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 후기

상징적 관점에서 바라본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대하여.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관람 후기

라즈베리 by 티아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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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기는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 2022년 4연 박칼린, 2024년도 3월16일 공연, 4월 10일 공연과 캐스트를 기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극에 대한 전반적인 스토리라인을 포함하며 반전 요소 및 트리거 <조울증-양극성 장애로 인한 자해, 자살 시도, 마약, 약물 오남용 > 를 포함하고있습니다. 주의 하십시오.


들어가며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의 스토리

겉으로는 평범해 보이는 ‘굿맨’ 가족. 이곳에는 과거의 상처로 인해 조울증을 앓으며 살아가는 엄마 다이애나, 천재인 딸 나탈리, 다이애나를 사랑하며 곁을 지키는 아빠 댄. 쾌활하고 자랑스러운 아들 게이브. 평범해보이는 ‘굿맨 가족’. 그러나 아들 게이브는 16년전에 죽었고, 아들이 살아있다 것은 다이애나의 과대망상증이라는 것이 밝혀지며 극의 분위기는 반전된다.

날이 갈수록 다이애나의 상처는 깊어만 가고 가족들은 힘들어한다. 죽은 아들만 챙기는 아픈 엄마와 소외감을 느끼는 딸 나탈리, 점차 다이애나를 버티기 힘들어하는 아빠 댄. 죽은 아들 게이브는 온 집안에 자신의 영향력을 과시하며 다이애나의 치료를 방해하고 나탈리를 억압한다. 새로운 정신과 의사 매든 박사를 만나 점차 호전되던 다이애나는 게이브의 손에 이끌려 끝내 자살 시도를 한다. (나탈리는 어머니의 마약성 약물을 오남용하며 견디기 힘든 현실에서 도피를 한다. 그를 말리는 그녀의 남자친구 헨리) 그런 다이애나에게 전기 치료 요법을 권한 매든 박사와 댄. 어렵게 이를 받아들인 다이애나는 부작용으로 그만 모든 기억을 잃고 만다.

‘좋은 기억’들만 남기고 ‘나쁜 기억’(게이브)는 잊자며 기억을 통제하려는 댄을 알아채고 배신감을 느낀 다이애나는 다시 한번 매든 박사를 찾아간다. 치료를 포기하려하는 다이애나에게 매든 박사는 제발 치료를 포기하지 말아달라고 권한다. 댄을 떠나 홀로서기를 다짐한 다이애나는 나탈리와 서로의 진심을 마주하며 서로의 평안을 빌며 화해를 하고 ,다이애나는 결국 굿맨 가족을 떠난다. 남겨진 댄에게 어둠 속에서 죽은 아들 게이브가 나타나 왜 자신을 모른척 하냐고 하며 댄 또한 죽은 아들의 망상을 보고 있었음이 밝혀진다.

댄은 매든 박사의 권유에 따라 상담 치료를 받기로 하고, 다이애나는 부모님의 집에서 지내며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나탈리는 그동안 자신의 곁을 지킨 남자친구 헨리와 원만한 관계로 회복한다.

-상징적 관점에서 바라본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에 대하여-

Part 1: 대표 상징물 : 몽롱하게 뜨인 눈

위 이미지는 <넥스트 투 노멀>의 표지 및 대표적인 썸네일이다.

“몽롱한 위로 치켜뜬 눈동자는 최면에 걸리기 쉬운 상태의 눈동자의 모습이다.(눈을 위로 뜨는 모습에 따라 최면에 걸리기 쉬운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정신과 전문의 임준석 님의 후기 : https://m.blog.naver.com/verydoc/222739012217?referrerCode=1

실제로 극 중에서 몽롱한 눈의 상징물이 등장하는 건 1. 다이애나가 최면 치료를 받는 순간 / 2. 전기자극치료 (Electroconvulsive Therapy, ECT) 순간 뿐이다.

<넥스트 투 노멀> 2024 프로그램 북 발췌

Part 2 : 죽은 아들? 혹은 망상? 그 이름은 게이브.

- ‘게이브’가 굿맨 가족에게 끼친 영향력에 대하여.

성명학적 관점에서 ‘게이브‘를 바라보기로 했다. 우선 그의 본명 가브리엘을 살펴보자. 무언가를 부르는 호칭에는 존재의 본질을 엿보이니. 가브리엘 : Gabriel 의 뜻은 '강한 사람', '영웅' 이다. 그리고 ‘꿈‘를 관장하는 천사의 이름이다. 그리고 게이브(Gabe)는 가브리엘의 남성적 애칭이다.

