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예메르 마중 2
이건 구출 임무가 아니야, 앙지. 우리가 알던 그 사람은 그곳에서 죽었어. 구할 수 없다고. 눈앞에 살아있는 사람들에게 집중해. 우리가 구할 수 있는 사람들 말이야. 정신 차리고 우리가 유일한 의사를 잃지 않도록 해 줘.
콜이 마지막에 농담처럼 웃었지만 앙겔라는 그 말이 농담이 아님을 알았다. 널섹터가 지나간 곳에 탈론이 뒤따르고 있었다. 의도는 알 수 없지만 찾을 수 있는 사람은 안다. 브리핑에서 앙겔라는 그 사람을 데리고 와야 한다고 했고, 콜이 반대했다. 워, 제정신이야? 콜의 말에 겐지가 힘을 실어줬다.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박사님. 윈스턴도 그랬다. 저도 동의하는 바예요, 치글러 박사님. 비비안은 팔짱을 끼고 보기만 했다. 자신이 할 말을 이미 다른 사람들이 다 했다는 듯한 태도였다.
앙겔라는 그 날을 기억했다.
알 수 없던 세력에게 잡혀 있던 때에, 오버워치는 배후와 의도를 알 수 없는 일에 팀을 투입할 수 있는 허가가 떨어지지 않을 거라고 가만히 있었을 때에, 레예스가 자신을 구하러 왔다. 콜에게 들은 바로는 레예스가 멋대로 벌인 단독 행동으로 오버워치가 시체를 수습하기 전까지 기다릴 수 없다면서 자신의 엉덩이를 걷어차면서 빨리 움직일 것을 종용했다고 했다. 수송기에서 레예스는 자신의 상처를 봐 줬고 제법 능숙하게 치료해 주기까지 했다. 콜을 포함한 몇 블랙워치 요원들은 거리를 두고 서킷 로얄에서 있었던 레이싱 게임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앙겔라는 의도 모를 그 광경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앙지, 곧 후퇴해야 해. 위치 보고 해. 이봐, 앙겔라, …… 메르시!」
앙겔라는 무전을 똑똑히 들었지만 대답하지 않았다. 앙겔라는 앞에 있는 유령에게 집중하고 싶었고 유령에게서 자신이 아는 그 남자를 찾을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었다. 자신을 겨누고 있는 총구가 아직 발포되지 않았다는 것에서 희망을 찾고 싶었다.
“녀석들에게서 떨어져서는 안 되지, 의사 양반.”
쇳소리 섞인 목소리에서 익숙한 억양이 들렸다. 앙겔라는 유령을 처음 보는 것은 아니었지만 직접 마주하는 것은 처음이었다. 앙겔라는 블라스터가 아닌 카두세우스 지팡이를 손에 쥐고 있었고 숨을 삼키면서 남자에게 한 발자국 다가갔다.
“돌아오는 게 어때요, 레예스.”
“그럴 일 없어. 내 꼴을 봐, 치글러 박사.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나?”
“…… 당신을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돌아와요, 레예스. 집으로 보내 줄게요.”
“헛소리 집어치워.”
앙겔라는 다시 한 발자국 다가서려다가 유령이, 남자가 다른 한자루의 총을 허공을 향해 쏘는 소리에 움찔하며 도로 걸음을 물렸다. 주도권은 총을 가진 쪽에게 있는 거야. 앙겔라는 아주 오래 전, 자신의 사격을 봐주던 남자가 했던 말을 떠올렸다. 주도권은 남자에게 있었다. 하지만 앙겔라는 남자가 자신을 쏠 것 같지 않았다. 앙겔라는 지팡이를 잡고 있던 손에 힘을 주며 작게 숨을 뱉었다.
“녀석들에게 돌아가. 이게 옛정을 봐서 베푸는 마지막 자비야, 메르시. 가브리엘 레예스는 죽었어.”
“아니요, 가브리엘 레예스는 죽지 않았어요. 제가 있는 한 그렇게 되지 않아요.”
남자가 끓는 소리를 내며 웃었다. “잘 해 보도록 해.” 명백한 조롱. 그리고 콜이 앙겔라를 부르는 소리가 어디선가 들렸고 남자는 한순간에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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