게 숨었는지, 션웨이는 만 년이나 이승과 지승을 오가야 했다. 만 년간 션웨이를 정의하는 단어는 웨이(巍)뿐이었다.

한 때 적이었던 자들을 저승으로 이끄는 일은 굳센 션웨이에게도 버거운 일이었다. 모든 잘못을 뉘우치는 자가 있는 한편, 애꿎은 션웨이에게 화를 내는 자들도 있었다. 그 자들의 얼굴을 하나씩 마주하며 션웨이는 그 시절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내가 뭘 잘못했을까. 어디서 단추가 잘못 끼워진 걸까. 감히 쌍생이라는 눈속임으로 신들을 속여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걸까. 괴로울 때면 션웨이는 자신의 이름을 입 안에서 굴렸다. 웨이, 무거운 짐을 진 채 쉼 없이 앞으로 나간다. 쿤룬은 자신이 이렇게 될 줄, 알고 있었던 걸까. 알았다면 귀띔이라도 해 주지. 션웨이는 마음속으로 혼자서 쿤룬을 존경하다가도 미워하고, 그리워하다가도 밀어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 이제 지상의 지성인은 대부분 붙잡힌다. 그럼에도 마지막이니만큼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는 의미에서 대월왕은 션웨이를 지상으로 올려 보낸다. 그렇게 룡성대학 생명공학과 션웨이 교수의, 그리고 특별조사처 특별 고문 션웨이의 인생이 시작된다.

9) 션웨이의 쿤룬을 향한 마음은 사랑이 아니었다. 만 년간 과거를 곱씹으며 션웨이는 쿤룬에게 온갖 감정을 느꼈지만, 절대 사랑은 아니었다. 연인간의 사랑은 쿤룬이 아니라, 온전히 자오윈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션웨이는 자오윈란을 처음 봤을 때, 쿤룬과 너무도 똑같은 모습에 크게 동요했지만 완전히 동일인이라고는 믿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자오윈란과 인연을 쌓아 나가고, 연인 관계로 발전한 이후에도 자오윈란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맡기고 의지하지는 못했다. 자오윈란과 사랑을 하면서도 션웨이는 여전히 혼자였다. 그런 마음 때문일까, 션웨이는 자오윈란의 잠자리 요구에 매번 거절을 했다. 미안, 아직은... 명백한 거부에 자오윈란은 한숨도 쉬지 않고 션웨이의 눈을 바라보며 알았어, 괜찮아. 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신기를 모으는 대업이 거의 다 완성되었을 즈음, 신성의 힘에 의해 자오윈란이 과거로 가게 된다. 션웨이는 항상 하고 다니는 목걸이에 신기를 모았는데, 션웨이가 잠든 사이 자오윈란이 목걸이에 매달린 구슬을 톡, 하고 건드리자마자 자오윈란은 알 수 없는 공간으로 떨어지게 된다. 그리고 그 공간이 바로 만 년 전 션웨이가 존재하던 그 아무것도 아닌 곳. 션웨이는 그제서야 자오윈란이, 그리고 쿤룬이 이런 식으로 제 앞에 나타나게 되었구나, 하고 깨닫는다. 쿤룬의 존재가 션웨이를 버티게 했는데, 오랜 시간을 버틴 자신이 과거의 자신에게로 쿤룬을 보내 준 것이나 마찬가지였던 것이다. 신의 힘에 의해서인지, 아니면 정말로 둘이 함께한 시간이 그것밖에 되지 않았던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자오윈란은 정확히 24시간이 지나자 돌아왔다.

그리고 돌아오자마자 떡 쳤다고 한다.

자오윈란이 과거의 션웨이를 샤오웨이라 부른 것은, 저 자가 진정 자신이 아는 션웨이인지 확신할 수 없어서였는데, 막상 현재로 돌아오고 나니 그 때 그 샤오웨이나 지금의 션웨이나 다를 바가 없었다. 똑같이 어깨에 무거운 짐이 올라가 있었고, 똑같이 그 모든 것들을 지키려 애쓰고 있었다. 자오윈란은 그것을 나눠 들고 싶어졌고, 션웨이는 나누어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

10) 정말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지성인’을 붙잡았다. 이제 남은 신기 조각은 션웨이에게 하나, 그리고 션웨이의 동생에게 하나, 딱 두 개였다. 션웨이는 제 동생에게 직접 찾아가는 장면을 머릿속으로 수없이 상상했으나, 상상 속에서 션웨이는 언제나 혼자였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션웨이는 자오윈란과 함께 세상의 끝으로 찾아가, 동생을 만난다. 동생은 션웨이의 옆에 있는 자오윈란을 보며 저주하고, 션웨이는 제 손으로 직접 제 동생을 저승으로 보낸다. 나를 왜 버렸어? 내가 그렇게 미웠어? 난... 형을 미워한 적이 없는데. 피를 토하며 말하는 동생에게 션웨이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

너를 버린 적이 없었어, 이 한 마디가 동생의 지난 만 년을 모두 헛수고로 만들 것 같아서. 동생이 믿고 있던 세상을 모두 무너뜨릴 수가 없어서. 진실이 동생에게 오히려 독이 될 것 같아서. 션웨이는 자신과 자오윈란에게 울분을 표하는 동생에게 아무런 말도 하지 않기로 선택한다. 인간인 자오윈란이 저승에 들어갈 수는 없어서, 션웨이는 자오윈란을 먼저 집으로 보낸다. 먼저 가 있어, 곧 따라 갈게. 조금만 기다려. 하지만 자신 역시도 영원히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동생과 마찬가지로 저승에서 심판을 받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션웨이는 인생에서 가장 사랑한 두 존재를 모두 속인다.

