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쟁 1

우당탕탕 검계와 흑운회 사이의 관리자

창고 by 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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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마엘과 히스클리프는 흑운회에 집어넣었습니다. 이 글은 둘이 실장하는 날에 불태워집니다.

S사의 부패가 심해질 무렴, 우두머리는 결정을 내렸다. 썩어가는 둥지의 끝을 지켜보기 전에 떠나는 것이 옳았다. 새의 깃털이 진창에 뒤덮히기 전에 날아가는 것이. 아직 올무가 걸리지도 않은 곳에서, 비가 내리기 전에 떠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여겨졌다. 우두머리의 결정을 따라 달이 어둡게 깔린 밤 새들은 날아올랐다. 도망자의 신세가 된 것인지, 부랑민의 신세가 된 것인지. 우두머리는 언제적 장판에서 보았던 점을 떠올렸다. ‘역마가 짙게 깔렸군. 말년에 괴롭겠어.’

그러나 말년이 되기도 전에 그 말은 날뛰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허벅지 근육이 단단해져서 나돌지는 않고 못 배기겠다는 듯이 굴었다. 뫼르소의 의지와는 달리 그들은 둥지를 떠나야했다. 아직 자라야할 살수가 많았고, 키워야할 어린 새가 존재했으나 채 자리기도 전에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이었다. 몇몇의 반대-라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했을 뿐, 우두의 결정에는 반대하지 않았다.-가 존재했으나. 언제까지 바둑을 둘 수 없었다. 선택해야했다.

정든 둥지와 집을 떠나는 데에는 무리가 없었다. 의외로 검계는 내부가 단단하고 끈끈한 것과는 다르게 외부에 연을 잇지 않았다. 살수라는 위치에 강박같은 고독이 따라붙어서 일지도 모른다. 서로의 깃을 빗어줄 수는 있어도 타인의 손길을 받아들이지는 못하는 것이다. 둥지에 두고 가는 매화나무에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는 것은 존재해도, S사에 둔 사람 때문에 눈물 흘리지는 않았다.

타인의 손을 탄 새는 새장에 들어갈 뿐이라고, 한 살수가 중얼거렸던 기억이 난다.

새들은 부지런히 날았다.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자취만큼 피자국을 짙게 남겼다. 이곳은 나무가 피지 않을 것 같으니 제외, 이곳은 너무 어두워서 제외, 충분히 넓지 않아서 제외, 식량을 수급하기 어려워서, 다른 큰 날개의 지배가 있어서, 떠나온 곳보다 더 부폐한 곳이기에… 조금은 지쳐갈 즈음에야. 겨우 좋은 터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 터가 좋은 곳이였는지, 아니면 지친 모두의 상황을 보아 타협해야 하는 곳이었는지는 모르겠다. 우두머리는 결정을 내렸다. 새로 둥지로 삼을 뒷골목을 세심히 골랐다.

물론, 그 뒷골목의 실세가 그걸 눈치채지 못할리 없었다. 새로 들어오는 주민 정도는 신경쓰지 않는다. 다만, 그게 무리로 이어진다면 도시 질병이라도 경계를 치울 수 없는 법이었다. 거기에다 검계는 꽤나 유명한 조직이 아니던가. 시협회가 광범위하게 암살을 목적으로 활동한다면 살수는 S사 내에서 검귀에 비슷한 역할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러니, S사에 들어갈 것이 아니라면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조직에 가까웠으나. 제 둥지를 벗어나 사방에 부리를 들이밀고 있다면 그건 문제였다.

“어떻게 할래? 부조장.”

가볍고 느긋한, 어딘가 나른한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쩌면 조금 즐거운듯한 목소리였다.

“고민할 게 있나? 모. 분. 이다.”

로쟈의 목소리에 반응하기도 전에 그 옆에서 단호하며 들뜬 목소리가 들려왔다. 로쟈의 어깨에 머리를 눌러붙이고 검집을 만지작 거리고 있었다. 료슈가 가늘게 웃음소리를 흘렸다. 그 웃음소리를 신호탄 받아 그레고르가 탁상에 엎드렸던 몸을 세웠다.

“라는데? 어쩔까요, 조장.”

어두운 발이 내려온 안쪽. 그림자가 진 곳에 두사람의 실루엣만 살며시 비치고 있었다. 한 사람은 검을 품에 안고 정면을 향해 앉아있었다. 그 옆에 선 사람은 옆으로 돌려 양손 위에 검은 들고 서 있었다. 손가락을 까딱이며 고민하는 듯 보이던 앉은 사내가 입을 열었다.

“죽여.”

그 옆에 서있던 여성이 천천히 발 밖으로 걸어나왔다. 흐트러지게 내려온 주황 머리칼이 잘 손질되어 있었다.

