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료

Bandage

테헨과 벤벤타

아이든 by 요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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밴드, 상처 입을 때 붙여야 하는 것을 일컫는다. 아이든은 개좆같은 표정이 되어 코코의 눈두덩이 위로 밴드를 붙였다.

“염병 지랄…”

“냐하하핫! 아, 그래도 너무 즐거웠어!”

“즐겁기는 개뿔…”

험악한 낯짝이 되어 아이든이 중얼거렸다. 이를 으드득 갈자 흉악한 소리가 난다. 엥간하면 꼬리를 말 법도 한데, 머리통 잘못 지진 생쥐처럼 코코는 배꼽이 빠져라 웃기만 했다. 흐으흐흐흐하학!

“미친 새꺄!”

결국 참지 못한 아이든이 냅다 코코의 어깨를 발로 까버렸다. 군홧발이 흉악하다. 끼악 소리를 내며 코코가 쓰러진 것도 당연한 수순이다.

“내가, 시발, 엔진 건들지, 말라고! 말라고! 몇 번을!!”

“냐하핫! 엔지니어가 새로운 발견을 등한시 할 수는 없는 노릇이지..”

“내 목숨 시발, 내 목숨 새끼야!”

아이든이 분개하여 코코를 뻥 차버렸다. 으갸악! 온 몸 검댕인 채로 덱데굴 바닥을 구른 코코는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여전히 웃기 바빴다. 재미를 쫓는 도파민 중독자답다.

“아니~ 나야 뭐 믿는 뒷배가 있으니까 이러는거지~.”

냐하하, 웃어버릴 때마다 탁한 주황색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특히 동그란 꽁지머리가 달롱거린다. 아이든은 안경을 고쳐 낀 뒤 한숨을 쉬었다.

“그 뒷배가 나잖아!!”

.

.

.

전쟁이 나고 세상이 좆됬다. 어른들은 늘 그렇듯 땅따먹기에 급급했는데, 그러다보면 버려진 땅도 종종 생겼다. 답없는 땅 말이다. 배보다 배꼽이 크거나, 가지고 있는 것만으로 돈이 쑥쑥 빠지는. 아이든과 코코가 머무는 땅 역시 그랬다.

전쟁 이후 심각하게 오염되어, 방독면이 없다면 2시간 이상 버티기 힘든 곳. 온 땅이 지뢰 천지인 곳. 잘못 건들었다가는 하루 내내 불난리를 구경할 수 있는 곳. 답없는 인생의 범죄자들이 인생 종착역을 찾기 위해 걸음하는 곳.

출임금지구역 C, 테헨 아이든은 이 땅덩이에서 용케도 살아남은 유능한 생존자였다. 올해로 열넷, 따르는 부하들이 몇인가 있는 이 소녀는 지나치게 강해서, 그 애가 머물고 있는 공간만은 여기 출금구C에서 몇없는 안전구역이라던가.

벤벤타 코코는 그런 아이든의 충실한 부하였다. 자칭타칭 엔지니어였고, 오롯 타칭만으로 천재의 지위를 획득한 소녀. 갓 열일곱으로, 아이든의 행동대장 격이었다.

“내가 아무리 강해도 불구덩이 속까지 널 구하러 갈 수는 없다니까?”

“에이, 그정도까지는 안 하지~.”

“……오늘 했잖아!!!!!!!”

짝! 매서운 손바닥이 코코의 등짝을 후려갈겼다.

안전한 보금자리에서 걸어나온지 사흘, 사유는 의약품 부족이다. 사랑스러운 보금자리, 아지트의 식량과 농작을 담당하던 루시안이 앓아 누웠기 때문이다. 의사로 일하던 토바이어스는 아이든에게 부탁했다. 약 좀 줏어와. 가는 김에 다른 것도 좀 줏어와.

“너, 한번만 더 돌발행동 했다가는 뼈와 살을 분리해 버릴 줄 알아…”

코코의 귀를 비틀어버리며 아이든이 이를 바득바득 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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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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