처음 그 순간처럼, 대월왕의 앞에 머리를 조아린 션웨이는 침착하게 처분을 기다린다. 아마도 저승에서 남들처럼 심판을 받게 되겠지, 그러면 벌을 받거나 환생을 하거나, 둘 중 하나겠지. 다시 인간이 될 날쯤엔 자오윈란이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겠지. 그러나 션웨이는 울지 않는다. 대월왕은 말 없이 션웨이의 작은 등판을 바라보다 머리를 쓰다듬는다. 고개를 들어라, 이제 네 행복을 찾아 떠나라. 션웨이는 믿을 수 없어 고개를 번쩍 든다. 무엄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대월왕을 똑바로 바라본다. 너는 원래도 인간이었지 않니, 알고 있었단다. 션웨이는 그렇게 집으로 돌아온다. 자오윈란과 약속한 대로, 사랑하는 연인이 기다리는 집으로.

그렇게 션웨이는, 평범한 인간이 되어, 평범한 인간인 자오윈란과 행복하고 편안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이제 이 세상에 특별조사처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으므로, 특별조사처의 일원들은 각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찾아 나서게 된다. 물론, 국가에서 지원을 해 주기로 약속했다. 자오윈란은 평범한 경찰이 되기로 하고, 션웨이는 평범한 교수가 되기로 한다. 뭐, 자오윈란은 원래도 공부를 하고 싶었다면서 룡성대학에 입학하고 싶다고 우스갯소리로 말하기도 하고. 어쨌든, 자오윈란과 션웨이는, 그리고 쿤룬과 샤오웨이는... 평범하게 살다, 평범하게 죽을 것이다. 션웨이의 기나긴 생은 사랑하는 이와 함께 끝을 맺을 것이다.

-끝-

3. 자투리 설정

1) 원래는 진혼 드라마처럼 자오윈란과 션웨이의 현대 모습을 먼저 쓰고, 그 이후에 진실이 하나씩 밝혀지는 식으로 쓰려고 했읍니다. 션웨이를 아주, 아주, 수상한 인물처럼 묘사하고 싶었는데... 실패했네요.

2) ‘그것들’의 몸에 들어간 신기는 각자의 몸에 맞게 변형되어 모두들 다른 이능을 가지게 되고... 션웨이는 여러 신기를 모아서 가지고 있기 때문에 여러 이능을 쓸 수 있다, 라는 설정이 있습니다.

3) 추수즈는 대월왕이 특별히 파견한 인력이고, 추홍은 오래 전 송피가루를 먹지 않은 뱀의 후손이라는 설정이 있읍니다. 그리고 다칭은 션웨이랑 같이 지상으로 올라왔는데, 산책하다가 자오윈란을 보고 자오윈란 집에 눌러붙어 버렸다는 설정입니다. 일 다 해결되고 나서는 란웨이랑 같이 살게 됩니다. 근데 란웨이가 평범한 사람인데 다칭은 장수고양이라... 미래가 슬프긴 하겠네요. 다칭도 그냥 죽어! (???)

4) 특조처도 지성인이 왜, 어떻게 생긴 종족인지, 흑포사가 하는 일은 무엇인지 등등 아무것도 모른다는 설정입니다... 인간계의 질서를 해칠지도 모른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메모에 이 설정이 써 있는데 사실 지금의 저는 이해가 안 가네요. 왜 써 놓은 거지? 과거의 나는... 무슨 생각이었지?)

5) 대월왕이 마지막으로 션웨이에게 궁금한 거 있냐고 물었더니 션웨이가 ‘그 아이’는 어떻게 되었냐고 물어보는 장면을 생각은 해 뒀는데... 야존이가 어떻게 되었는지 저도 생각이 안 나서 없앴습니다. 야존이 이름이 왜 안 나오냐면... 제가 항상 미는 설정이 있는데, 야존이는 사실 션xx 라는 이름이 따로 있고 야존은 자기가 직접 지은 닉네임이라는 거예요. 근데 원래 이름을 정하기가 어려워서 그냥 안 썼습니다.

6) 자오윈란이 과거 다녀 온 이후로 현대의 션웨이가 말 잘 듣거나(?) 고분고분하거나(?) 할 때 자오윈란이 샤오웨이라고 부르는 장면을 넣으려고 했습니다... 그럴 때마다 션웨이는 왠지 부끄러워할 것 같아요. 흑역사를 들추면 누구나 부끄러워하잖아요. (ㅋㅋ) 그 시절이 흑역사까지는 아니겠지만서도 션웨이에게는 한참 어릴 적 일이니 당연히 부끄럽지 않을까요...

7) 이제... 더 없네요. 진짜 끝! 한국 신화 관련 지식은 거의 없지만 왠지 엄청 써 보고 싶었답니다. 이게 2019년 5월쯤에 생각하기 시작한 이야기인데... 계속 미루고 미루다 결국 여기까지 와서 이런 식으로 올리게 되네요... 게으른 나. 반성해! 그럼 이제 정말 헛소리 그만하고 마치겠습니다. 여기까지 읽어 주셨다면 정말 감사합니다. 사랑해요. 건강하세요. 행복하세요. 팟팅. 아, 퇴고는 천천히 하겠읍니다...

그러나 영원히 퇴고를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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