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테라퓨틱 일지

2055년 3월 27일

날씨 - 맑음

조강유 by 조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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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 온 이래 가장 조용한 날이 아니었나 싶다.

누마가 있어서 나름대로 다들 행동을 조심하기 때문일까? 뭐, 잘 보이질 않으니 나야 알 수 없지.

와중에 끼니 때만 잠깐씩 소란스러웠다는 걸 생각해보면, 참 밥에 진심인 사람들이라는 생각밖엔 안 든다. 최소한 누마가 밥은 잘 챙겨먹어야 한다는 것 하나는 제대로 배워가겠다 싶어 웃기기도 하고.

그러고보면 여기 사람들 다 음식을 잘 하는 것 같다. 왜지? 군인들이야 밖에서 생활할 때가 있으니까 다들 어느정도 한다고 해도, 아 물론 나는 그것도 잘 못하는 것 같지만. 아니 하지만 위장에 들어가면 다 똑같잖아. 밖에서 급하게 챙겨 먹을 때 맛까지 챙기는건 사치라고.

…아마도.

아니, 하여튼. 그래서. 센터에 근무하는 사람들까지 음식을 잘하는 건 대체 뭐냐고.

센터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손재주도 좋아야 하는건가? 물론 음식을 하는거에 대해 손재주 운운하는게 맞는 일인가 싶기야 하다만.

뭐, 하여튼 요리 잘하는 사람들 덕분에 하루에 최소 한끼에서 두끼는 맛있는 걸 먹고 있으니 좀 웃기고 신기하고, 그렇다는 얘기를 쓰고 싶었을 뿐이다.

쓸만한 일이 역대급으로 없었다 보니 정말 아무 말이나 쓰게 되네.

딱히 눈에 띄는 외부 사람이 보였던 것도 아니고…. 그나마 누마와 좀 친근하게 인사하게 될 수 있게 됐다는 정도가 오늘의 가장 특별한 일이려나.

아, 손목에 감아뒀던 붕대는 풀었다. 이제는 뻐근한 것도 덜한 것 같고.

내일부터는 아침에 스트레칭하고, 조깅하고, 단련실까지 다녀오는 걸로 루틴을 잡아놔야지. 뭐 그렇게 되면 점심은 좀 늦어지겠지만…언제적 식사 시간을 그렇게 칼 같이 지켰다고.

그리고…매번 이능 관련 책만 찾아 읽는 것도 지겨워졌으니 이제 슬슬 그만둘까. 애초에 책만 죽어라 읽는다고 이능이 발현될 리도 없고. 이만하면 적당히 나는 할 만큼 했다고 생색내기도 할 수 있을 것 같고.

이제 소설책이나 찾아봐야지. 시간 때우는데는 소설만 한 게 없지, 암. 읽었던 걸 또 읽어도 재밌고, 새로운 걸 읽어도 좋고.

아, 누마 읽어줄 동화책도. 근데 요즘 5살은 뭐 읽냐. 체이스네 딸내미, 메디는 공룡 이름도 외운다던데. 공룡 관련된 책이 있으려나. 누마도 공룡 좋아하려나? 근데 공룡 이름은 너무 어려워서 안 좋아했으면 좋겠다 싶기도 하다. 대체 공룡 이름은 누가 지은거야? 파키케…팔로 사우루스? 이거 맞던가? 메디가 좋아한다던 공룡. 진짜 공룡 이름 좀 짧고 외우기 쉽게 바꿔야 해.

아, 왜 공룡에 대한 얘기를 쓰고 있어? 하여튼 누마가 좋아하는게 뭔지 좀 알 수 있으면 좋겠다. 그래야 공감을 하든, 같이 놀든 하지.

하여튼 오늘은 정말 별 일 없었고, 내일도 이런 내용을 일지에 쓰지 않으려면 누마 데리고 책을 읽든, 놀아주든…하여튼 뭐든 해야겠다.

일기든, 일지든 무슨 일이 있어야 ‘써야겠다!’싶지…. 너무 쓸 게 없어서 이렇게 내 의식의 흐름대로 써도 되는 건지, 정말 이게 맞는 건지 이제 슬슬 의구심이 든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뭔가 일이 생겨서 ‘써야겠다!’ 싶을 정도면…안 좋은 일이라면 일어나지 않는 편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 아무래도 평화가 최고 아니겠어? 조금 지루하다고 해도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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