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마이/27세조] 핼러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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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하면 역시 마녀 아냐?"
"레이쨩이 마녀... 응, 귀여울 것 같네. 그렇지 아라키다군?"
"...... 나한테 묻지 마"
"이즈미, 마녀 옷을 입을 건가?"


유이씨의 물음에 나를 바라보고 있는 27세의 네 사람. 대체 왜 이렇게 된 걸까. 아라키다씨와 선약이 있어서 하토리 씨의 만나자는 제안을 거절한 것뿐인데. 물러서지 않고 '그럼 모르는 사이도 아니고, 다 같이 만날까'라며 웃는 하토리 씨에 의해 약속은 제멋대로인 방향으로 나아갔다.

테마 파크의 핼러윈 파티 의상 대여소. 아까부터 다들 자신의 의상을 고르기는 커녕 내 의상을 가지고 서로 논의 중이다. 안 그래도 각각 눈에 띄는 외모를 가진 네 사람이 모여있으니, 주위의 시선이 더욱 이쪽으로 몰려있는 기분이 든다. 저는 됐으니까 제발 각자의 옷을 골라주세요!


"저는 알아서 고를 테니 다들 자기 의상을 고르는 게 좋지 않을까요..."
"나는 소악마 같은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어때, 아라키다군?"
"그러니까 나한테 묻지 마―"
"레이는 이런 것도 어울릴 것 같은데?"
"그럼 머리를 묶는 건가? 그렇다면 꼭 내 머리 끈으로..."


네사람이 제안하는 옷들은 점점 산으로 가고 있는 데다, 아무도 내 말은 듣고 있지 않다. 그럼 나도 똑같이 대해주자며 나는 대답 없이 근처에 있던 옷을 대충 들고 탈의실로 향한 것이었다...


"아하하, 역시 레이쨩은 재밌네"
"오오, 멋진데."
"... 안 덥냐"
"이즈미, 물이 필요하면 나에게 말하도록 해"


유이씨가 내민 생수병을 거절하며 각자 핼러윈 분장을 한 네 사람을 바라본다. 혈흔이 묻은 백의를 입은 아라키다씨, 프릴 블라우스의 흡혈귀 분장을 한 키리시마 씨, 경찰복을 입은 하토리 씨, 해적 분장을 한 유이씨... 그리고 그 가운데 외계인에게 납치되는듯한 옷을 입은 자신. 응, 조금 덥지만 이 엄청난 얼굴들 사이에서 외계인만 보일 테니 차라리 잘 됐다며 나는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레이쨩을 잡아가는 나쁜 외계인은 내가 체포하도록 할까"
"외계인이던 뭐던 내가 구해줄테니 안심해, 레이."
"안돼! 이즈미를 실험할 수 있는 건 나뿐이다...!"
"칼 뽑지 마세요! 그리고 유이씨도 안되니까요..."


하토리 씨의 한마디로 다시 시작되는 어수선함에 한숨을 내쉬다, 나는 조용히 있는 아라키다씨와 눈이 마주쳤다.


"... 왜 나를 보는 거야"
"오늘은... 죄송해요, 원래 둘이서 오기로 했는데"
"일부러 그런 것도 아니고, 괜찮다고 했잖아"


그렇게 말하며 부드럽게 웃는 아라키다씨는, 혈흔이 묻어 있는 백의는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눈부셔 보였다. 그러고 보니 어울린다는 말을 안 했네... 나도 듣지 못했지만, 이 의상은 어울린다는 말을 들으면 오히려 슬플 것 같았다.


"... 그리고, 네가 잡혀간다면. 내가 어떻게든 구해줄 테니까."
"아라키다씨..."


방금 들은 비슷한 얘기인데, 왜 아라키다씨가 말하니까 다르게 들리는 걸까. 서로 마주 보며 조금 찡한 기분에 빠져있으면, 그 기분은 하토리 씨와 다른 사람들에 의해 바로 깨졌다.


"아라키다군, 얼굴이 붉은데?"
"이즈미와 무슨 얘기를 한 거지"
"시끄러―"
"어이, 기념으로 다 같이 사진이라도 찍자고!"


제일 키가 큰 키리시마 씨가 들고 있는 셀프 카메라 모드의 화면으로 향하자, 다섯이서 최대한 모여도 내가 입고 있는 옷의 외계인까지는 도저히 나오지 않았다. 아니 그전에 이 사람들 틈에 끼어서 압도될 것 같아...! 나는 이 네 사람의 틈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이 들면서도, 오늘은 이 멤버들과 정말 즐거운 하루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카메라 화면을 향해 미소 지었다.

