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오의 자아존중감에 대해서

수시로 수정합니다

자캐 by ナナ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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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타로를 한 번 볼까 했는데 타로는 좀 나중으로 미뤄도 될 것 같고… 그래도 오너인데 좀 더 시오를 이해해보려고 해봐야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며 펜슬을 켰습니다 그런데 캐해석이라는 건 늘 달라지기 때문에 이것도 수정될 가능성 매우 높음

우선 저는 정말로 시오를 이렇게 키울 생각이 없었는데 지금 보니 굉장히 내향적이고 조심스러운 아이가 되었더라구요 이 성격의 근본적인 출발점이 어디일까…를 많이 생각해봤는데 역시 당장 짚이는 건 어린시절 마을 안에서 ‘또래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겉돌았던 일’이 제 생각보다 시오에게 영향을 많이 미쳤던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네요

당시의 시오는 자기 자신을 깊게 들여다보고 싶지 않아서(그랬다가는 무너질 것 같다고 무의식적으로 생각했겠죠) 오직 자유만을 원했고 그래서 타인과 어울리지 못하는 것에도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는데 사실 이건 정말 신경을 쓰지 않았다기 보다는… 계속 자기 진심을 회피해오던게 아닐까 싶어요. 나도 사실 저 아이들과 어울리고 싶고 친해지고 싶은데 저 애들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으니까 나도 괜찮아야겠지< 하고…. 저 아이들과 어울리지 못해도 어차피 나는 떠날 사람이고 내 삶은 절대로 바뀌지 않을테니까 하고… 그래서 자신은 물론 타인의 마음도 깊게 이해하지 않으려던 거겠죠 진짜로 인간의 감정을 모르는 사람처럼요 사실 그게 아닌데도 그게 진실이라고 믿어버리는 쪽을 택했고요

그리고 저는 이런 시오가 감정을 제대로 자각하는 데 크나큰 영향을 미친 사람을 꼽자면 역시 샤르피엔과 녹스가 아닐까… 하고 생각합니다! 물론 다른 아이들도 정말 큰 영향을 끼쳤고 그만큼 시오가 스스로를 정립해나가는데 큰 도움을 주었지만 결정적인 계기를 준 건 두 친구일 것 같았어요.

일단 샤르피엔의 경우 시오가 가장 오래 알고 지낸 인연이기도 하고, 겉으로 보기에는 (외형을 비롯해서) 비슷한 점이 많지만 사실 둘의 근원은 정말 다르거든요… 시오는 스스로가 가진 본심에게서 도망치고 회피하는 쪽을 선택한다면 샤르피엔은 오히려 그걸 탐구하고 궁금해하고 기어코 결론을 내리는 걸 선택하니까요. 그래서 샤르피엔은 가장 큰 장애물(신체적인 건강)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누구보다 단단한 모습을 보이고 나아갈 수 있었고, 시오는 당연히 그런 샤르피엔에게 매료되고 이 아이의 미래를 보고 싶고 응원하고 싶고 가능하다면 곁에서 도움을 주고 싶다고 여기게 된 거겠구나~ 싶었네용. 그 바람같던 시오가 처음으로 ‘이대로 무게를 가져도 괜찮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게 만든 사람이니까요. 그만큼 시오에게 있어 가장 큰 지지대이자 기둥이고 큰 영향을 끼친 친구입니다. 이건 시오도 인정하고 주변 사람들도 다 인정하겠죠…

하여튼.시오가 흔들리고 괴로워 할 때마다 샤르피엔은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걸 알리고, 시오가 그렇듯이 ‘나는 언제나 네 편’이라는 걸 끊임없이 증명해주었으니까요. 그래서 시오도 조금이나마 자신의 본심을 들여다보기 위해 노력을 하게 되었을 겁니다. 여러모로… 의지하는 법도 모르고 의지하기도 싫어하던 시오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믿고 의지하는 법을 가르쳐준 사람을 꼽으라면 역시 샤르피엔입니다… 제가 au마다 시오를 동생으로 샤르피엔을 언니로 설정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다만 샤르피엔의 이상을 알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알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깊은 고민까지는 내뱉으려 하지 않을 것 같았어요. 물론 샤르피엔은 시오가 무슨 말을 하고 어떤 식으로 자책하든 전부 받아주겠지만, 그럴거라는 걸 알기에 말하지 못하는 경우도 존재하니까요.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녹스… 의도한 건 아닌데 러닝중에 의견 불일치로 말다툼을 가장 자주 했던 게 녹스더라구요(…) 일단 둘의 인연은 시오가 녹스에게 ‘약속’을 제안한 걸로 시작이 됐는데, 이때의 시오를 잘 생각해보니 단순히 녹스가 행복해지길 바란 것만이 아니라 어린 시절의 본인(그러니까 마을에서 겉돌던 시절)을 녹스에게 투영했던 게 아닐까… 싶기도 했네요. 물론 완전히 동일하게 봤던 건 아니고, 시오가 보기에 녹스는 정말 좋은 사람이니까 그만큼 다른 애들하고 친하게 지내고 좋은 일만 가득하면 좋겠다<라는 단순한 바람에서부터 시작된… 정말 순수한 호의로 건넨 말이었답니다….

