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본격 무협장르 같아졌어요 산을 오르던 무현은 손등으로 땀을 훔치고 가져온 물을 들이켰다. 무현이 쉽게 오갈만한 곳은 쓸만한 풀이 더이상 없어서 평소보다 멀리 왔더니 지리가 좀처럼 눈에 익지 않았다. 아침 해가 진작에 떴을 시각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사라지지 않은 안개 탓에 무현은 한 치 앞도 가늠하기가 힘들었다. 곤란한데. 안 그래도 낯선
-퇴고는 나중에 한 번에 하겠습니다. 오타 보이면…알려주세요…. 가족들에게 전해줄 찬합을 양 손가득 든 무현에게 해량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한 번 더 같이 가겠다고 권했다. "됐습니다. 소가주 일로 바쁘잖아요 해량 씨는. 이 정도는 들고 갈 수 있습니다." "들고 가는 것도 문제지만 그보다는…." 잠시 고민한 해량은 다섯 걸음 떨어져 호위 임무를 서고
무현은 하루도 그 날을 잊은 적이 없었다. 중년 남성의 목소리는 이제 기억에서 희미해졌지만 언젠가 만나면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떠돌이 상인이었는지 그 뒤로 마주친 적이 없었다. 무현은 어슴푸레한 여명 속에서 풀을 캐다가 문득 목이 말라 근처 냇가로 향했다. 물을 양 손으로 떠 마시려는 순간 위쪽에서 붉은 물이 한줄기 흘
-2차에 맞춰 각색변형된 설정들이 많습니다, 주의. -7디페 목표로 하고 있음 지혁이 강력하게 추천했던 만큼, 확실히 음식은 맛있었다. 금액도 음식값을 해서 문제였지. 소면이 그나마 저렴했으나 하루 종일 약초를 캐다 팔아서 세 명을 먹여 살려야 하는 무현에게 그 소면조차도 한 끼 식사 값으로 날리기는 버거웠다. 그래서 무현은 지혁과 함께 갔던 날
산명수려한 풍광 속 못 위로 꽃잎이 하느작거리며 내려앉는다. 그 가운데 부드러운 빛의 머리칼을 붉은 끈으로 질끈 동여맨 어느 소저 하나가 중심을 차지하고 앉아 있었다. 못 위에 떠 있는 팔각정자 안 쭈그려 앉은 채 무릎을 끌어안고서. 그리고 그사이에 고개를 묻고 있다. 연분홍 꽃잎 흩날리듯 무게감 없이 나풀거리는 계절과는 맞지 않게, 소산의 기분은 밑
무협로판으로 시끌시끌했던 거 트위터로 가볍게 떠들긴 했는데 제대로 언급해볼까 한다. 익명함에 들어온 질문 몇 개를 대충 추려서 답하는 측면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이 일을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올 게 왔네' 정도였다. 사실 언제고 이런 일이 벌어질 거란 경고 자체는 이미 <장르엔 본디 근본이 없다>에서도 했다. 그러니까 막 무협과 로판을 섞은 소설들이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