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고딩조] 메이드

lumination by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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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세요, 주인님!"

"어라."

"...누나?"

나는 기세 좋게 인사를 꺼내자마자 굳어버렸다. 도쿄의 인구수는 약 1,500만 명. 그 중 도쿄에 있는 카페는 약 7,000개. 많고 많은 날 중 내가 딱 하루 일하게 된 날에 아는 사람이 찾아올 확률은 몇 일까.

오랜만의 대체 휴일로 쉬게 된 평일, 아는 동생에게서 하루만 '카페 알바'를 대신 해 줄 수 없냐는 연락이 왔다. 카페 알바? 그 정도는 문제 없다고 생각해서 흔쾌히 수락했는데... 약속 장소에서 나를 맞이 한 것은, 아기자기한 프릴이 달린 메이드 복이었다. 이 나이 먹고 메이드 라니...?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넌 나는 짧지만 길었던 신입 연수를 마치고 현장에 바로 투입되었다.

"주문하신 푹신푹신 냥냥 초코 파르페와 반짝반짝 사랑 가득 멜론 빙수 나왔습니다."

평소 말할 리 없는 단어로 이루어진 메뉴 명을 최대한 침착히 말하며 테이블에 놓으면, 기다리고 있던 카나메군과 시온군이 '고맙다'며 미소 지어준다. 어쩐지 지금, 이 매장에서, 이 테이블만 환하게 빛나는 것 같은 착각이 들어... 서빙을 마친 나는, 손에 들고 있던 고양이 머리띠를 하나씩 건네주었다.

"이걸 쓰고 같이 주문을... 외쳐주세요."

"재밌을 것 같아"

"그러고 보니 누나도 쓰고 있네, 귀여워."

아니, 귀여운 건 너희야...! 약간의 저항이 있었지만 생각보다 흔쾌히 머리띠를 써준 두 명의 고등학생들의 모습에, 나는 자신의 꼴이 어떤지는 잊어버렸다. 뿌듯해진 시야와 뿌듯해진 마음으로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며 단기 속성으로 열심히 배운 주문의 시험을 보이자, 두 사람도 열심히 따라 해 보인다.

"맛있어져라 뿅뿅~"'

"맛있어져라, 뿅뿅"

".........뿅"

"카나, 제대로 해야지"

"...했잖아"

하~귀여워... 이리저리 지나다니면서 다른 스태프들도 이 테이블을 힐끔거리고 있다, 물론 나도 테이블 옆에 서서 두 사람의 모습을 훈훈하게 지켜보고 있었다. 그런데 너무 빤히 쳐다본 탓인지, 카나메군이 말을 걸어왔다.

"누나, 먹고 싶어?"

"응? 아니, 괜찮아."

"자, 아――"

"아니..."

괜찮다고 거절했는데도, 카나메군이 건넨 스푼은 물러날 기색이 없다. ...주위의 시선을 생각해 서둘러 파르페를 받아먹자, 입 안에 달콤한 바닐라 아이스크림의 맛이 퍼져나간다.

"카나 치사해. 레이씨, 내 것도 먹어?"

"으응?"

"맛있는 멜론이야. 아―― "

입안의 아이스크림을 마저 먹기도 전에 시온군이 멜론을 건네온다. 두 사람 다 그런 머리띠를 하고, 그렇게 귀엽게 올려다보면... 귀여움에 져버린 내가 시온군 쪽의 멜론도 받아먹자, 시온군이 기쁜 듯 물었다.

"맛있어?"

"......응, 엄청."

'다행이다'라며 웃는 두 천사들의 모습에 나는 새 스푼을 가져다주는 것도 잊고 선 자리에서 속으로 눈물 흘리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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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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