<난 살아있어 / 난 살아있어 리프라이즈>

“난 너의 꿈. 두려움. 뭐든 원하는 건 다 돼 줄게.“ / ”나는 기억 그 이상. 난 어둠. 안개. 나는 미스테리.“

< I Dreamed A Dance : 춤을 췄어 우린>

(‘천사‘로 비유된 게이브)

이렇듯 게이브는 하나로 정의 될 수없는 특성을 가지고있다. 그것이 굿맨 가족이 앓고있는 ‘게이브‘의 실체이다.

게이브는 댄과 다이애나가 보는 죽은 아들의 환각이자 망상이고 꿈. 두려움. 미스테리. 그녀의 천사, 의지를 흐리게하는 안개. 사랑스럽고 완벽한 아들.그리고 굿맨 가족을 집어삼킨 우울감이자 병세, 공통된 트라우마이다.

이렇듯 ‘게이브‘는 하나로 단정 되어질 수 없다. 우리의 병증과 아픔처럼.

Part: 색채심리학 color psychology 관점에서 바라본 연출

- 무대조명과 달라지는 의상의 상징색에 대하여.

자주색이 특별하고 권력을 상징하는 색. (생략) 오늘날에는 색상환에서 주요 색인 빨간색과 파란색의 사이에 낀 보조색이라 여긴다. 언어의 측면에서도 자주는 빨강, 파랑, 심지어 종종 검정에 종속된 색이라고도 여겨진다.

컬러의 말 | 카시아 세인트 클레어 저/이용재 역

붉은 색(빨강)은 정열,흥분,피,자유를 연상시키며 불안정한 정신상태,감정의 극한대립을 상징한다.

파란색은 불안, 고독, 공포등이 사리진 심리적 이미지를 상징한다.

-애니메이션에 적용된 색채의 심리적 의미전달- 진정식


<넥스트 투 노멀> 2024 프로그램 북 발췌

죽은 채 사는 기분
찬란했던 나의 꿈은
바로 잿빛이 되고
발은 땅에 붙었는데
죽음이 날 쫓아와
넌 몰라 난 너를 알아
넌 아프다지만
안 그래 보여 넌 몰라
이 절망의 끝

<넌 몰라 / You Don't Know >

<넥스트 투 노멀> 에서 가장 대표적인 붉은색은 1막에서 ‘자신의 괴로움을 네가 아냐며 소리치는 다이애나의 선명한 붉은 원피스‘이다. 그리고 뒤를 장식하는 붉은 색 배경. 이렇듯 <넥스트 투 노멀>에서 붉은 색은 ‘경고등’,‘공격성’,‘감정의 격양’등으로 사용됐다.

말해줄래
뭐가 두려운 건지

<바로 나/ I Am The One>

<넥스트 투 노멀>에서 파랑색은 1막에서는 ‘침체, 정상’의 키워드를 가진다. 이는 1막의 < 바로 나/ I Am The One> 다이애나와 대조된 댄의 검푸른 색 니트 조끼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이 색상은 해당 넘버에서 상대적으로 댄을 차분하고 진정된 사람으로 보이게 만든다.

(무대에 전체적으로 설치된 Yellow 노랑색 조명은 ‘강조‘의 의미를 가진다. 또는 해당 넘버를 부르는 등장인물의 영역-나아가 영향력을 상징한다.)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는 보라색을 ‘휴식처로 가고 싶게 하는’ ‘보라색과 푸른빛의 적색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나약하고 꺼져가는듯 한 슬픔을 띄며, 나이 많은 여성의 의상에 적합한 색’이라고 하였으며, (생략)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는 ‘바이올렛의 광선을 풍경에 투사하면 이 세상의 최후와도 같은 공포가 연상 된다’라고 하였으며, 적색에 청색을 가하면 “견딜 수 없는 현재”를 나타낸다고 하였다.130)

이상에서 보라색은 죽음과 심리학적으로 연약함이나 미성숙함, 우울공포 등 의기소침한 정서와 연관되어 표현되었으며, 색의 대비효과에 따라서 강압적, 위협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나타내는 것을 알 수가 있다

보라색은 잘 못 합성되었을 때는 혐오 등의 심리적 동요를 일으키는 부정적인 색으로 상징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디자인학 석사학위논문: 보라색의 상징성 연구 - 서양 복식을 중심으로 - 전영심

<넥스트 투 노멀> 2024 프로그램 북 발췌

심리학적으로 볼 때 보라색은 외향적 심리를 나타내는 Red과 구심적 심리를 나타내는 Blue가 혼합된 색으로, 대립되는 양면성의 감정이 혼재된 심리를 나타내는 색이다. 실제로 <넥스트 투 노멀> 에서는 보라색 조명을 쓴 때도 있지만 붉은 색과 푸른색 스포트라이트를 겹쳐 관색들이 색을 보라색으로 인지하도록 유도한다.

