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테라퓨틱 일지

2055년 3월 29일

날씨 - 비온 뒤 흐림

조강유 by 조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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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은 내내 어두웠는데, 정작 오후엔 조금 밝아져서 특이한 날씨였던 하루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늘도 역시나 아주 특별할 거 없는 하루였다. 이젠 달력을 안 보면 오늘이 무슨 요일인지도 잊어버릴 정도로 매일이 똑같은, 아니 비슷한 일상이다. 오전 루틴이야 이제 적기도 귀찮을 정도로 똑같고.

오늘 낮에는 좀 재밌는? 일이 있었나.

아니, 난 라이언 형님이 그, 뭐더라. 특별한 상점? 에서 뭘 산 줄 몰랐어서. 갑자기 선인장 하나 들고 오셔선 이름을 지어달라길래 무슨 일인가 했지. 당연히 이름 짓는데는 재주도 없을 뿐더러, 멍때리다가 황당해져서 아무 말이나 했는데. 내가 뭐라고 했더라. 무슨 말도 안되는 이름 지껄였던 기억은 나는데….

그보다 선인장 소갯말이 너무 희한했다. 무슨 소리도 낸다는데, 식물 맞나 싶고? 물도 안줘도 된다는데, 정말 생물 맞아? 아무리 몬스터 부산물과 이능 연구를 통해 태어났다지만, 너무 이상한데? 이거 나중에 몬스터로 변하는 건 아니겠지.

결국 아샤 씨가 '초용'이라는 이름을 지어줬고, 제레미 님이 '폴헨'이라는 성씨를 붙여주시면서 최종 이름이 '초용 폴헨'이 됐는데.

저 초용이란 이름을 '토용'에서 따왔는데, '토용이'라고 검색했더니 '순장노예의 모사품으로 만들어졌다'라는 결과가 나와서 조금 아득해졌었다……. 근데 지금 다시 보니 그냥 토용인데 왜 토용이, 라고 검색한거지? 이상하네, 내가.

뭐, 의미야 어떻든지간에 주인이 좋으면 된 거니, 이건 이쯤 넘어가기로 하고.

그리고 저녁엔 스콘 얘기랑 군대 얘기가 좀 나왔는데.

일단 난 스콘에 그렇게 여러가지 맛이 있는 줄은 처음 알았다. 뭘 찍어 먹으면 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 스콘 자체에 여러가지 맛이 있을 줄은…. 아, 그리고 람 씨가 파티셰와 다를 바 하나 없이 그렇게 척척 빵을 구워낼 수 있는 사람이란 것도 신기했고. 어떻게 레시피가 그렇게 척척 나오는거지? 쉬는 날에 맨날 빵만 굽는 걸까?

그리고 군대는……어째 이야기하면 할수록 장점이 없는 직장이 되어가고 있어서 조금 슬펐다….

내가 맨날 우스갯소리로 블랙기업, 블랙기업 노래를 부르고 다녔는데, 이제 그게 우스갯소리가 아니게 되어 버렸어…. 어떡하냐….

그리고 체이스가 말한 그 상관놈은 대체 누굴까…. 그 배구에 미친 상관놈은…. 아, 설마 이거 읽는 사람 중에 있는 건 아니겠지? 아니 근데 또 있으면 뭐 어쩔거야. 다른 건 다 그러려니 하겠는데, 몬스터한테 찔리고 나서도 배구 경기에 참가하는 사람은 정말 미친거라고. 그렇게 배구가 좋았으면 배구 선수나 하러 가지, 왜 군에 남아 있는건데.

그 와중에 농구에 미친 상관 놈이 없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조금 들긴 했다.

나한테 억지로 농구 시키려고 했으면……. 도망친 장소에서 다시 그 공을 마주하라고 했으면……몬스터 앞에서 제발 죽여달라고 가만히 서있었을지도 모르겠네. …굳이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더 생각하지는 말도록 하자…. 상상만 해도 암울하네….

결국 군에 대한 장점 찾기는 실패했고-프로젝트에 참여한 군인들이 뭔가 한가지씩은 다 말해본 것 같지만, 아무도 설득되지 않았다. 군인 본인들조차도-, 센터 소속원들만 애사심이 조금 올라간 것 같다.

…진짜 군대는…돈 뿐인가…? 아무래도 보람 따위로 사람을 설득해서 군대로 끌어들이고 싶지는 않은데. 정말 돈 뿐이야? 이제 군대 홍보는 뭘로 해야 거짓말이라고 느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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