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스가레이] 여자친구

lumination by 100
3
0
0

주말. 쇼핑을 위해 거리를 돌아다니던 중, 저 멀리서 걸어가는 스가노군을 발견했다. 반가움에 말을 걸려 다가간 순간, 인파 속에서 나온 귀여운 여자애가 스가노군에게 팔짱을 껴오더니――

"......"

대화를 나누며 즐겁게 웃는 두 사람의 모습에, 그대로 다가가던 걸음을 멈췄다... 스가노군, 여자친구가 있었구나. 일로 알게 된 사이지만 그래도 아주 친해졌다고 생각했는데. 미리 말해주지 않은 것에 어쩐지 섭섭한 마음이 들었다. 음, 그래. 스가노군도 사생활이란 게 있으니까... 나는 충격받은 자신을 위로하며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옮긴 것이었다.

"레이, 다음에 데이트하지 않을래?"

"응?"

다음날. 수사기획과를 방문한 스가노군이 돌연, 그렇게 물어왔다. 물론, 스가노군에게 이런 말을 들은 건 처음이 아니다. 그래, 처음이 아니지... 만, 여자친구 있는 거 아니었어!? 지금 여자친구가 있는데 데이트 신청 같은 거 해도 되는 거야? 이 사실을 직장에서 물어봐도 되는지 망설이며 대답하지 못하고 있자 스가노군이 내 눈앞에서 손을 흔들어 보인다.

"레이? 듣고 있어~?"

"...왜?"

"그야 하고 싶으니까?"

"아니아니... 저기"

어떻게 이렇게 뻔뻔한 거지? 스가노군의 당당한 태도에 어이가 없다. 하지만 스가노군도 여자친구가 있다고 말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고, 어쨌든 거절하려 할 때, 옆자리에 있던 나츠메군이 참견해왔다.

"스가노군, 취향 정말 독특하네"

"아하하, 레이 엄청 귀엽잖아"

"개인 취향은 존중해줄게"

"나츠메군은 취향이 아니라는 거? 다행이다."

"...엇, 진짜 레이쨩이 취향이야?"

"계속 그렇게 말했잖아? 그치, 레이?"

"어.....?"

이거 혹시, 여친이 있다는걸 숨기기 위한 연막작전 같은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상황에, 나는 스가노군에게 다가오라는 의미로 작게 손짓했다. 그러자 나츠메군을 등지고 이쪽으로 몸을 숙여준 스가노군의 귓가에, 작게 속삭였다.

"뭐야뭐야~비밀 얘기?"

"...스가노군, 여자친구 있지 않아?"

내 말에 스가노군은, 재밌는 얘기를 들은 듯 웃으며 나와 마찬가지로 귓가에 속삭여 온다.

"아직 없지만, 레이가 해준다면 있어."

"응??"

귓가에 닿는 따듯한 숨결에 간지러워하는 것도 잠시, 방금 들은 내용에 눈을 크게 뜨고 스가노군을 바라보고 있을 때. 아직도 이쪽을 보고 있던 나츠메군이 입을 열었다.

"아오야마씨~ 이 두 사람 직장에서 꽁냥거려요"

"...이즈미, 적당히 해라"

"그런 거 아니에요!"

나를 놀리며 다 같이 웃는 분위기 속에, 스가노군은 '그럼, 나중에 연락할게!'라며 과를 빠져나간다. 아니, 그래서 여자 친구가 있다는 거야 없다는 거야!? 나는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 일도 손에 제대로 잡히지 않았고, 퇴근 후 스가노군을 다시 만나 '그냥 아는 여자애야'라는 말을 듣고 나서 겨우 안심한 것이었다.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