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1999] 6. 별들은 빛나고

05/A bad Seance

의자를 들어올리고 내리쳤는데, 머리의 절반이 벽에서 튀어나와 있어 어쩔 수 없었다.

개인 백업 by 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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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니아 = 카르카니아나

하인리히 …이졸데? 이졸데!

살롱 하객 I 맙소사, 또 기절했어요…!

—사람들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둘러앉았다.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고, 예절이라고 여겨지는 인본주의적 배려를 표현할 뿐이었다.

살롱 하객 I …분명 냄새나는 소금을 지니고 있을 거예요, 빨리 찾아내세요….

카카니아 이게 무슨 일이죠? 실례합니다, 좀 지나갈게요! 제가 한번 보겠습니다.

하인리히 카카니아, 빨리 의사를 위한 공간을 확보하세요! 이졸데, 제 말이 들리나요? …아, 안돼. 그녀가 발작하기 시작했어요. 계속 이대로 내버려 두면 자신을 해칠겁니다. 가서 각목이라도 좀 가져오세요! 하인리히, 당신의 무대 소품 더미에 쓸 만한 건 없나요?

이졸데 흑…. 흑…. 박사님! 살려주세요…. 그들이 오고 있어요! 그 유채꽃들이… 그들이 오고 있어요!

카카니아 젠장, 너무 늦었어…. 이졸데, 입을 벌리세요!

살롱 하객 I 선생님! 손이 물려서 피가 나는데요….

카카니아 전 괜찮아요! 살롱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거죠? 방금까지는 분명 멀쩡했는데, 제가 나간지 15분도 채 지나지 않았다고요.

하인리히 모릅니다! 저희는 방금 지그문트의 시를 다 읽었을 뿐인데….

카카니아 …지그문트? 아! 시오필을 말하는 것이군요. 네, 잘 알겠네요…. 당신은 그녀의 트라우마를 되살린거죠.

살롱 하객 II 하인리히, 당신은 이졸데를 시오필의 추모 전시회에 초대하지 말았어야 했어요! 게다가 그의 유서를 공개 석상에서 읽기까지…. 그런 것들이 이졸데를 극도로 슬프게 할 거라는 사실을 당신도 분명 알고 있었을텐데요! —그 사람은 그녀의 마지막 가족이었으니까요!

하인리히 아아, 모르겠습니다…. 이졸데 씨는 아직 회복되지 않았나요?

카카니아 …네?

하인리히 그 전기충격 치료를 받고 회복됐어야 했습니다.

카카니아 무슨 헛소리를 하는 거죠? 그건 불가능해요! 슈워츠는 환자의 고통을 즐길 뿐인 사기꾼입니다. 의사가 가져야 할 기본적인 윤리 의식도 없죠! 저는 그가 어떻게 통합의학협뢰를 속였는지 알고 있어요…. 그 귀족들은 환자의 고통에는 관심이 없습니다. 누군가 ‘선진적’이고 ‘과학적’이라고 언급하기만 하면, 앞다퉈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죠…. 시대에 버림받을까봐 두려우니까요. 그들은 ‘진보’라는 화려한 개념에 눈이 멀어 정작 정신분석이라는 획기적인 발견에 코웃음을 쳤습니다.

이졸데 아—!

—날카로운 비명이 모든 사람들의 논쟁을 압도한다.

—비명을 지르는 여인은 땀을 비오듯 흘렸고, 정성스레 장식한 액자는 그녀의 두개골을 자르게 될 뼈톱으로 변했다. 그렇다. 당연하다. 그녀의 머릿속에 담긴 물이 찻물을 부은 우유처럼 번졌다.

—그것은 사랑스럽고, 즐거운 일이다. 그렇지만….

—만약 이 캔버스에 칠해진 유화와 같은 것이라면? 아니면 찻잔이라면? 반듯한 정삼각형이라면? 정사각형, 정사각형, 정사각형, 혹은 원처럼….

이졸데 안돼! 시오필—!

이졸데 …가까이 오지 마!!

—전등의 불이 꺼지고 동시에 촛불이 켜졌다.

카카니아 하하, 아하하…! 이것 봐, 시오필, 이 호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촛불에 비친 이졸데의 얼굴은 놀라울 정도로 창백했다.

