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
반짝반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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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개.
마지막으로 고개 들어 무지개를 바라본게 얼마나 되었던가.
내 기억속 남은 처음이자 마지막 무지개. 아름다웠지.
그림에서 보던 것 처럼 빨간색부터 보라색까지 선명히 보이진 않았지만, 그래도 난 그 무지개가 참 기억에 남았다.
이젠 볼 수 없지만.
나는 눈이 멀지 않았다.
나는 햇빛 알러지가 있는것도 아니다.
나는 색을 보지 못하는것도 아니다.
나는 병에 걸린것도 아니다.
그러나 나는 볼 수 없다. 그 환한 무지개를
언젠가 본 교과서의 무지개는 사회 교과서의 평화를 다루는 단원에 나왔었더랬다.
왜 무지개였을까
왜
전쟁.
전쟁은 왜 일어날까
사람은 왜 사람을 죽여야 했을까
우린 왜 타인을 사랑하지는 못할 망정 죽여버려야만 했었을까 왜
나는 붉은색이 싫다. 붉은색은 아프다. 피냄새. 비려.
피비린내는 그 어떤 생선 비린내보다 고약하다. 찐득하다 못해 늘어붙고, 그게 나한테 까지 기어오르는것 같다. 슬금슬금슬금슬금
사람이 총에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 몰랐다 나는.
터졌다.
안구가.
터졌다
등돌려 도망가는 사람
조준하기는 더없이 쉬웠겠지
두개골을 관통해 안구를 짓이기며 나왔다.
붉은 피. 붉었다. 붉은 피 사이로 삐져나온 뇌.
뇌는 피에 절여져 주황빛으로 빛났다
저 멀리 보이는 내 친구
그 사람보고 얼굴이 노래져 초록색 담즙을 토했다
저멀리 푸른 남색 바다에선
보랏빛.
어느새 내 주변에 온갖 형형빛깔 재가 휘날린다.
어떤건 피에 적셔졌고
어떤건 총구에서 주황색 불꽃과 함께 터졌고
어떤건 잠깐 뚫린 하늘의 태양에 비쳐 노랬고
어떤건 풀잎에 앉았고
어떤건 물에 둥둥 떠갔고
어떤건 보랏빛으로 썩은 시체를 살포시 감쌌다.
무지개. 무지개가 보고싶다.
환하디 환한 무지개.
언젠가. 언젠가 볼 수 있을까.
언젠가 사랑하는 이들과 볼 수 있을까? 무지개.
.
무지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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