“협상의 의지도 없어보이고, 인력 손실도 꽤 커요. 자칫하다간 아랫것들만 잘려나간 채로 맞붙을 수도 있다고 판단했어요. 빠르게 자르죠.”

“기한은요?”

구석 의자에 앉아 몸을 까딱이던 홍루가 손을 번쩍 들었다. 이스마엘이 몸을 돌렸다. 조장의 답을 기다리는 듯이. 발이 살짝 움직이며 잘그락 거리는 소리를 냈다. 유리와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 천천히 몸을 일으킨 히스클리프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머리를 잡을 때까지.”


“거듭 말하지만 자취를 감추는 게 일순위다. 잠행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도록.”

“알겠ㄴ, 으읍!”

“목소리 톤 낮추라고 하지 않았나!”

입이 틀어막힌 돈키호테가 억울하다는 듯 읍, 읍. 소리를 냈다. 자네도 좀 크지 않았는가! 하는 얼굴이었다. 쉬잇, 오티스가 천천히 입을 막을 손을 떼어내며 검지를 세워 제 입술에 눌러붙였다. 조용히 할 거라고 믿겠다. 그런 눈치였기에 돈키호테도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어두운 뒷골목의 안쪽에 두 살수가 쭈그려 앉아 속닥거리는 연유라고 하면 즉 이것이었다. 우두머리는 최대한 많은 정보를 원했다. 바둑판 위에 상대를 올려놓고 수를 겨룰 수 있을 정도로. 그러기 위해서는 상대의 숫자, 역량, 움직이는 범위와 차지한 지역의 수를 알아야했다. 어떻게 금전을 얻어 생계를 유지하는지, 호전성과 실력의 높이를 알아야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은 숫자였다. 아무리 강하다고 한들 쪽수에는 버티기 힘들다. 물론 특색이라면 다르겠지만, 안타깝게도 검계에는 그만한 실력자가 없었다. 애당초 있었으면 S사를 떠나오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다.

흑운회가 차지한 지역과 활동 범위, 대략적인 수를 알아보기 위한 임무에 가장 먼저 손을 들어 자원한 건 돈키호테였다. 자신에게 맏겨달라며 일어난 그는 아무래도 몸이 간지러워 참을 수 없었을 것이다. 최근에는 계속 이동만 하였기에 반복되는 일상을 견딜 수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파우스트와 오티스의 시선이 마주쳤다. 빤히 바라보는 그 고요한 눈동자는 오티스에게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같이 가세요.’ 조금 더 해석하자면 이렇다. ‘걱정 됩니다.’

아무리 최근 싱클레어를 데리고 다니고, 이상을 달달 볶으며, 돈키호테의 예의범절을 뜯어고치는 등 검계 내에서 애보기를 담당한다고 한들 이렇게 같이 묶어 보내려고 굴다니. 오티스가 탐탁지 않은 얼굴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이상, 안 됨. 싱클레어, 병아리 두 마리 보냈다간 모가지만 환송 될 것. 안 됨. 파우스트, 의외로 파우스트는 다 알고있었어요. 하며 실패를 방치할 것… 젠장. 본인 뿐이었다. 결국 그녀가 손을 들어 좀 활발한 노란 강아지마저 책임지기로 했다.

다행이도 임무는 수월했다. 잠행은 어렵지도 않았고 뒷골목의 지도에 하나하나 체크하며 범위를 좁히는 게 돈키호테에게 있어서 꽤 즐거운 일 중에 하나였던 모양이다. 가끔 목소리가 커지면 오티스가 재빨리 입을 틀어막았다. 환상의 궁합이었던 셈이다. 물론 완벽한 잠행은 아니었다. 지나가야 하는 길목에 흑운회가 깔려있으면. 잘 큰 강아지를 훈련시키는 기분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기다렸다는 듯이 돈키호테가 튀어나갔다. 사람을 베고, 찢고, 어지러히 핏물을 날리는 와중에 밝게 빛나는 눈동자가 그 또한 살수임을 증명했다.

“여기가 마지막이다.”

“음! 한 바퀴 돌았군.”

오티스가 고개를 끄덕이며 표시한 지도를 품에 넣었다. 바닥에는 채 말라붙지 않은 핏물이 흥건했다. 여기서도 두어명 베었던 탓이다. 이제 돌아가지, 하고 입을 연 순간 가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쟁반에 옥구술이 떨어지는 듯한, 아주 청아한 목소리가.

“네, 기다리고 있었어요~.”

재빨리 검에 손을 올렸다. 바짝 긴장한 두 사람이 고개를 들었다. 눈치채지 못한 사이 돌담 위에 누군가 쪼그려 앉아있었다. 달빛에 비친 칼날이 번뜩였다. 검은 머리칼을 하나로 모은채로 사람 좋게 웃고 있었다.