이졸데 흑흑…. 아니, 이건 내 잘못이야….

이졸데 네, 네! 맞아요, 더 잘 할게요. 할 수 있어요! 저는 아직 노래할 수 있어요….

카카니아 …이졸데?!

—카카니아는 여자에게 멱살을 잡힌 채 끌려내려갔다.

이졸데 저를 봐주세요, 의사 선생님. 저 좀 살려주세요, 네? 도와주세요!

카카니아 제가 도와드릴게요, 이졸데! 이거 놔요, 일단….

하인리히 이거 야단났군…. 그녀가 불러온 것은 전부 유령들입니다! 하지만 미스 토스카(*푸치니의 오페라 ‘토스카’의 주연) 는 공연 전에만 이를 불러오는데—.

카카니아 물론 그렇겠죠! 하지만 이졸데는 지금 통제력을 잃은 상태예요. 지금 이끌린 것들은 유익한 부류가 아니라 전부 방황하는 영혼들이라고요!

이졸데 아니, 아니—! 오지마, 오지마….

—카카니아는 손을 떼고 이졸데의 흐릿한 눈을 바라보았다.

카카니아 그 사람은 그 그림들을 두려워하고 있어요! 아, 불쌍한 사람 같으니…. 오빠의 유작들을…. 아!

하인리히 카카니아 씨, 조심하세요!

카카니아 하인리히, 와서 도와주세요! —이 방황하는 유령들을 여기서 쫓아낼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카카니아 네, 이졸데. 당신은 이제 안전해요…. 자, 제 손의 압력을 느껴보세요….

—영혼들은 불쌍한 신사를 귀찮게 하느라 바빴다. 잠시 숨을 쉰 뒤, 카카니아는 손을 뻗어 이졸데의 귀를 가볍게 감쌌다.

카카니아 이 손길을 느끼면서 당신은 무언가를 생각하게 되겠죠, 그리고 그것들은 질서정연하고 무해한 상태로 천천히 당신의 뇌리에 새겨지고 있을 겁니다….

이졸데 후….

카카니아 맞아요! 아주 잘하셨어요. 긴장을 풀고 천천히 눈을 뜨면 저 것들이 천천히 땅에 떨어질 것입니다. 깃털처럼 말이에요. 살며시 잡아주세요…. —그리고 무엇을 보았는지 말해 보세요. 어떤 일이 일어났죠?

이졸데 하아… 하… 흑흑….

—여자는 이를 악물고 말을 짜내려고 애썼다.

이졸데 흑…. 닥터 슈워츠가 저한테 가르쳐주셨어요. 인간은 이성적인 생물이고…. 우리는 자신을 완벽하게 통제할 수 있다고요!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어요…. 디타스도르프 가문에 더 이상 미치광이가 있어선 안 되고요. 저는 이제 청중들로부터, 관객들로부터, 모두에게 버림받을 거예요!

카카니아 아니에요, 이졸데! 당신은 그들과 다릅니다. 병원에 가서 제대로 된 진료를 받기만 하면….

이졸데 제발, 안돼요! 전 이미 완쾌되었습니다…. 전기요법은 아주 효과가 좋았어요. 효과적이었다고요…!

카카니아 이졸데….

이졸데 저는 더 이상 어머니와 시오필처럼 될 수 없습니다…. 디타스도르프처럼…. 극단처럼…. 더 이상은….

—여인은 여전히 중얼거리고 있었으며, 호흡은 서서히 안정되어 갔다.

카카니아 … … 하인리히, 이졸데 양이 뒤에서 잠시 쉴 수 있게 부축해주세요.

하인리히 저한테 맡기세요.

—신사는 주변 하객들에게 여인을 도우라고 지시했다.

—카카니아는 자리에서 일어나 분리파의 집 문 앞으로 바람처럼 달려갔다.

하인리히 그런데 슈워츠는? 어디로 간 거지?

카카니아 —빌어먹을 슈워츠,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녹색의 인영은 입구 앞에서 빠르게 사라졌다.

하인리히 …!

—그러나 문이 닫히기도 전에 누군가가 이를 붙잡았다.

하인리히 카카니… 아, 당신은… 재단에서 온… 그리고… 안젤로티와, 이름 모를 여사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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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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