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5년 4월 20일
날씨 - 비
4월 중순도 다 지나갔다. 뭐했다고 시간만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그래서 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느냐 하면…있긴 뭐가 있어. 늘 그렇지.
다만 오늘은 개인상담 기간이 끝난 날이라 또 손목에 찬 기계에서 삐빅거리긴 했다. 이걸 시답잖은 내용이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굉장히 사람 걱정스럽게 만든 내용이었다고 해야 할지는 좀 고민이지만.
내일이면 알게 되겠지만 굳이 오늘부터 ‘엄청난 소식’이라는 운을 띄워 놓은게 몹시 불안하다. 여기서 저 책임자인가 뭔가 하는 사람이 말을 하고 좋은 일이 없었던 것 같아서 더더욱. 기분탓일까?
관련 일로 쓸 게 많지 않을까 싶었는데, 일단 오늘은 딱히 그렇지가 않아서 또 쓸 게 없다는 말이나 주구장창 늘어놓게 생겼다.
아, 저녁…이라기엔 좀 늦은 시간 즈음에 아샤 씨랑 람의 관계(?)를 부러워하던 블루벨 씨 덕분에 갑자기 단체로 성씨를 ‘파우델’로 개명하는 소소한 소란이 있긴 했다. 내 이름엔 좀 안 어울리지 않나 싶었지만 다들 잘 어울린다고 해서 얼떨결에 잠시 휩쓸리기도 했고.
여기서 이름까지 개명하면 진짜 내 부모님은 뒤로 넘어가실지도 모르겠다. 그러고보니 그 때 부친 편지는 어떻게 됐지? 또 동생하고 연락이라도 하는 걸 잊고 있었네. 여기선 일도 없는데 잊어먹고 있었다고 또 거하게 욕 먹겠군…. 나중에 연락해야지. 나중에…여기서 일단 나가고 나서…?
일 하니까 생각났는데, 나는 요즘 여기서 일도 뭣도 없어서 이젠 슬슬 복귀 하고 싶다는 생각이나 하고 있는데 아까 여기 소속 연구원 같아 보이던 이는 요즘 갑자기 일이 많아졌다고 하더라. 출장도 갑자기 가게 됐다고 하고. 제레미 님이 던전이라도 생긴 거 아니냐고 우스갯소리를 하긴 하셨는데. 진짜 그런가…? 이 근처였다면 람 말대로 대피나 참전 요청이 왔겠지만, 조금 먼 곳…다른 곳이라면 가능성이 없지도 않지….
이렇게 써놓으니까 꼭 바깥 소식도 알 수 없는 수용소나 감방 같은데 들어와 있는 것 같네. 그냥 내가 알려고 하지 않아서 모르는 것 뿐인데 말이지…. 나중에 연구원이나…아니, 바쁘다고들 했지. 그냥 라디오나 인터넷 찾아봐야겠다. 갑자기 궁금해졌어.
뭐, 당장 안다고 해도 뭘 어떻게 할 수는 없겠지만…. 아, 하긴. 당장 내일 무슨 소식이 들려올지부터가 문제구나.
부디 별 소식 아니기를.
쓰고나서 다시 읽어보니 갈수록 일지가 성의 없어지다 못해 길이도 짧아지는 것 같지만, 정말 별 일이 없으니 별 수 있나. 나중에 혹시라도 이걸 읽는 이가 있다면, 뭐, 감안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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