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뱅

양이 한 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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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llo world by no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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ㅂㅂㅊ은 이대로 걍 진짜 쫑인가?

                            익명 1495 | 04. 30 | Am 02:33 

재활하고 재복귀 이런 거 못 하나 걍 아까워서 그럼

병발 씨찬이형 ㅠ! 존나 사랑했다

- 덧글 (37) -

익명 2042

⎿ 은퇴 선언한 지 벌써 반년인데 그만 끌고 오면 안 돼?

익명 5720

⎿ ?ㅋㅋ 위에 왤케 예민함?

익명 0031

⎿ 근데 난 그 얼굴이면 농구 안 하고 얼굴 팔아먹고 삼 

몸 갈아서 농구 왜 함~ 앙 광고개꿀띠~

익명 7729

⎿ ㄹㅇ 농구가 잡아간 연예계 인재인데

익명 9883

⎿ @익명 0031 ㅅㅂ 부상으로 은퇴한 선수한테 그게 할 말인가

익명 6492

⎿ @익명 9883 ? ㅇ다음씹선비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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씹새끼들. 마우스 휠을 굴리던 최종수의 손가락이 멈춘다. 밖에서 비밀번호 누르는 소리가 들렸다. 창을 끄고 마우스를 놓는다. 몸을 일으키며 뒤로 밀린 의자가 도르르 굴렀다. 현관에서 박병찬이 신발을 벗었다. 뒤축을 긁자 병찬의 신발이 나동그라졌다. 병원에서 뭐래. ……야, 형아 숨은 좀 돌리자. 뭐가 그렇게, 병원에서 뭐라고 그랬냐고. 무슨 말을 해, 평소랑 똑같지. 병찬의 눈이 켜진 본체를 훑고 종수에게 향한다. 벌어지다 다물리는 입, 몸이 부엌으로 돌았다. 식탁에 저거 뭐야? 엄마한테 파김치 받아왔어, 너 그거 좋아한다고. 어머님이? 누가 어머님이야. 밥은. 글쎄, 나 별로 생각 없는데. 배고프면 먼저 먹던가, 나 들어가서 좀 쉰다. 병찬이 짧게 종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대답을 듣기도 전에 몸을 움직이는 건 새로 생긴 병찬의 버릇이었다. 병찬의 방문이 주인을 들여보내고 곧장 닫혔다. 

은퇴 육 개월, 병찬의 말수는 조금 줄어들었다. 그러나 그 정도였다. 종수가 문을 두드리면 병찬은 문을 열었고, 말없이 옆에 누우면 아이고, 탄식하면서도 종수를 바라보고 누웠고, 가끔은 고등학교며 대학 동창을 만났고, 여전히 종수의 잠 못 드는 밤을 염려했다. 밤중에 종수가 핸드폰을 쥐면 잠시 방치했다가, 화면을 오래 본다 싶으면 팔을 뻗었다. 종수의 검색창에 제 이름 석 자가 적힌 것도 보지 않고, 나르시즘이다, 그거. 웃음기 없는 농을 던지며 종수의 눈을 감겼다. 박병찬과 연애 사 년. 종수가 배운 건 병찬이 의외로 폐쇄적인 사람이라는 점이었다. 자발적으로 입을 여는 게 아니면 스스로의 고민도, 상념도 밖으로 뱉지 않았다. 종수는 그 점이 가끔 답답했으나, 스스로도 결코 개방적인 사람이라 장담할 수 없었기에 학습한 대로 병찬을 방치했다. 정확히는 병찬이 입을 열기를 기다렸다. 그동안 무슨 생각을 했는지, 무엇이 괴로웠는지, 앞으로 너는,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살기를 바라는지 따위를 듣고 싶어서. 