“그 문신… 흑운회군.”

“네, 아무리 그래도 이렇게 날뛰는 걸 모르면 이상하죠.”

홍루가 유연하게 말을 받았다. 오티스가 눈썹을 찡그렸다. 검 꺼내라. 그 속삭임에 돈키호테가 제 검을 꺼내들었다.

“그냥 보내드리기는 힘들어요~ 저도 체면이 있어서. 이대로 가면 누님들한테 혼난다구요.”

으챠, 소리를 내며 몸을 일으킨 홍루가 눈을 찡긋, 상황에 맞지 않게 발랄한 웃음을 보였다. 말은 이어졌다.

“저희 누님들이 얼마나 엄한지 아세요? 저번에는 임무를 실패했더니 목이랑 아래 대신 하나 고르라고 했다니까요?”

“아래?”

돈키호테가 궁금증을 이기지 못해 물었다. 오티스가 쯧, 소리를 냈다. 그래, 평소처럼 손들고 질문하지 않은 게 장할 다름이다.

“성기요. S사에서도 그러지 않아요? 중죄를 저질렀을 때 목이랑 성기 대신 하나만 자른다던데. 언제 누님이 그걸 듣고 오셔서 너는 목숨이 두 개네! 하고 말하셨단 말이에요. 저 진짜 무서웠어요. 소중한데.”

“헉.”

그그그, 그건 무섭쏘.

“그렇죠? 그러니까 얌전히 죽어주실래요?”

그대로 돌담에서 가볍게 내려온 홍루가 고개를 기울였다. 지금이라면 괜찮을 거라고. 안심시키는 목소리였다. 물론 그 내용은 전혀 달랐지만.

“말이 많군. 덤벼라.”

“덤비시오!”

돈키호테가 제대로 몸의 중심을 잡고 섰다. 양 손으로 검을 쥐고 앞을 바라보는 자세. 잔뜩 긴장한 몸이 내보였다. 아니, 기대일지도 모른다. 홍루가 몸을 흔들거리다 의외라는 듯이 오티스를 돌아보았다. 검을 꺼내지도 앉고 양팔을 겨드랑이에 끼운채로 서있는 모습이었다.

“같이 안 오나요?”

“그건 정의롭지 않소!”

“저놈 신념이다. 일대 다수는 본인이 일일 때만.”

“신념도 지켜주고, 좋은 곳이네요~.”

그럼, 거부 않고. 홍루가 검을 꼬나쥐고 재빠르게 돌진했다. 속검. 달빛을 받아 번쩍이는 검계의 검술과는 달리 흑운회는 구름을 내보이는 속검. 검을 맞댄 순간 알 수 있었다.

홍루가 생각했다. 무겁다.

돈키호테가 생각했다. 가볍다.

역량은 홍루가 위였다. 몇 번 검날이 부딪혀보면 알 수 있었다. 꺾을 수 있다. 그런 확신이 일었다. 홍루가 속으로 중얼거렸다. 하지만… 곤란하네요. 어려워요. 흑운회의 검술은 상대를 깎아내는 것. 몇번이고 잔상처를 남긴다. 통증과 같이 정신을 흔들어놓는 것에 가깝다. 하지만 검계는 우직하다. 우직하게 한 합에 성실하게 임한다. 조금의 실수라도 보이면 그대로 살갗을 찢어낸다. 왜 다들 그렇게 쉽게 당했는지 알겠네요. 그가 중얼거렸다.

그래도, 부족해요.

챙- 하고 부딪힌 순간 돈키호테의 뺨에 한줄기 상흔이 늘었다. 기교가 없어. 이건 전부 받아달라는 호소에 가까워요. 받아줄 의무는 없는? 합이 늘어갈 수록 상처도 늘어갔다. 귀, 목, 어깨, 팔뚝, 다리… 그런데도 전의가 꺾이지 않는다. 이기지 못하는 것 쯤은 알고 있을텐데. 마주한 상대의 안광은 점차 밝아지기만 했다. 오싹한 소름이 내달린다. 홍루가 내리친 팔을 그대로 꺾어 안으로 파고들었다. 빨리 베지 앉으면 안될 것 같은, 무게가…

“거기까지.”

서늘한 감각이 목을 스쳤다. 검이 가슴팍을 뚫기 직전에 그의 목에 낮은 날이 차가웠다. 등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언제 이만큼 다가왔는지. 아무래도 흥분하면 눈 돌아가는 건 홍루 또한 마찬가지였으니.

“일기토라면서요~.”

“적의 말을 믿지 마라.”

돈키호테가 천천히 물러났다. 피가 흥건했다.

“윽…”

홍루가 양 손을 들고 항복하는 자세를 취했다. 피에젖은 검날도 같이 까딱였다. 오티스 또한 재빠르게 물러나 돈키호테를 일으켰다.