◇ ◇ ◇

테마파크를 이곳저곳 구경하고 있으면, 아라키다씨와 나는 어느새 다른 일행들과 떨어지게 되었다. 그래도 이런 곳에 이런 옷까지 입었는데 혼자가 아니라 다행이다. 나는 내 몸을 감싼 형태로 된 외계인의 팔 부분을 만지며 그렇게 생각했다.


"... 진짜 끌려가는 것 같네. 그 옷"
"아라키다씨도 나중에 입어보실래요?"
"됐어―"


아라키다씨는 질렸다는 말투와는 달리 부드럽게 웃고 있었다. 역시 평소보다 얼굴이 화사한 것 같아... 물론 옷에 피가 묻어있지만. 다른 일행들과 어느 어트랙션 앞에서 만나기로 연락을 마친 후,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아라키다씨의 얼굴을 보며 걷다가 이쪽을 돌아본 그와 눈이 마주쳤다.


"......"
"...!"


훔쳐보다 들킨 것 같은 마음에 서둘러 시선을 돌렸다. 너무 쳐다봤나... 사과해야겠지?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그를 향해 고개를 돌렸을 때, 이쪽으로 달려온 누군가에게 어깨를 치여서 몸이 뒤로 넘어가서――뭐라도 붙잡으려 허공에 뻗은 나의 손을, 아라키다씨가 붙잡았다.


"이즈미...!"
"아, 가, 감사합니다."
"조심해"
"지, 진짜로 끌려가는 것 같았겠어요. 아하하..."
"위험하게..."


아라키다씨의 손에 끌려 품에 안긴 듯한 포즈로 깜짝 놀란 심장을 진정시키고 있으면, 나와 부딪힌 사람을 뒤이어 좀비 분장을 한 사람들이 한꺼번에 달려 나갔다. 까, 깜짝이야... 엄청 리얼하네.


"다친 곳은?"
"아라키다씨가 잡아주셔서 괜찮아요."
"또 넘어지거나 헤어지면 큰일이니까. 잡고 있을게."
"... 네."



아라키다씨와 잡은 손을 놓지 않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걷고 있지만, 그와 잡은 손에서 전해지는 온기에서 의식이 떠나지 않는다. 어쩐지 손바닥에 땀이 나는 것 같기도 하고, 잡은 손에서 두근거림까지 전해지면 어쩌나 해서 나는 의식을 떨치기 위해 뭔가 말하기로 했다. 무슨 말을 하지?


"아 맞다. 아라키다씨 백의 엄청 어울려요. 아까도 조금 의사 같았고"
"........."
"아하하, 방금 너도 어울린다고 해야 할지 고민했죠?"
"안 했어―... 귀엽다고는, 생각해."
"네? 이런 외계인이요...?"
"외계인이 아니라..."
"레이!"


아라키다씨 의외로 이런 외계인을 좋아하나? 싶었을 때, 나는 내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 아라키다씨와 잡고 있던 손을 놓았다. 소리가 난 쪽을 바라보면, 손을 흔들고 있는 키리시마 씨와 다른 일행들이 보인다. 나는 아라키다씨를 바라보며 끊겨버린 다음 말을 기다렸지만 그는 '가자'라는 말을 끝으로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 ◇ ◇

모두 함께 어트렉션을 타러 왔을 때, 우리는 5명인데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리야 얼마든지 있으니 5명이 못 탈 건 없지만 대부분 2인석일 텐데... 누군가 한 명은 혼자 타야 하는 것이다. 물론 누구와 앉든 상관없지만, 혼자면 조금 쓸쓸할 것 같다... 나의 이런 고민은, 유이씨의 한마디에 바로 해결되었다.


"나는 됐으니 타고 와"
"그럼 레이 옆자리는 나는구나!"
"잠깐 키리시마, 그건 양보 못한다."
"어? 방금 안 탄다고 했잖아"
"생각이 바뀌었다"
"......"
"아하하, 인기 많네 레이쨩."


... 방금 해결 됐다고 한 거 취소. 키리시마 씨의 말에 나의 옆자리를 두고 아라키다씨를 제외한 3명이 소란스러워진다. 이게 그렇게 까지 고민할 일인가 싶은 나는 손들어 중재했다.


"... 그냥 제가 혼자 탈게요."
"이즈미! 널 저 놈들에게 맡기는 건 안심되지 않아."
"유이군에게 신용이 없나 보네. 우리들"
"레이, 이렇게 되면 네가 골라줘"
"........."
"저 혼자 타겠다니까요."


아! 또 내 말은 전혀 듣지 않아. 의견을 내는 3명과 묵묵히 지켜보기만 하는 아라키다씨. 결국 아라키다씨가 타지 않겠다고 말했지만 이 공방은 그의 의견과 상관없이 '그럼 공평하게 가위바위보 할까'라는 하토리 씨의 말에 겨우 끝난 것이었다.