그러니 어느 날 새벽 세 시, 불현듯 병찬이 제 몸을 흔들고 일어나보라며 재촉해도 종수는 화를 내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시간을 확인한 게 한 시 반, 그 뒤로도 몇 번은 몸을 뒤척였으니 채 한 시간도 눈을 붙이지 못했다. 왜…. 완벽하게 잠긴 목소리로 종수가 묻자 병찬은 눈앞에서 차 키를 흔들었다. 종수야, 우리 바다 갈까? 종수가 베개에 눌린 머리를 털었다. 너 인천 살았잖아. 근데, 왜 씨발 맨날 바다 타령이야…. 종수가 차 키를 쥐었다. 잠에서 깨려 몇 번이고 손으로 눈두덩을 눌렀다. 너 그거 편견이야, 인마. 병찬이 후드 모자를 뒤집어썼다.

서해안은 맨날 봐서 별로인데, 동해로 갈까? 편견은 얼어 죽을. 종수의 말에도 병찬은 작게 흥얼거리는 게 전부였다. 조수석에서 잠깐 핸드폰을 만지작거리다 내비게이션을 눌렀다. 두 시간하고도 사십 분. 강릉 어드메에 찍힌 목적지를 보며 시동을 건다. 병찬은 종종 변덕스러웠고, 종수는 변덕의 영역에 자신이 포함되어 있음에 만족했다. 평일 새벽의 영동고속도로는 제한속도를 모르는 화물차 몇 대가 전부였다. 막힘없이 길게 뻗은 도로에 종수가 엑셀을 밟았다. 형은 호상이 꿈이야. 창틀 위로 턱을 괸 채 병찬이 말했다. 몇 마디 대꾸를 끝으로 드문드문 정적을 깨는 건 카 오디오의 음악 소리 정도였다. 가끔 병찬은 작게 노래를 따라부르다 입을 다물기를 반복했다.

해변 근처 주차장에 차를 대고 모래사장을 밟은 건 수평선 너머로 해가 꾸물거릴 무렵이었다. 바다에서 해 뜨는 거 진짜 간만에 본다. 몇 걸음 걷다 모래사장 위로 병찬이 주저앉았다. 종수가 그 옆으로 나란히 섰다. 해 뜨는 거 보자고 사람을 새벽에……. 온 김에 관광도 하고 그러는 거지. 병찬이 위로 고개를 들었다. 얕게 눈썹을 까딱거려도 종수의 눈높이는 낮아지지 않는다. 야, 나 배고파. 바다 위로 병찬의 시선이 떨어졌다. 해 뜨는 것만 마저 보고 밥 먹으러 가, 뭐 먹을래. 너 먹고 싶은 거. 최종수 굶어야겠네……. 

해변에 사람이 몰릴 시즌이 아니었기에, 이른 시간부터 문을 여는 건 동네 시장의 안쪽 정도였다. 해산물이 들어간 몇 개의 메뉴를 먹고, 식당의 수족관을 구경했다. 병찬은 성게와 종수를 번갈아 보며 닮았다, 중얼거렸고 종수는 가오리를 가리켰다. 너나. 해가 높아지며 시장 내부가 활기를 띠었다. 두어 개의 기념품 가게를 돌아다니고, 길거리 음식들을 주워먹었다. 병찬의 다리를 쉬게 할 겸, 카페에 앉아 음료를 시켰다. 병찬은 카페 창밖 너머로 오가는 사람들에게 자주 시선을 뒀다. 종수가 컵을 반쯤 비우는 동안 병찬이 음료에 입을 대는 일은 적었다. 사진 안 찍네. 응? 어디 가면 정신 사나울 정도로 찍어대더니. 그냥 훌쩍 왔잖아, 배터리 없어. 병찬이 핸드폰을 흔들었다. 액정 끄트머리로 배터리가 60% 조금 넘게 남아있었다.

밤바다 보고 싶다, 병찬의 한 마디에 마지막 목적지는 다시 해변이었다. 아침보다 해변을 거니는 사람이 늘었다. 작은 스파클을 터트리는 무리, 아이의 작은 손을 쥐고 맨발로 모래사장을 걷는 가족들 사이에서 연인들이 시답잖은 장난을 치며 뛰고 있었다. 종수는 뻑뻑한 눈을 문질렀다. 가뜩이나 적은 잠을 방해받은 후폭풍이 서서히 나타났다. 이대로 운전대를 잡는다면 병찬의 꿈은 허상이 될 테다. 종수의 발이 병찬의 발을 건드렸다. 모래사장과 인도를 구분하는 돌벽 위, 까딱거리던 다리가 멈췄다. 가자고? 아니, 자고 가. 나 피곤해서 운전 못 해. 그러던가, 근데 나 숙소 안 잡았는데. 차에서 그냥 잘까? 미쳤어? 니 다리를 생각해. 앞으로 걷기만 할 다리인데 뭐가 문제냐. 씨발, …숙소 찾아볼게. 종수의 엄지가 액정을 두드렸다. 