“너무한 거 아니에요? 실력향상의 교재로 쓰시다니.”

“흥. 베지 않은 걸 감사하게 여기도록.”

일어날 수 있쏘… 윽, 하는 소리와 함께 일어난 돈키호테가 검을 쥐었다 폈다. 아무래도 아쉬운 모양이었다. 상대 아니면 자신이 죽을 때까지, 피를 취하고 싶은 욕망에 눈이 번쩍였으나 오티스의 시선에 순순히 검을 집어넣었다. 홍루가 어둠속으로 사라지는 두 살수를 보며 중얼거렸다.

“어쩌지… 하하, 혼나겠네요.”

역시 가는 길에 팔 하나만 잘랐으면 혼은 안날지도 모르는데. 허탈한 웃음소리가 비린내 자욱한 뒷골목에 울렸다.


“단테.”

<응?>

그 시각, 림버스 컴퍼니는 고요했다. 황금가지를 수복하고 뒤틀림의 원인이 되었던 물건까지 후속팀에게 넘겨준 채, 버스는 잠시 정차한 그대로였다. 카론과 아이스크림을 먹는 다던가, 수감자들 사이에서 여러 대화가 오가고. 다시금 관계를 정리하는 시간이 있었다. 이스마엘을 중심으로 여러가지 이야기가 있었다. 단테 또한 잠깐의 면담시간을 가졌으니까. 깊은 대화의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버스 인원들은 작은 휴식을 즐기고 있는 듯 했다. 단테 또한 보고서를 검수하며 자신이 얻었던 정보를 정리하고 있었다. 그 와중에 정말로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 구나… 하는 생각은 뒤로 한 채로. 잠시 산책이라도 나갈 겸, 불침번이라도 설 겸 나온 단테의 앞에 파우스트가 있었다.

“잠시 실례하겠습니다. 거울세계에서 큰 조짐이 보여서요.”

따라오라는 손짓이었다. 단테가 째깍, 소리를 내며 천천히 따라갔다. 거울 방으로 향하는 걸까. 그 뒤를 따라 걷자니 약간 불안해졌다. 파우스트의 조짐이라. 그것도 ‘큰 조짐’은 뭘까. 또각이는 구두소리를 뒤로 한 채 벌컥 열리는 문 안으로 들어갔다.

안쪽은 조용했지만, 거울 그 자체로 맥동하고 있었다. 울렁이는 시야에 조용하게 거울의 역할을 해야 하는 유리창에 시시각각 다른 장면이 보이고 있었다. 단테가 고개를 까딱였다.

<파우스트, 이건… 검계와 흑운회의 세계구나.>

“네, 바로 좀 전에 처리한 뒤틀림 사건과 연관된 세계입니다. 그 영향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크게 흔들리고 있어요.”

<흔들리면 안되는 거야?>

파우스트가 가만히 단테를 바라보았다. 단테는 이럴 때마다 파우스트는 아무말도 안 해서 참 고마운데 슬퍼. 그냥 그런 바보 같은 소리는 어떤 머리에서 나오는 건가요? 이 의체인가요? 라고 해주면 좋을텐데….

“지금까지 관측한 세계에서 마찰은 존재했어도, 큰 항쟁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저희가 검계와 흑운회의 세계를 엿보고 그들과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것도. 적당한 마찰이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단테, 인격을 불러오는 것에는 조건이 있습니다.”

큰 마찰, 항쟁… 싸움. 단테가 고개를 들었다.

<죽으면 안 되는 구나.>

“네, 부름 받을 이가 없다면 계약이 성사될리가 없죠.”

<어떡하지? 그럼 위험한 거 아니야?>

파우스트가 고개를 들어 빤히 바라보았다. 시시각각 바뀌는 거울세계의 조각에는 피가 튀는 장면도 있었다. 어떡하지? 뭘할 수 있지? 그런 걱정인지 시계가 점차 거울 앞으로 기울어지고 있었다.

“단테, 안타깝게도 저희가 할 수 있는 방안은 없어요. 항쟁이 잘 끝나기를 기다릴 수 밖에- 단테-!”

<응? 어어, 어… 라……?!>

톡, 거울과 같은 그 순간이었다. 다가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그가 오기를 바랐다는 듯이. 거울은 단테를 삼키기 시작했다. 그를 전장의 한 가운데로, 그들의 열쇠라도 된 것처럼. 탐욕스러운 손이 관리자를 삼켜냈다. 단테는 자신에게 손을 뻗는 파우스트의 얼굴이 당황으로 흔들리는 것을 보면서, 까무룩한 어둠에 떨어지기 전에 이런 생각을 했다.

아, 이게 바로 파우스트도 모르는 것 이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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