"이즈미, 나만 믿으면 된다."
"아니,... 네."


이제 뭐라고 하기도 귀찮아. 타기도 전에 지친 내 옆에는 가위바위보에서 최종 승리한 유이씨가 앉아있다. 어두운 숲을 탐험한다는 테마라 내부는 밤처럼 깜깜해서, 군데군데 옅은 빛이 달빛처럼 비추고 있었다. 주위를 구경하고 있으면, 레일이 움직이는 소리가 조용히 울리며 출발하기 시작했다.


"어두워서 그런가 침착해지네요."
"밖이랑은 별세계 같군"


조명이 희미한 탓에 깜깜한 탓에 앞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뒤에 오는 다른 사람들도 우리가 안보이겠지. 별 탈 없이 진행되는 잔잔한 분위기에 익숙해져 있을 때, 어트렉션이 덜컹. 하고 멈춘다. 어?


"!... 유이씨, 이거. "
"내가 잡았으니 걱정 마."


유이씨의 커다란 손이 뻗어와 나의 손을 잡는 동시에, 급격히 어트렉션이 하강했다. 몸이 의자에서 붕 뜨는 느낌이 들지만 너무 놀란 탓에 비명도 나오지 않았다. 코스가 대체 어떻게 되어 있는 거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 위로 치솟았다가 하강하길 반복하는 중, 나는 꼭 손에 힘을 주고 어서 끝나기를 빌었다...


"......"
"...... 괜찮으세요?"


안전바에 고정된 상태인데도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이렇게 격하다고 아무도 말 안 했잖아. 우리는 지친 몸을 끌고 밖으로 나가 일행들을 기다리기로 했다. 어두운 곳에 있던 탓에 밖은 너무나 눈부셨다.


"... 힘든 싸움이었어."
"그렇네요..."


고작 어트렉션 하나에 이렇게 지치다니. 이제 집에 가야 할 것 같아... 딱딱한 벤치에 몸을 맡기듯 풀썩 앉자 어디선가 푸시 쉬하고 바람이 빠지는 소리가 들렸다.


"... 이게 무슨 소리죠?"
"외계인이 말라비틀어지고 있군"
"네? 어? 내 옷...!"


격한 어트랙션 탓에 구멍이 난 건지 허망하게 바람 빠진 외계인 슈트를 벗은 나는, 기다리던 모두가 나왔을 때 '드디어 외계인을 해치운 거냐'는 소리를 들은 것이었다...

◇ ◇ ◇ 

"저기 봐 레이, 너랑 같은 옷 입은 녀석들이 있어"


키리시마 씨의 시선 끝에, 나와 같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정확히는 방금 전까지 입고 있었던 외계인에게 납치되는 슈트. 내가 입고 있던 옷은... 격한 어트랙션을 타다 어딘가 구멍이 난 건지, 서서히 바람이 빠져나가더니 이윽고 처음 상태로 돌아갔다.

다행히 안에는 평상복 차림 그대로 있었기에 별 탈 없었다. 의도치 않게 대여한 옷을 망가트린 것에 대한 사죄와 반납을 할 겸 의상 대여소에 들리겠다고 하자 키리시마 씨가 함께 와 주었고. 대여소의 스태프와 함께 확인한 결과, 다행히 옷에는 큰 이상이 없었다.


"정말 다른 옷 안 입어도 괜찮겠어?"
"네. 신나게 놀기엔 평상복이 제일 좋을 것 같아요."
"너라면 뭐든 어울릴 것 같은데 말이야."


그렇게 말한 키리시마 씨가, 행거에서 다리 부분이 훤히 트인 신부 드레스를 꺼내 보인다. 물론 핼러윈 의상인 만큼 푸른빛의 드레스의 군데군데 혈흔 같은 자국이 묻어있었다. 우와, 아까는 못 봤는데... 그런데.


"아니... 노출도 높지 않나요?"
"그런가? 이 정도면 적다고 생각하는데"


확실히 키리시마 씨의 말대로 다른 옷보다는 적은 편이다. 그래도 나에게는 노출도가 높고, 솔직히 말하자면... 소화해 낼 자신이 없다! 역시 됐다며 다시 한번 사양했지만, 키리시마 씨는 다른 제안을 했다.


"있잖아, 뱀파이어에게 납치된 사람은 어때?"
"그런 옷이 있었나요?"