몇 번이고 숙박 앱을 뒤적인 끝에 가까스로 잡은 방은 낡은 여관이었다. 색색깔의 비닐막을 가르고 들어간 내부가 후줄근했다. 카드키 대신 방 호수가 적힌 열쇠를 받아 든다. 사 층의 낮은 모텔에 엘리베이터는 사치였다. 센서등이 깜빡거리는 계단을 타고 방문을 연다. 거실과 방의 구분이 없는 작은 공간 구석에 침구가 접혀 있었다. 와, 나 저 이불 할머니 댁에서 본 것 같은데. 방이 없었다고. 형은 싫단 소리는 안 했다. 병찬이 신발을 벗자 모래가 후두둑 떨어졌다. 종수의 처지도 다르지 않았다. 양말과 발목에 묻은 모래를 털다 곧장 화장실로 들어갔다. 먼저 씻는다. 종수야, 이거 가져가. 병찬이 비닐팩을 던졌다. 반투명한 비닐 너머로 일회용 세면용품과 러브젤, 콘돔 따위가 비쳤다. 

이불을 펼치니 남는 공간이 빠듯했다. 작은 냉장고의 모터 소리가 컸다. 낡은 여관의 좋은 점은 창을 열면 바닷소리가 들린다는 점뿐이었다. 반쯤 연 창문 사이로 모래 쓸리는 소리가 들렸다. 종수는 퇴실 시간에 맞춰 알람을 설정했다. 핸드폰의 배터리가 아침까지 버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다음부터는 나 깨우기 전에 방부터 잡아. 병찬의 대꾸가 없었다. 먼저 잠들었겠거니, 짐작하고 안 까는 것과 다름없을 홑이불 위로 누우니 등이 배겼다. 종수가 뒤척일 때마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났다. 너 매트리스 아래에 콩 있으면 못 자지. 자는 줄 알았던 병찬이 불현듯 입을 열었다. 뭔 헛소리야, 매트리스 아래에 있는 걸 어떻게 알아…. 그런 동화가 있어, 몰라? 몰라. 유튜브는 이런 건 안 가르쳐주냐, 왜. 종수가 몸을 모로 뉘었다. 창가를 바라본 채 쪼그려 누운 병찬의 등이 보인다. 잠이나 자. 팔을 뻗어 병찬의 몸을 돌렸다. 접힌 다리가 아래로 느리게 내려갔다.

눈은 감았으나 끊임없이 냉장고의 모터가 돌아가는 환경에 쉬이 잠이 올 리 없었다. 어둑한 시야 사이, 천장을 바라보는 병찬이 보였다. 병찬은 눈을 길게 감는가, 싶으면 다시 뜨고. 다리를 몇 번 굽히다가 내려놓기를 반복했다. 중간중간 앉아서 쉬었다지만 걷는 시간이 길었다. 무릎이 아프냐며, 종수가 입을 열려던 찰나 병찬의 목소리가 말문을 끊었다. 종수야, 이제 너 잠 안 와도 형아가 못 놀아줘서 어떡하냐. ……자라니까 뭔 소리야. 아까 봤어? 해변에서 나 잡아봐라도 못 해. 바로 잡히면 재미없잖냐. 필요 없으니까 잠이나 자, 언제는 그런 거 했다고. 종수 취하면 업어주지도 못하고, 아침에 같이 뛰지도 못하고. 무슨 말이 하고 싶은데, 나불거릴 체력 남았으면,  ……우리 헤어질까? 아, 씨발 진짜. 박병찬 왜 이러는데. 기어코 종수의 상체가 들렸다. 병찬이 몇 번이고 스스로의 얼굴을 쓸어내렸다. 깊게 숨을 들이켰다가 이를 꽉 물었다. 아, 앞으로 나 뭐 하고 사냐……. 내뱉은 숨처럼 묵직한 말이 여관의 끈적한 장판 위로 붙었다. 종수의 기척을 눈치챘으나, 병찬은 다시 창가로 몸을 돌렸다. 더 이상 병찬을 기다릴 수 없었다. 종수는 병찬의 어깨를 누르려다가 그저 그 위로 손을 올렸다.

