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큐 드림] 서머타임 레코드
음악은 태어날 때부터 재능을 타고나는 것, 그리고 양육자의 재산에 비례하여 그 명성이 정해진다고들 한다. 그것은 현실에 부딪힐 대로 부딪힌 어른들이나 하는 이야기라고. 그럼에도 알고 있다. 특히나, 압도적인 재능의 앞에서라면 더더욱 실감하게 된다.
목울대부터 폐 언저리까지 울리는 드럼 소리 위에 낮게 그르렁대는 베이스가 깔릴 때까지 평범했던 반주는 그 아이의 습관같은 피크-슬라이드 소리와 함께 한껏 백색볕을 머금었다. 고작 연습한지 한 달, 기타를 처음 쥐어본 것이 반년 전이다. 평소보다 심벌을 빠르게 내려쳤다. 기타 소리가 살짝 비틀어진 박자를 단번에 따라잡아 변주했다.
아, 정말. 질투가 날 것 같아.
애초에 연습 몇 번 온적 없잖아. 그 잘난 배구부 따라다닌다면서. 공부도 잘 하지? 세상에 열심히 하는 것 하나 없으면서 다 잘하는 기분은 어때? 네거티브한 생각들이 머리를 가득 채웠을 때 문득 숨을 들이키게 되는 시선이 느껴졌다.
세상의 모든 빛을 담을 것 같은 깨끗한 색, 아니. 색이라고 할 수 없는 투명한 것이 지금, 이 무대 위에서는 동경도, 질투도 필요 없다고. 제 멱살을 잡아올리고 고함치는 것처럼 이끄는 텔레캐스터의 무지막지한 억지에 끌려들어갔다. 미워할 래야 미워할 수가 없었다. 이따금 그 재능을 한번쯤 잃어봤으면 좋겠다고 은연중에 떠올린 음험한 나조차도 이 청춘의 한자락에 존재한다고, 지금 이 곳에서 여름을 노래하는 우리가 세상의 중심이라고 외치는 노랫소리마저 그 아이의 것이라 저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기타 치면서 노래 부르는거 어렵다고 한 지가 3주 전 쯤 아니었어?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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