못 봤는데, 아까 입은 옷과 비슷하게 생긴 건가? 다시 한번 주위를 둘러볼 때 '여기 있잖아'라고 말한 키리시마 씨는 나의 뒤에서 양팔로 나를 안아 들어 올려서――


"키리시마 씨!?"
"하하, 너 생각보다 가볍잖아."
"내, 내려주세요"


갑자기 높아진 시야와 몸이 붕 뜬 감각에 버둥거려 보지만 복부를 꼭 안고 있는 키리시마 씨의 팔은 꿈쩍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도 많은데...! 키리시마 씨는 내려줄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움직일수록 등에 단단한 몸이 닿는 게 느껴져서――


"... 윽"
"레이, 잘 먹고 있는 거 맞아? 이거라면 몇 시간도 거뜬히 들겠는데"
"됐으니까 제발 내려주세요...!"


이쪽을 보는 주위 사람들의 시선에 절로 몸의 열이 오른다. 그대로 돌아가자는 무서운 말을 하는 키리시마 씨에게 다른 의상을 입어 보고 싶다고 하자 겨우 나를 놓아주었고, 나는 쏟아지는 시선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탈의실로 들어선 것이었다...

◇ ◇ ◇

"받아, 따듯한 코코아야."
"감사합니다."


해가 짧은 탓에 어느새 어두워진 테마파크에서 퍼레이드를 기다리던 중, 음료를 사러 간 하토리 씨가 돌아왔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인가. 혹시나 자리를 못 찾는 게 아닐까 하며 주위를 둘러보고 있자 돌연, 나의 어깨에 겉옷이 걸쳐졌다.


"쌀쌀해졌으니까 빌려줄게"
"아... 감사합니다. 그런데 하토리 씨는 괜찮으세요?"
"나야 보는 대로"


확실히 조금 춥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경찰 제복을 입은 하토리씨는 겉옷을 벗어도 셔츠 차림이라 짧은 마녀 드레스를 입은 나보다는 따뜻해 보였다. 양손으로 잡고 있는 코코아에서 전해지는 온기인지, 겉옷에 남아있는 하토리 씨의 온기 덕분인지, 추위는 더 이상 느껴지지 않았다.


"... 그런데, 왜 경찰 제복을 고르신 거예요?"
"아, 이거? 아라키다군이 집은 걸 가로챘어."
"네?"


직업이 경찰이면서도 경찰 제복을 고른 아라키다씨나. 또 그걸 가로챈 하토리 씨나 굳이 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지만 제복은 하토리 씨에게 어울렸다. 아라키다씨도 백의가 꽤 어울렸는데... 그러고 보니 왜 아무도 안 돌아오는 거지? 하토리씨에게 다시 한번 물으려 할 때, 커다란 음악 소리가 들려왔다.


"시작한 것 같네"


저 편에서 퍼레이드 행렬이 다가오는 것이 보였다. 이렇게 소란스러우면 다들 어딨는지 안 보일 텐데... 이렇게 되면 끝나고 나서 합류하는 게 좋겠다며 하토리씨에게 말하자, 그는 대답 없이 부드럽게 미소 지었다.

뭐지? 작게 두근거려 버린 나는 그에게서 시선을 돌렸지만, '아, 떨어지지 않도록 조심해'하고 대답한 하토리 씨의 팔이 내 어깨를 감싸와 그의 몸 쪽으로 끌어당겼다... 확실히 이 인파라면 바로 옆에서 없어져도 모를 것 같아... 나는 양손에 따듯한 코코아를 쥔 채 퍼레이드에 집중하려고 한 것이었다.


"불꽃놀이, 엄청 예뻤어요!"
"응, 그렇네."


퍼레이드가 끝난 후 다른 세 사람에게서는 의상도 반납할 겸 대여소에서 만나자고 연락이 왔다. 나는 방금 본 퍼레이드에 대한 흥분이 가라앉지 않아서, 들뜬 마음으로 하토리 씨와 대여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레이쨩, 왜 마녀 옷을 고른 거야? 처음에는 안 입는다 했잖아"
"그게... 어쩌다 보니까요?"
"아, 처음에 안 입은 걸 뭐라고 하는 게 아니야. 생각한 대로 굉장히 귀여워."
"......"


키리시마 씨와 대여소에서 있던 일을 대충 넘기며 대답하면, 하토리 씨의 '귀엽다'는 말이 훅 들어온다. 아까 빌려준 겉옷도 그렇고, 이 사람은 언제나 이렇지...


"... 그래도 하토리 씨가 옷을 빌려주셔서 다행이에요. 다음에는 더 따듯한 걸 입을까 봐요"
"다음... 그렇네. 다음에는 레이쨩이 경찰 하는 거 어때?"
"저... 직업적인 건 좀."
"그런가... 너에게 구속되는 건 나쁘지 않을 것 같은데.


'오늘은 네가 나에게 잡혀줄래?'라고 덧붙인 하토리 씨는 에스코트하듯 팔을 내민다. '누구에게도 구속될 마음은 전혀 없는 주제에...'라는 말을 삼킨 나는 말없이 그가 내민 팔에 손을 얹은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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