너, …얘기 좀 해. 형아 졸려, 내일. 아까까지 나불대던 건 누군데. 진짜야. 나 지금 졸려, 종수야. 나랑 뭐 하자는 건데, 내가 니 쓰레기통이냐? 혼자 지랄맞은 거 중얼대다 입 다물면 끝이냐고. 잠깐 헛소리 한 거라고 생각해, 내가 무슨 말만 하면 헛소리하지 말라며, 그냥 그런 거라고. 씨발, 그게 어떻게 헛소리인데! 니 아직도 내가 대가리에 피 덜 마른 애새끼처럼 보여? 헤어지자는 말에 아, 헛소리구나 할 정도로? 병찬의 어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자국이 남을 정도로 꽉 쥔 손을 끝내 쳐내며 병찬이 몸을 일으켰다. 지금도 애새끼처럼! …… 굴고 있잖아. 토악질하듯 참을 수 없이 뱉어낸 감정이 느리게 뭉그러졌다. 종수야, 나 진짜 피곤해서 그냥. 제 머리를 거칠게 긁었던 병찬의 손이 돌연 멈췄다. 흐린 빛이 종수의 얼굴을 비췄다. 내가. 종수가 입을 벌렸다가 고개를 아래로 처박았다. 내가 아직도. 크게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말의 사이사이로 섞였다. 푹 젖은 얼굴이 병찬을 쳐다본다. 너랑 농구나 하자고, 재미나 보자고, 그래서 사귀는 것 같아? 사랑해서 만난다고……, 니가 반년 동안 입 다물고, 다 뒤진 화초처럼 살아가는 거 무슨 생각으로 버텼는데. 근데, 너는 헤어지자는 소리가 헛소리라고. 그냥 … 해본 말이라고. 종수의 턱 끝에 맺힌 눈물이 후두둑 아래로 떨어진다. 병찬이 젖은 고개를 끌어당겼다. 

자신의 실수라는 걸 자각했으나, 어깨 위를 끊임없이 적시는 눈물을 막을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정신 나간 새끼…. 스스로를 책망하는 되새김 외에 떠오르는 게 없을 정도로 머리가 새하얗게 비어서 그저 종수의 뒷목을 쥐었다. 대체, 왜. 흐느끼는 소리에 종수의 등을 끌어안으며 병찬이 힘겹게 입을 열었다. 일련의 과정에 책임이 없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종수를 외면했던 걸 인정해야 했다. 난 내가……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어. 내가 할 수 있는 건 다 했으니까, 후회하지 않겠다고. 이제 그만해도 되겠다고 생각했는데, 널 보고 있으면 그게, 그게 안 돼서. 너랑 다시 필드에서 뛰고 싶고, 경기장에서 숨쉬고 싶어서. 자꾸 내가 너무 꼴 보기 싫어서, 내가, …… 다 잘못했어. 미안해. 말을 뱉는 내내 숨이 떨렸으나 잘못한 것 없이 울고 있는 종수의 옆에서 울 수 없었다. 종수가 등을 감싸쥔 팔을 밀었다. 붉어진 눈이 고개를 들고 병찬을 찾았다. 내가 … 너를 힘들게 해? 사납게 올라간 눈매가 그처럼 애처로울 수 없다. 대답 대신에 병찬은 마주하던 눈을 피한다. 침묵 끝에 가까스로 말을 뱉는다. 헤어지자는 거, 진심 아니었어. 그냥 욱해서, 내 질문에 대답해, 박병찬. 내가 널 힘들게 하는 거야? 끝내 이어가지 못하는 말에 종수의 손이 다급했다. 이불 위를 더듬거리다 병찬의 손을 쥐었다. 네 손가락을 강하게 그러쥔 손이 덜덜 떨렸다. 그럼, 그럼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너랑 안 헤어지고, 나 때문에 안 힘든 건데. 니가 그랬잖아, 좆같아도 사랑으로 견디는 거라며. 너 나 사랑 안 해? 종수의 물음이 감정을 숨길 줄 모르는 사람처럼 직설적이었다.

