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스1999] 6. 별들은 빛나고

04/Secession Building

포크는 케이크로부터 떠나야 하는가? 예술은 전통으로부터 독립되어야 하는가?

개인 백업 by K
6
0
0

마커스 여기가 비엔나 지부 건물이군요…?! 정말… 대단해요! 이렇게 깔끔하고 심플한 벽면…. 마치 현대 예술의 전당 같은 느낌이에요! 음, 다양한 모양과 소재의 대비…. 올브리히트라는 분이 설계에 심혈을 기울였나 봐요…. 칼 씨, 여기서 일하는 건 정말 즐거울 것 같아요!

아, 이 곳은 분리파의 집입니다. 카페에서 헛소리를 하는 젋은 예술가들의 성지이죠. 그들은 예술이 전통에서 분리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제가 보기에 그것은 인간과 삶을 분리해야 한다는 소리와 비슷하게 들립니다. 저 안에는 유쾌함 대신 수수께끼의 그림과 신경쇠약에 걸린 미치광이들 뿐이죠. 하지만 사람들은 계속 분리파를 구경하고, 유사분열 도롱뇽이 번식하는 것처럼 분리파의 분리파가 생겨나기도 했죠….

저희 지부 입구는 왼편에 있으니 조금만 더 와주세요.

—거대한 골렘이 문 앞에 서 있다.

보세요, 당신도 방금 만났죠. 이것은 우리 비엔나에서 가장 충성스럽고 신뢰할 수 있는 경비원입니다. 유럽 마도학의 정점이자 촤고의 작품이죠! 1662년 런던에서 온 궁정 마도학자가 황제에게 바친 공물입니다. 수 세기 동안 충실히 제국을 지켜왔죠….

??? 아, 당신이군요!

—골렘의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의 인영이 엿보였다.

마커스 …음?

하인리히 친애하는 스카비아 씨, 당신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당신의 막내 아들 타미노는 잘 지내나요? 약혼녀와의 관계가 순조롭지 않다고 들었는데.

마커스 별난 분이시네요…. 왜 그렇게 좁은 구석에 서 계시나요?

정말 죄송합니다. 잠시만 기다려 주세요, 호프만 씨.

브라보, 하인리히. 당신의 파란만장한 예술 경력만큼이나 훌륭합니다.

하인리히 그것 참 잘 됐네요! 축복합니다, 스카비아 씨! 아, 실례했습니다.

—그는 멀찍이 서서 호프만과 마커스 쪽을 향해 고개를 약간 숙였다.

하인리히 안녕하세요, 안젤로티와 이름 모를 여사님.

—이상한 신사는 돌아서 그 신전 양식의 건물로 활기차게 걸어 들어갔다.

보세요, 저 사람은 그 정신 나간 예술가 중 한명입니다. 제 슬하엔 어린 딸 하나밖에 없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죠! 저 대머리 신사는 베를린에서 막 유학하고 돌아온 겁니다. 책을 많이 읽진 않았을텐데, 우연히 드라마에 빠져버린 모양이군요…. 제 생각에 그는 바그너와 모차르트를 너무 많이 들었고, 그로 인해 중추신경계가 손상되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을 오페라의 등장인물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눈을 아프게 만드는 현란한 레퍼토리나, 음표가 너무 많아 화려한 악장이나….

마커스 예술가들은 다 이런가요…? 음, 스카비아, 안젤로티…. 오페라 ‘토스카’의 등장인물들이군요.

이런, 주제에서 벗어났네요!

—칼은 목발로 앞에 있는 석상을 두드렸다.

빈번한 인원 출입에 적응하기 위해, 술식을 대폭 수정한 겁니다. 갑옷을 세 번 두드리고 수염을 만지면 안으로 들어갈 수 있죠. 아, 깜빡했네요! 당신들은 수염이 없습니다. 하지만… 마도학을 다룰 줄 알죠. 그렇지 않습니까?

호프만 저는 마도학자가 아닙니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저는 당신이 기대하는 유머감각을 가지고 있지 않죠.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 말은 농담이 아닙니다. 턱수염만 인식하는 것이죠. …결국 신사의 상징이군요!

—계속되는 의미 없는 대화에 선임 조사관의 인내심이 현저히 줄어든다.

호프만 … 칼 씨, 약속하신 마도학자 명단을 제게 주십시오. 우리는 재단 지부에 들어가지 않을 것입니다.

어떻게 그럴 수 있죠? 두 분은 도나우 강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놓치고 싶으신 겁니까? 마차를 타고 시내 일주도로를 구경하는 것만큼 현대 시스템의 장점만을 감상하는 좋은 방법이 없습니다! 자허 호텔도 이미 푹신한 잠자리를 마련해 놓았습니다. 혹시 두 분은 우리 국보를 맛보셨는지….

