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카구레이] 무게

lumination b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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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협력의 자료를 받으러 카구라씨의 아틀리에에 방문 한 날. 나는 커다란 짐 박스를 옮기고 있는 카구라씨에게 '의외로 힘 쓰시네요'라는 말을 꺼냈을 뿐인데... 왜 이런 흐름이 된 걸까.

"내가 너 하나도 못 들것 같아?"

"...솔직히 말해도 되나요?"

"방금 그 말로 대답 들은 것 같아서 짜증 나는데"

나를 노려보는 카구라씨의 시선에 '먼저 물어 봤으면서.' 라는 말은 목구멍 뒤로 삼켰다. 그야 정말로 못 들을 것 같았으니까. 카구라씨는 메구쨩이 '종이'라고 표현할 만큼 원래 몸이 가늘고, 항상 작업에 몰두하느라 밤을 새우기 일수라 쓰러진 적도 허다하다고 들은 기억이 있기에, 그가 나를 들 수 있을 거라 생각되진 않았다.

그야 카구라씨가 나를 들어 올린 적은... 있긴 하다. 하지만 그땐 그때고, 지금은, 가을이라고 신나게 맛있는 걸 먹었더니 살쪘단 말이야! 카구라씨에게는 그것조차 간파 당했을 것 같지만... 조금 우울해진 나는 이 의미 없는 대화를 어서 끝내고 싶어졌다.

"그보다, 온 김에 도와드릴게요. 이건 어디에 옮기면 되나요?"

"네 도움 같은 거 필요 없으니까 놔둬. 나 혼자서 충분해."

"그러지 말고... 다른 스태프 분들도 안 계시잖아요."

"하아... 됐다니까."

쌓여있는 박스에 손을 뻗자, 카구라씨가 내 손목을 잡아 만류한다. 정말 돕고 싶어서 그런 건데...내가 만져서는 안될 물건이라도 있나 보다. 하고 곧바로 손을 거두려 할 때. '가만히 있어'라고 말한 카구라씨가 내 쪽으로 다가왔다.

"!?"

"너 하나는 들 수 있다고 했잖아"

뭘하는건가 싶더니, 나에게 다가온 카구라씨는 가느다랗게 보였던 그 손으로, 허리와 다리를 감싸 나를 번쩍 안아 올렸다. 아직 끝나지 않은 거야? 당황한 나는 그에게 당장 내려줄 것을 요구했지만...

"흐음. 이즈미, 너 저번보다 체중이―― "

"...으아악!"

"윽,...귓가에 대고 소리 지르지 말아 줄래"

"그, 그런 민감한 얘기는 하지 말아 주세요."

저도 모르게 소리 지른 목소리가 시끄러웠는지 얼굴을 찌푸리며 나를 내려 준 카구라씨. 하지만 그것도 잠시, '그것 봐, 들 수 있다고 했잖아?'라는 듯한 의기양양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쪽은 놀라서 심장도 두근거리고 있는데...! 역시 이대로는 조금 분해.

"저도 카구라씨 정도는 들을 수 있어요!"

"네가 바보같이 힘 좋은 건 알고 있어"

"...흥."

"잠, 뭐 하는 거야 이즈미!"

분한 마음에 그의 허리를 감싸 안아 그를 들어 보려 실랑이 하고 있을 때. 타이밍 좋게 아틀리에의 문을 열고 들어온 하토리 씨의 '내가 방해했나 보네' 라는 말에 그제야 카구라씨와의 거리감을 깨달은 나는 허둥거리며 그에게서 떨어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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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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