이 반년 동안 스스로의 태도가 얼마나 지독했는지 누구보다 잘 아는 건 병찬이었다. 도리어, 자신이었다면 진작에 질려 떠나고도 남았을 상황을, 종수는 제가 농담처럼 던진 말 하나로 버티고 있었다. 애처럼 사랑을 갈구하던 이가 자신 때문에 팔자에도 없는 인내를 배우고, 자신 때문에 울고 있는데. 이 애처로움을 사랑하지 않을 방도가 없다. 떨리다 못해 하얗게 질려 차가워진 손 위로 눈길이 머문다. 언제부터 종수가 내 눈치를 봤더라. 목구멍 언저리가 점액질로 꽉 틀어막힌 것처럼 답답했다. 병찬의 엄지가 종수의 손 언저리를 어루만졌다. 미안해, 종수야. 종수의 손에서 서서히 힘이 빠졌다. 물기 어린 망막이 부모 잃은 어린애처럼 위태로웠다. 서로의 손끝이 멀어지기가 무섭게 병찬이 다시 종수의 손을 잡았다. 진짜 애새끼처럼 굴었던 건 난데, 내가 너한테 …… 너무 못되게 굴었다. 종수의 낯이 멍청해 보일 정도로 아득했다. 병찬이 손을 당겨 종수를 끌어안았다. 사랑해, 당연히 사랑하지. 진짜 …… 정말 미안해. 종수의 손이 병찬의 등을 움켜쥐었다. 옷깃을 찢어낼 것처럼 상체를 부둥켜안고 말을 쏟아낸다. 내가 꼴도 보기 싫은 게 아니지, 너 나랑 안 헤어지는 거지. 당연하지, 내가 최종수를 어떻게 버려. 또 좆같이 굴면 바다에 던져버릴 거야. 어, 다음에는 니 맘대로 해. 견디지 말고 그냥 차버려. 병찬의 어깨 위로 몇 번이고 눈물을 닦는다. 볼로 목덜미를 문대고 막힌 코를 훌쩍거리다 돌연 종수가 병찬의 상체를 밀었다. 도망치듯 화장실로 걸어가 엉망이 된 얼굴 위로 몇 번이고 물을 끼얹었다. 뒤늦게 운 게 쪽팔린 건지, 화장실에서 들리는 물소리에 나동그라졌던 병찬이 참지 못하고 웃었다. 종수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까지, 계속해서, 끊임없이 웃었다.

종수야. 씨발, … 부르지 마. 우리 종수, 형아랑 헤어지는 게 그렇게 싫었어? 너 또 좆같이 굴면 바다에 던진다고 했다. 종수의 등 뒤로 눌러 참는 웃음소리가 끊임없이 샌다. 씨발, 뭘 잘했다고 …. 종수의 등 뒤로 병찬이 바짝 붙은 채 다리를 감았다. 종수야, 형아가 잠 잘 오라고 양이라도 세어줄까? 종수의 허리 위로 병찬이 팔을 걸쳤다. 한국어로 양 세어서 뭐 한다고. 그럼 니가 영어로 하든가. 씹 진짜, 별 ……. 씹 말고 쉽. …너 진짜 가끔 존나 짜증 나는 거 알지. 알지, 너는 맨날 싸가지 없는 거 알지. 병찬의 말에 종수가 몸을 돌린다. 낯이 바짝 붙은 채 자신을 뚫어져라 바라보는 시선에도 병찬은 눈을 피하지 않는다. 니 그거 페티쉬 있잖아. 낯이 바짝 붙은 김에 병찬은 볼 위로 입술을 부볐다. 어, 그 싸가지 없는 새끼가 가끔 나 때문에 우는 건 더 좋고. 씨발, 박병찬 존나 짜증 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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