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하루레이] 추워

lumination b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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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아침. 눈을 뜨자 창밖의 세상은 새하얗게 변해있었다. 평일이었다면 오랜만에 내린 눈에 들뜨기보다 출근길부터 걱정했겠지만, 오늘은 하루군과 함께 쉬는 휴일이니 기분이 더욱 들떠간다. 뽀득뽀득, 아무도 걷지 않은 새하얀 눈 위에 발자국을 남겨본 지가 언제인지... 하루군에게 외출하자고 해보자. 나는 그런 생각을 하며 아직 하루군이 자고 있을 침실로 향했다.

"......"

포근한 이불에 몸을 감싼 채 자는 하루군은, 아직 일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직 일어날 시간이 아니긴 하지만... 옆자리에 다시 누워 그 잘생긴 얼굴을 하나하나 뜯어 보고 있다가, 그의 속눈썹이 조금 떨리는 것을 알아차렸다.

"...너무 보는 거 아냐. 그렇게 내가 좋아?"

"......응. 지금 더 좋아졌을지도."

"너 말이야..."

잠에서 깬 하루군의 낮게 잠긴 목소리를 듣자마자 심장은 반사적으로 두근거려 버린다. 말한 나도 쑥스러운데, 어이없어하는 하루군을 무시하며 그의 품에 파고들자 하루군은 나의 몸에 팔을 둘러 안아주었다. 잠깐 이불 밖을 나갔다 온 탓에 차가워진 몸은 하루군의 온도에 물들며 점점 따듯해 진다.

"우와, 차가워... 내가 잘 때 나갔다 왔어?"

"응...아! 그것보다. 밖에 눈 왔어 하루군!"

"눈? 아... 일기예보에서 본 것 같기도"

나를 품에 안고서 자연스럽게 볼에 입 맞추는 하루군을 가만히 내버려 두자, 한 번일 줄 알았던 입맞춤은 턱선을 따라 점점 목가로 내려간다.

"자, 잠깐! 방금 일어났잖아!"

"그게 뭐"

"뭐라니, 그, 저기... 밖에, 산책하지 않을래?"

"...눈 왔다면서?"

"눈이 왔으니까 하는 얘기야"

"추우니까 싫어"

하루군이라면 그렇게 말할 거라 생각했지만, 이렇게 까지 즉답일 필요는 없지 않나? '그래도...'라며 은근히 몸을 뒤로 빼면, 불만족스러워 보이던 하루군은 이내 입꼬리를 올려 씩 웃는다. 이 표정, 뭔가 불안한데...?

"네가 먼저 키스해주면, 생각해 볼게"

"무...뭐"

"싫으면 뭐, 오늘은 하루종일 집에 있을까"

"그런......윽."

나가고 싶은데. 새하얀 눈 밟고 싶은데...! 이미 하루군에게 붙잡힌 몸을 빼낼 수 없었다. 이럴 거면 혼자 슬쩍 나갔다 올걸 그랬다는 후회도 들지만, 눈앞에서 기대하는 표정의 그 조금 귀엽다는 생각도 들어서... 나는 부러 입술을 삐죽이면서도 얌전히 넘어가 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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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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