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성

6월 2주차 주체 「밴드」

중학교 2학년, 한 학년 위의 선배들이 연주한 밴드부 은퇴 공연은 한창 중2병이 진행중인 내 인생을 바꿔놓을 정도로 자극적이었다.

공연을 보고 집에 온 나는 지금까지 모아둔 저축과 부모님께 쫄라서 가불받은 용돈으로 기타를 샀고 3학년 1년간 열심히 연습했다. 빛나는 고등학교 데뷔를 위해서! 그리고 오늘 드디어 나는 밴드부 오디션을 보러간다.

“오늘부터 나는 새로 태어난다!”

[안녕하세요 ○○고등학교 밴드부입니다. 오디션 고생하셨습니다. 다만 부내에 이미 기타 지망이 많기 때문에 안타깝지만…]

거짓말이지… 실력만 보면 당연히 내가 뽑히는게 맞지 않아? 아 그건가? 면접 때 대답을 제대로 못했으니까 어딜 아싸가 연주실력 믿고 인싸 동아리에~ 같은? 확실히 내가 말주변이 없긴하지만아무리그래도그런연주실력을가진애들한테지는건

🎶~~~

아 모르는 번호…

“여, 여보세요.”

“오 받았다. 여보세요? 혹시 기타 지원했다가 떨어진 1학년 맞나요? 맞으면 2학년 2반 교실로 와줄래? 기다릴게!”

누구신데 제 나이도 알고 제 번호도 알고 제가 오늘 동아리 면접에서 떨어진 것도 알고 계신건가요…

이 정도 정보량이면 아마 상대는 내가 몇 반인지도 알테고, 안갔다간 선배 말도 안듣는 불량한 1학년이란 낙인이 찍혀서 고등학교 인생이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겠다고 생각한 나는 벽에 기대어 세워둔 기타케이스를 들고 2학년 2반 교실로 향했다. 2학년 식사시간 한창이라 그런지 교실에는 몇 명의 선배들밖에 없었다. 교실 앞문에서 우물쭈물거리고 있으니 창가쪽 맨 뒷자리에 모여있던 사람들 중 한 명이 손을 번쩍 들며 내게 외쳤다. 익숙한 얼굴이다.

“1학년~ 여기여기! 빨리 왔네!”

반갑게 웃는 얼굴. 저쪽은 당연히 날 모르겠지만 나는 저 사람이 누군지 확실히 알고있다. 나를 락스피릿의 세상에 끌어들인 장본인. 하루에도 수십번 돌려보는 재작년 은퇴 공연의 주인공. 선배였다.

여기까지 쓰고 밴드밴드 하다가 봇치더락 정주행했습니다

재밌네요 니지봇치 최고~

카테고리
#오리지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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