호프만 생각해주셔서 감사합니다만, 당신이 없는 두 시간 동안 우리는 이미 그것을 맛 보았습니다. 명단을 넘기세요.

—호프만의 말투는 단호하다.

호프만 시오필 폰 디타스도르프 주변 사람들을 조사하라는 본부 전보가 있었을 겁니다.

네, 안타깝네요, 본부 여사님. 여기요… 다 여기 있습니다, 다 여기 있어요! 그리고 여기, 이건… 혹시 리처드 씨를 만난다면, 반드시 이 두 장의 왕실 궁정 극장 입장권 두 장을 그분께 건네주세요…. 안부 인사와 함께요.

—호프만 씨는 먼 거리를 유지하며 점잖게 걸음을 옮겼다.

호프만 그럴게요.

마커스 …리처드 씨는 누구인가요?

호프만 1914년 본사와 비엔나 지부를 연결한 사람이야. …더 이상 역사의 틈새에 존재하지 않는 유령이지. 당시 사람들은 여전히 조상의 황금시대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며, 정부의 지위가 고대 제국처럼 강하고 영원할 것이라 믿었어.

—호프만은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칼이 목발을 움직이고 수염을 만진 다음 골렘이 열어 놓은 통로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음? 젠장, 못 지나가게 하는데?

호프만 칼 씨, 방금 농담이 아니라고 말씀하셨는데요.

그럴 리가 없습니다! 귀신이 곡할 노릇이군, 이게 웬일이지…? 파손 된 건가? 아니, 저는 갇힌 겁니다…!

골렘 ——=╩╬! ! !

—고대의 기사가 서서히 깨어나 제국의 역사만큼이나 무거운 먼지를 일으켰다.

무슨 일이지? 어떻게 방어 매커니즘이 활성화 될 수 있는거야…?

—조각상 내부에서는 고무공이 이리저리 튕기는 것과 같은 이상한 소리가 들려왔다.

호프만 이런. 마커스, 저 내면의 술식을 “읽을” 수 있겠나?

마커스 음, 동작이 느린 것 같으니….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 생각엔요.

호프만 좋아. 조심해. 이건 네게 연습의 기회야.


안 돼! 호프만 씨, 이 골렘들은 비엔나 지부 정신의 상징입니다…. 그렇게 거칠게 대하시면 안 됩니다.

호프만 적응, 개선, 발전. 마도학은 역사의 영광 속에 묻혀 전시실로 전락한 수집품이 아니라 시대의 발전에 걸맞게 부응해야 합니다. 분명히, 지금은 뭔가 문제가 생겼고, 우리는 그것을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행동이 의심스러운 경우 보고서에 이를 적어 두십시오. 당신이 자유의지를 행사하는 것에 있어 소비한 시간을 고려할 때, 우리가 기다릴 시간이 별로 없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싶습니다.

아니요, 아닙니다! 절차상 문제가 아니라고 말씀 드렸습니다! —빌어먹을, 설마 독일인이세요?

—지부장은 조용히 중얼거리더니 마침내 자신의 작업실로 들어갔다.

호프만 그 골렘에 무슨 문제가 있는 거지?

마커스 글쎄요, 구조는 매우 간단했어요. 확실히 칼 씨가 말한 것처럼 심플하고 교묘해요…. 문제는 그 부품 중 하나에 마도학 술식이 하나 더 새겨져 있었다는 거죠. 비교적 최근에 생긴 것 같은데…. 수리나 정비 중에 실수가 있지 않았을까요?

호프만 단지 그것뿐이길 바라야겠네. 칼 씨가 나오기 전에, 이걸 살펴봐. 며칠 전 외주 계약팀 전문가가 신문에 그림이 보도된 것을 발견했어. 이 그림은 자살로 사망한 예술가 시오필 폰 디타스도르프의 소유였지. ‘구원’이라는 제목의 이 거대한 유화와 함께 시가 새겨져 있었어. “최후의 심판날”, “뒤로 가는 시간”, “비의 장막”이라는 현상에 대한 언급이 있었고.

마커스 …구원과 비의 장막이요? 이건 듣기에 정말….

호프만 음, 비엔나에서 재건의 손 간부들을 목격한 다른 팀원들의 보고와 취합해보자면…. 우리는 시오필이 그의 생애동안 재건의 손 간부들과 접촉했다고 의심할 수 있지. 그리고 그는 “폭우”에서부터 “구원”되는 방법에 대한 진실을 들었을거야. 2029년, 재건의 손은 이를 마도학자 모집을 위한 협상 카드로 사용했지.

마커스 음…. 그런데 시오필이 구원받는 길을 안다면 왜 자살한 거죠?

—마커스는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잡지를 집어들고 잘려진 작은 부분을 살펴보았다.

마커스 “나는 숲을 찾고 있다, 실레노스.”

마커스 “인간에게 가장 좋은 것과 가장 놀라운 것은 무엇일까?”

