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좌가자장

띵-

일렉기타 퉁기는 소리

피크로 줄 하나하나를 튕길때 마다 손가락을 통해 진동이 하나하나 전해져 왔다.

내 마음은 진동따라 간질간질

떨리는 손에 힘을 꽉 쥐고

위에서 아래로

한번에!

좡—- - - - - -

“키야~~~!!!! 이거지예~~!”

처음으로 잡은 기타. 밖은 뜨거운 해의 열기로 달아오르고, 나는 좁은 옥탑방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청춘을 만끽하고 있었다.

“좋아 좋아, D코드 다음은 E…”

슈우웅.

쾅———————-!!!!!!!!!!!!!!

?

어라?

뭐지?

원래 우리집이 빛이 잘 들어오긴 했는데……저렇게 잘 들어왔나…?

그리고 원래 바람이 잘 통했었나…? 어라?

“E..E……E게 뭐야——!!!!!”

그렇다.

그것은 갑자기 날아왔다.

여름이었다.

.

.

“그니까 니가 외계인이라고?”

“dnd”

“그리고 내가 기타치는 모습을 보고 같이 밴드를 하고 싶어졌다고?”

“dnd!”

Tlqkf

이게 뭔 상황이지 외계인이 내 연주를 보고 날아왔다고? 아니 내 연주가 좀 쩔긴 했지만…아니 이게 아니지…애초에 외계인이 있다고?? 말도안돼…그리고 왜 나랑 밴드를 하고싶다는거야 아니 웹툰도 이딴 개연성이었으면 빠꾸 먹었다고;;;;;

“di dhormfo djel dkvmsi?”

“…… 아 아냐… 근데…”

흴끔

죽이진 않겠지?

일단 무기같은건 없어보이고.. 외..계인의 몸자체도 그냥 인간과는 다를게 별로 없다.

사실..솔직히 잘생겼다. 내가 게이라는건 아니고 걍 잘생겼다. 오똑한 콧날에 파리도 미끄러질 만한 매끈한 흰피부, 짙은 눈썹, 그리고 눈에 모내기 한 것 마냥 잘 심겨진 속눈썹..살짝 도톰한 입술은 체리를 바른듯 연붉은 빛으로 빛ㄴ…아이고

“soakf Tlqsi?”

“아..아니야 근데 왜 내가 너랑 해야해??”

주섬주섬

“히익…” 반사적으로 몸이 움츠러 들었다. 그런데

덜커덕.

찰카닥. 찰카닥.

“…와”

돈이다

심사임당..이이의 어머니이자 조선최고의 여성화가의 얼굴이 쏟아져 나왔다. 저거면…저거면…나 200수 하고도 남겠는데…?

“…크흠..“

잠시 정신을 차리고 외계인의 아니! 우주최강제네럴밀리언킹오브킹외계인님의 손을 잡았다.

“악기는 뭐하실 거예요?”

“rmfTp…emfja? dksla zlqhemeh whgrh”

“키보드 가시죠 행님”

씨익.

미친놈

거래가 끝나자 끝내주게 화려한 미소를 보여줬다.

“rmfo dkdndi”

그렇게 나는 외계인과 밴드를 만들었고 공연을 한 번 한 뒤 나는 엄청난 돈을 껴안고 외계인은 떠나갔다~~~! 끼얏호우——!!!!

…라고 끝날줄 알았지…그치 빨리 끝낼 수 있다고 생각한 내가 병신이지…하..하…

그 외계인 새ㄲ ㅣ는 진짜 밴드를 원했다. ‘진짜 밴드’ 그래……거기까진 인정. 근데 뭐? 서바이벌에 나가? 우주에서 우주선 빙빙 타고오다가 진짜 머리가 돌아버린건가?

하지만! 나는 충실한 돈의 노예. 헤헤 이 돌쇠가 접수하러 갑니다요 헤헿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가지마……과거의 나…

.

.

그리고 지금..

위에서 대기실 위 화려한 조명이 나를 감싸고… 내 옆엔 외계..아니 ‘배드로’씨가 신디사이저를 가볍게 두드린다..

순간 얼굴만큼이나 화려한 음색이 대기실을 휩쓸고 지나간다.

‘헉…’ ‘뭐야……야 저기 봐봐’ ‘왜? 우와..’ ‘이야 진짜 쟤낸 뭐냐???’ ‘대박이다 ……무슨 유튜버 아냐??’ 라는 웅성거림..

그렇다.

이새끼

‘뽀ㄹ로 신디사이저’ 를 가지고 왔다…

씨발……….

미친놈 아니야 이거..

다른거는 안되겠냐고 무릎꿇고 엉엉울며 호소해 봤지만…

다음날 캐ㅊ티니ㅍ이 대문짝 만하게 그려진 미니 피아노를 자랑스레 가지고 와서..하..

“다음 ‘배드로야 내가 돈을 줘야 믿겠느냐’ 팀 준비해 주세요~!”

“…네”

일단..가자..그리고

.

.

.

무대 뒤

커튼 뒤 조명의 작열감이 흠씬 느껴졌다.

쟤는 긴장되지도 않나?

배드로는 신디사이저 연습에만 몰두하고 있었다.

.

무대 앞에선

오색빛으로 빛나는 연주

이건 곧 끝난다는 사인.

몇번의 애드립이 이어진후 앞팀의 공연이 끝났다.

그리고

“‘배드로야 내가 돈을 줘야 믿겠느냐’ 팀? 나와주세요”

저벅저벅 저벅저벅

탕-탕-탕-탕-(후루)

싸늘하다..전까지 긴장이라고는 1도 없던 몸의 근육이 하나하나 느껴진다.. 손에 잡히는 미지근한 땀을 면티에 쓱쓱 닦아냈다.

역시 심사위원들…저 뽀ㄹ로 신디사이저를 보고도 미동도 하지 않다니..

“…좋습니다. 그럼 시작해 주세요”

심장이 미친듯이 뛰고 눈앞이 살짝 뿌옇게 된듯한 기분을 느끼며 첫 코드를 손가락으로 지긋이 눌렀다.

배드로…믿고있지만 당연히 잘하겠지…

눈빛교환을 한 뒤 허리를 빳빳히 세웠다.

.

이제부터 시작된다…대한민국을 휩쓸 밴드…그 첫 발걸음을 드디어 내딛는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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