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협물이란

관심사 창고 by 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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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선협'이라는 단어가 많이 보인다.

일반인들에게 '무협'보다는 다소 낯선 단어고 무협과 선협의 차이점이 무엇인지 종종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나 보려고 정리할 겸 선협에 관해서 간단하게 써봄.

먼저 바이두에 선협을 검색해보면 맨 첫줄에 대충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전통 무협에 비해 훨씬 비현실적이고 판타지틱한 것. 흔히 신이나 신선, 인간, 요괴, 요마, 귀신 등이 나오고 캐릭터의 성장 과정 중에 법보같은 아이템이 쓰인다."

선협소설의 뿌리를 찾아보면 과거 당,청시대에 시작되어 고전적인 선협의 구상요소에는 <산해경>, <요재지이> 등을 소재로 활용하여 <봉신연의> 까지도 이어졌다고 함. 신화, 지괴소설등이 변화하며 선협으로 차차 변화했다고 볼 수 있겠음.

바이두에서는 선협을 또 3가지 갈래로 나눠서 설명하고 있다.

1. 고전 선협

- 가장 정통적. 신화를 바탕으로 하여 신화선협이라고도 한다.

고전작품들을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관련 창작은 수가 적은 편이다.

2. 판타지 선협

- 판타지적 요소가 많고 작가 개인이 생각해낸 설정이 많이 들어가 있는 것.

자유롭게 설정하기 때문에 가장 창작 수가 많다.

3. 수진 선협

- 웹소설의 한 장르로 구분하기도 함.

'수진(修眞)'은 원래 신선사상을 바탕으로 한 도교(도가) 수련 방법의 일종이었으나,

작가의 상상으로 여러 공법이나 단약 설정이 추가되고는 함. 이런 설정의 선협이 드라마화가 많이 됨.

최근 웹소설이나 드라마에서 우리가 접한 선협물은 2~3번에 가까운 게 많아 보임.

신선이나 요괴가 나오고, 공법을 수련하고, 법기라는 아이템을 쓰거나 도겁을 하는 설정이 들어가있음.


근데 여기서 잠깐 현대 선협(무협)소설의 조상님쯤 되는 작가를 먼저 소개해보려고 함.

판타지에서 대단한 명성을 가지고 있는 톨킨처럼 중국에서는 무협! 하면 이 사람이 엄청나게 유명하다고.

(중국 웹에서는 선협이나 검협도 큰 카테고리에서 무협으로 구분되고 있음.

게다가 촉산은 초반 설정이 일반 무협이었다는데 아래 이어지는 글을 참고!)

전통 무협, 신무협이 강세인 한국에선 김용에 비해 인지도가 별로 없는 작가다. 하지만 이 작가는 김용의 스승이라고도 불렸음. 김용이 앞서 나온 이 작가의 소설에서 아이디어와 모티브를 차용했기 때문임. 대만의 무협작가 고룡도 자신이 이 작가에게 깊은 영향을 받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고 함. 누구냐면 바로 환주루주 이수민.

이수민(본명)의 필명은 '환주루주'다. 이수민이라니 한국인 이름인줄.

환주루주의 <촉산검협전>은 한국에서 <촉산기협>이라고도 불리는데, 유명 홍콩감독 서극이 <촉산전>이라는 영화로 만들기도 했다. 촉산기협이라고 불리는건 1993년 한국에서 출판 됐을 때 제목이 <촉산기협>으로 들어왔기 때문인 듯. (10권까지만 출판되다가 무슨 이유인지 더이상 출판되지 않았다고)

<촉산검협전>은 1932년에 연재가 시작되어 장장 55권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다. (원래 더 집필하려 했는데 작가 사망으로 끊겼다고함)

아래는 <무협 작가를 위한 무림세계 구축교전>에 나오는 일부분의 발췌.

<촉산>은 작가가 처음 쓰기 시작했을 당시에는 초식이 존재하고, 평범하게 음식을 먹는. 구 무협같은 전개였는데, 점점 뒷권으로 갈 수록 법술과 신선, 요마, 법보, 도겁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고. (요즘은 이런 요소가 나오는 장르를 '선협'이라고 부르지만 촉산은 과거 '신마검협'소설이라고 불렸음) 책에서는 우리가 알고있는 선협과, 무협의 무공심법 등 신파 무협소설에 나오는 일부 설정이 <촉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서술하고 있음.

또, 선협에 나오는 검을 타고 날아다니는 설정도 <촉산>에서 검광을 타고 나는 설정이 나온다고 함.

<서브컬쳐계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가이드>의 일부 발췌.

"신선 사상과 도교, 갖가지 민간의 상상과 신마소설의 모티프들이 차용된 서브컬쳐 작품."

한 권이 나올 때마다 순식간에 1만여 권이 팔려나갔다니 인기가 엄청났던 듯.


선협의 6가지 세계

바이두에서 선협 6계라고 쓰여 있는 건, 흔하게 사용하는 기본 세계관 설정을 설명하고 있음.

(창작 작품에 따라서 여러가지 개인 설정을 추가하거나, 3계로 줄이거나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참고만. 간단히 씀.)

1. 신계(神界)

: 천계라고도 한다. 천지는 36중천인데, 지(地)가 9중이고 천(天)이 27중이며, 천제가 거처하는 곳은 가장 높은 천궁 혹은 천정이라고 함. 신들이 위에서 인간계의 여러가지를 관장하면서 일한다는 설정에 많이 등장.

2. 선계(仙界)

: 도교의 신선사상에 기원을 두고 있음. <산해경>에 나오는 요괴나, 선인, 곤륜산 등의 설정이 나옴. 사람이 스스로 도를 닦아 선경에 오른다는 설정으로 선협물에 제일 많이 등장한다.

3. 인계(人界)

: 인간 세상.

4. 요계(妖界)

: 꽃이나 나무, 짐승 등이 천지의 영기를 흡수하고 요괴가 되는데 타락해서 인간을 해치기도 함.

5. 마계(魔界)

: 신계와 대립하는 혼돈 세계.

6. 명계(冥界)

: 귀계(鬼界)라고도 한다. 생전의 죄업을 갚고 만물이 윤회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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