이렇듯 슬픔, 불안, 우울.미성숙, 혼란을 뜻하던 보라색은 극이 2막으로 넘어가며 다른 의미로 확장된다.

바로 치유와 회복 즉, 자기긍정이다.

매일 매일
괜찮기만 기도해
무뎌지려 해 봐도
상처는 낫지 않아
유령에 쫓겨도
가는 거야
가야만해

/


매일 매일
길 찾아갈 의지를 줘

Light (빛) 넘버 가사

피날레를 장식한 <Light : 빛>을 보라. 이 장면은 ‘정상적‘이지 않아도 좋으니 내일의 삶을 살아가겠다는 다짐를 표현한다. 즉, 병증을 앓고있는 자기 자신을 긍정하고 인지한 다음부터 치료의 시작이라는 극의 메세지를 명확히 드러내고있다.( ’빛’을 노래하며 일제히 무대앞으로 나온 등장인물들은 전부 보라색 아이템을 걸치고있다.)

어떤 치료,어떤 지침(메뉴얼)도 상실의 고통을 벗어나는 지름길이 되어주지는 못합니다. 단 하나 할 수 있는 것 아픔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이며, 말 그대로의 슬퍼할 권리‘를 잃지 않고 누리는 것.

- <Greeting> 2024년도 프로그램 북 발췌-

넥스트 투 노멀은 삶엔 완벽함이란 없고, 단계를 밟아나가야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그때의 감정과 그 순간으로 소중하다는 것을 우리 손에 쥐여 주었다. 항상 지나고서야 안다. 그리고는 벗어나려 그 아픈 발버둥의 순환을 반복한다. 어쩌면 그 뻔한 되풀이가 우리는 이길 수 없는, 그리고 극복하지않아도 될 ‘보통의 평범한’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비창(悲愴)에서 빛창(光窓)으로. 극단 ‘주변’의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Next To Normal) 중 발췌-

이 작품이 전하고 싶어하는 메세지는 실로 명확하다. 고통을 억누르고 (다이애나) ,감정을 외면하고 기억을 억지로 통제하려는 것으로는 (댄) 우리는 나아질 수 없다. 우리가 나아지기 위해서는 그저 자신이 받은 상처과 고통을 똑바로 직시 해야한다. 자신이 아프고 고통스러웠음을 인정하고-자신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긍정 해야 한다. 그것이 치료를 위한 한 걸음이다.

현대 의학이 아무리 뛰어나다 해도 완치란 없고, 날 ‘정상’으로 돌려 줄 쉽고 완벽한 약물이나 치료은 없고, 마법처럼 나타나 날 구원해 줄 누군가도 없다. 고통받는 그들을 구하는 것은 그들 스스로이다. ’정상적’이지 않아도 좋다. 울며 주저 앉아도 좋으니 단 한 걸음이라도 더 나아가겠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과 회복에 대한 스스로의 강한 의지.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과 긍정만이 어둠 속 한 줄기 빛이 되어 줄 것이다.

슬퍼하고 고통받은 모두를 위해 대신하여 목소리를 내는 작품. <넥스트 투 노멀> 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PS . 2회차에 걸쳐 같이 관람 및 토론을 나누어준 해류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 240407 넥toN0 후기 | 펜슬 (http://pencil.so)


  1. 전주곡 <밤> 은 피날레 넘버 <빛>과 본질적으로 같은 멜로디의 넘버이다. 참고로 피날레 <Light : 빛>은 저마다의 상실과 고통을 받아들이고 치료와 한 걸음이라도 좋으니 더 나은 내일의 삶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다짐을 표현한 넘버, 그것이 전주곡에 나왔다는 것은 삶에 어둠과 빛은 필수적이며 내일을 향한 희망이 이 극의 본질이라는 것이다.

  2. <Just Another Day(그저 또 다른 날)> “게이브: 영원히 살 것만 같아.“ ”댄: 멀리하고 싶지만 갈데 없어“

  3. <My Psychopharmacologist And I : 내 신경정신과 의사와 나> : “없으면 죽어. 내 신경정신과 의사와 나.“ 이는 다이애나의 과대망상증 증세 중 일부로 보이는 ‘의사와의 로맨스’는 가족조차 모르는 내밀한 이야기를 나누는 상담자+무의식적으로도 치료만이 자신이 살길이라는 걸 직감 했기 때문에 담당의에게 로맨틱한 감정을 꿈꿔서라도 정을 붙이려는 시도라 추측한다.

  4. ( 이하10번 항목까지 저장 오류로 날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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