근데 누가 알았겠어요 사실 둘이 완전 대척점에 있는 존재고 (용과 마법사) 성격도 다르고 가치관도 다르고 맞는걸 찾는 게 더 힘든 친구일줄은…. 근데 저는 둘의 관계에서 더 잘못을 한 사람을 꼽자면 시오라고 생각합니다(이유없이 제잘못!!!!한 게 아닙니다 정말입니다) 녹스는 적어도 시오가 건넨 노력이나 애정을 그대로 돌려주려 노력했고, 시오가 본인이 마녀의 후손인 걸 밝혔을 때도 거부감을 느낄지언정 결국 받아들였고, 2부 후반부에는 시오가 마법사인 건 이제 상관 없다고 말해주기까지 했으니까요. 녹스는 정말로 시오와의 관계에서 많이 노력했다고 봅니다. 이 노력을 두고 도망친 게 시오일 뿐…. 시오는 녹스가 행복해지길 바랐지만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지<까지는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했고, 그래서 녹스라는 사람을 좀…어렵게 느끼게 된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 애가 정말 다른 사람들과도 여러가지 인연을 쌓아서 잘 지냈으면 좋겠는데 이 이상으로 어떻게 해야하지?+와중에 나는 마녀의 후손인데 녹스가 날 싫어하게 되면 어쩌지?(이걸 3년간 생각함)+그렇게 되어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게 되면 어쩌지? 의 3콤보인거죠………. 하여튼 녹스랑은 정말 많은 일이 있어서 쓸게 많은데 이건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다루기로 하고

그래서 녹스가 시오에게 어떤 영향을 끼쳤느냐?→샤르피엔이 시오가 자기 감정를 바라볼 수 있게 물꼬를 트여준 사람이었다면 녹스는 의도하지는 않았더라도 그걸 피할 틈도 주지 않고 똑바로 직시하게 만든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둘이 15세 여름 바캉스 때 배 위에서 나눴던 이야기가 정말정말 큰 영향을 끼쳤어요. 시오가 이때 엄청나게 혼란스러워하고 이후로도 그 혼란스러움의 여파가 남아있다는 듯이 행동했는데 그게 전부 본인의 진심이나 감정을 제대로 들여다볼 기회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나는 내 생각보다 아무 욕망이 없는 사람이 아니구나’를 깨닫게 된 거예요. 이제는 어딘가로 훨훨 떠나버리는 대신 좋아하는 사람들의 곁에서 내가 해야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가지게 된 것까지 포함해서요.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면 자기 감정을 직시했다는 말은 어릴적에 본인이 회피해왔던 감정(외로움 같은)도 보게 되었다는 거고, 자기가 가지고 있던 날것의 욕망들에 대해 두려움과 거부감을 가지게 되었는데 이것들에 익숙해질 시간도 부족하고 도움을 요청할 사람도 없고, 와중에 해결해야 할 일들은 계속 늘어나고… 와중에 시오가 녹스를 많이 소중하게 생각해서 녹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일이 생겨서 다행이라고 느끼고+또 한번의 말다툼 이후 나눈 대화에서 솔직한 마음(네 곁에 있고 싶다)을 밝혔지만 그걸 부정당한 기분을 느껴버린 탓에(사실 부정이 아니었는데도요) 결국 다시 회피하는 길을 선택하게 된 게 아닐까 싶었습니다. 여기서 마음을 진정시키고 더 많은 대화를 나눠야 했는데 시오가 도저히 그럴 정신상태가 아니라… 둘의 관계가 파국이 됐던 게 아닐까 하고 저는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리 혼란스러워도 시오가 녹스에게 한 잘못이 사라지는 건 아니고 무엇보다 본인도 오해를 해서 일어난 일이니까…. 아니 이걸 이렇게 길게 쓸 생각이 아니었는데 말이 길어졌네 어쨌든 제가 생각한 둘의 이야기는 나중에 기회가 되면 따로 써보겠습니다 너무 길어졌네

하여튼 시오의 자아존중감이 낮아진 이유는 혼란스러움을 겪을 때 그 혼란을 진정시켜주고 자기가 가진 감정이나 욕망이 마냥 두렵고 끔찍하기만 한 건 아니라는 걸 인지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봐요. 지금이야 어느 정도는 그걸 알게 됐지만, 이건 ‘알고있는’ 거지 ‘극복’한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계속 자신이 가지는 감정이나 욕망에 대해 죄책감을 가지고, 다른 친구들 앞에서 스스로를 낮춘 채 꼭 죄인마냥 굴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친구들이랑 좀 더 같이 있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그만큼 나를 좋아해주길 바라지만→친구들은 그러고 싶지 않아하면 어떡하지. 결국 이것도 내 욕심일 뿐인데 정말 요구해도 되는 걸까 등등…. 온갖 생각에 잡아먹히는 탓에 휴이가 그렇게 지적했던 ‘자기 혼자 결론 내리고 그 결론대로 행동하는’ 나쁜 버릇이 나온 거라는 판단이 섰네요……얘를 어쩌지 정말

그래도 친구들이 꾸준히 그 부분을 지적해주고 개선할 수 있도록 여러모로 신경을 써준 덕에 조금씩 나아지겠지 싶지만, 그래도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병원이 있었다면 상담이라도 받았겠지만 지금은 해결방법이 그나마 친한 친구들과의 깊은 대화밖에는 떠오르지 않네요. 일단 고찰은 여기서 끝! 더 생각나거나 추가하고 싶은 게 있다면 추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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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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