마커스 & 이졸데 “그가 말하길, 탄생하지 않은 공백이다!”

이졸데 “나는 그것을 바라본다. 모든 것에 관한, 살아있는 거대한 고리.”

이졸데 “네 두 손을 동그랗게 모아 판결을 내리리라.”

이졸데 “마지막의 가소로운 백일, 역사가 사라진 황혼.”

이졸데 “세상이여! 머리는 발을 삼키고, 발은 코 끝에 닿는다.”

이졸데 “사람들이여! 땅에 머물며 하늘이 무너지기를 기다리라.”

이졸데 “어제는 내일이 되고, 내일은 어제가 된다.”

이졸데 “비의 장막 아래에서 길을 잃을 사람은 누구인가.”

이졸데 그 영원한 행복과 더 없는 은혜를 누가 받을 것인가.

이졸데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허무함은?”

하인리히 얼마나 감동적인 낭송입니까, 지글린드 양. 나의 불쌍한 친구 지그문트, 그는 공허로 돌아왔습니다. 동포 여러분, 이 살롱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우리의 쓰러진 영웅들을 위해 눈물을 흘립시다. 그는 정직하고 고귀하며 동료 시민들을 돌보아 주었습니다! 떠나기 전에도 황슴섬에 사는 동포들을 걱정하며 여기저기 뛰어다녔고, 아름다운 시와 그림을 남겼죠. 불이 모든 것을 태워 폐허와 “구원”만을 남긴 것은 유감입니다. 우리는 진보의 황금시대에 있었습니다. 우리는 깨달음이, 계몽이 역사의 무지를 청산하고, 우리를 구원의 천국으로 인도할 것이라 믿습니다. 마도학자와 인간 사이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우리는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도시 비엔나에서, 처음 세상에 왔을 때처럼 손을 잡고 등을 맞대게 될 것입니다.

하인리히 “세상이여! 머리는 발을 삼키고, 발은 코 끝에 닿는다.”

하인리히 그러나 지금 마도학자들의 생활공간은 압축되고 점유되고 있습니다. 우리의 언어로 말하고자 하는 욕망은 우리를 고향의 이방인으로 만듭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그문트의 유작을 전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단순히 죽은자를 추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이는 또한 그의 정신, 동포에 대한 관심, 그리고 시대의 가장 비극적인 질문을 기념하기 위한 것이기도 합니다.

—사람들은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고 몇몇 여자들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하인리히 슬퍼하지 마세요, 동포들이여! 그는 우리에게 라인강의 황금을 남겨주었습니다! 우리는 전시회를 통해 모금한 자금을 이용하여 미등록 마도학잗르의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입니다.

살롱 하객 I 비엔나에서 가장 젋고 걸출한 여성 오페라 가수이자 시오필의 여동생인 미스 이졸데가 구체적인 내용을 소개할 것입니다.

—박수 속에 하인리히는 살짝 고개를 숙이고 진정한 주역에게 무대를 넘긴다.

이졸데

—그녀는 가벼운 발걸음을 내디뎠다.

마커스 알겠어요…. 우리가 조사해야 할 사람은 바로 시오필 주변에서 접촉한 인물들이죠. 그 중에는 재건의 손이 있을수도 있겠네요.

—멘토는 고개를 끄덕이며 마커스에게 문서 더미를 건네주었다.

호프만 관료 체계에 문제가 있는 것은 맞지만, 이 시대를 헤쳐 나가려면 비엔나 지부의 도움이 필요해. 영장, 소개장, 증거 수집 허가……. 이 시대에 필요한 모든 공식 증명서류, 그리고 1914년 비엔나에 등록된 모든 마도학자들의 명단. 그러나 기밀 유지 요구 사항이 있으니 우리는 저들과 심층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하지 않는거야. 다음 조사에서 그들은 우리에게 인적 자원을 제공하겠지.

—마커스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고선 무거운 마도학자 명단을 펼쳤다. 이번에는 한눈팔지 않았다는 것을 필사적으로 증명해야했다.

호프만 …마커스, 하루종일 문자 ‘A’행을 보고 있을 생각이야? 우리가 찾는 것은 시오필이야.

마커스 지, 지금 제가 A행을 보려고 하는 걸 어떻게 아셨죠?

—견습생은 어깨를 움츠렸다. 마도술의 도움으로 그녀는 멘토가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찾았다.

마커스 시오필은 평생동안 매직 서클이라는 예술가 집단에 소속되어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어요. 그들은 아까 그 분리파의 집에서 자주 만난 모양이에요. 호프만 선생님, 어쩌면 우리가 접촉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 아—!

호프만 무슨 일이지?

마커스 마도술의 파동이 강하게 느껴져요. …저기서 넘어온 거예요!

—마커스는 분리파의 문 족을 바라보았다.

마커스 저건 아마……. …인 것 같아요.

마커스 …유령?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