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티멘탈 테라퓨틱 일지

2055년 3월 25일

날씨 - 흐렸다가 비

조강유 by 조강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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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내내 흐리다가 기어코 비까지 내려 사람 기분을 쳐지게 만들더니, 결국 마냥 좋지 않은 하루가 됐다.

어제 처음 아이를 만나서 외부인이 드나들게 됐다는 것을 확실히 체감하게 된 후로, 처음보는 사람들이 유독 눈에 더 잘 들어오기 시작했다. 가만히 그들을 보고 있는 것은 나쁘지 않았지만, 일반인과 접촉하지 말라고 했던 주의사항이 떠오르자 조금 불편해졌다.

길을 잃은 것 같아 보이기만 해도 그냥 특수 워치로 관계자를 부르라고 할 정도니 아예 말을 섞으면 안 되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드니까 그냥 피하는게 답이라는 생각밖엔 들지 않아서, 이왕 그동안 1층만 주구장창 돌아다닌 김에 다른 층 구경이나 하자는 생각으로 2층을 올라갔다.

상담실은 뭐, 특별할 것도 없었다. 상담실 자체는 늘 비슷비슷한 구조니까. 안에서 근무하는 사람에 따라 분위기만 조금 바뀔 뿐이고. 이능 연구 센터가 조금 특이하긴 했는데, 함부로 들어가면 안 될 것 같은 이름이기에 문을 열지는 않았다. 접촉 가이딩실은, 이 센터 목적을 생각하면 있는게 당연한 것 같기도 하고. 뭐, 들어갈 일은 없지 않을까?

그리고 또…아, 이런저런 자판기가 있었지. 그래서 점심은 대충 자판기에서 이것저것 뽑아 먹었다. 그리고 단련실이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이능 사용이 필요한 경우에만 이용하라고 했던 것 같긴 하지만…궁금했는 걸.

그리고 이왕 단련실에 간 거, 간만에 몸이나 제대로 풀자 싶어 좀 격하게 움직이다가….

다쳤다.

그나마 자주 쓰지 않는 왼손이라 다행이긴 한데. 여기서 대체 얼마나 나태해졌던 건지. 반성해야 한다, 반성…. 이러다 진짜 현장 복귀하자마자 죽는다.

진짜 아침부터 기분이 축축하더니, 기어코 마무리까지 좋지 못한 하루다.

다행스러운건, 오늘 내내 기분이 꿀꿀한데 아이가 내 근처에 오지 않았다는 점, 정도려나. 억지로 아이에게 친절하게 굴려고 했으면, 그건 그것대로 좀 고역이었을 것 같다. 아까 흘깃 봤더니 다들 아이랑 잘 놀아주고 있는 것 같아 보였으니, 아이에게만큼은 좋은 하루였겠지.

아, 애 입가가 파란색이던데. 몸은 안좋아졌을지도.

그러고보니, 매번 아이라고만 쓰고 있는데. 이름이 뭐였더라? 무슨 뭐…윤? 이었는데.

내일까지는 제대로 아이 이름을 외워둬야겠다. 언제까지 오늘처럼 운 좋게 마주치지 않을 수는 없을 테니까.

내일은 날씨가 맑았으면 좋겠다. 쳐진 기분 좀 올라갈 수 있도록. 다친 건…뭐 금방 나을테니 상관 없고. 아이 돌보는데 방해나 되지 않았으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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