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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슬은 잔

하이 마녀au

浪望 by 량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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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세계에 나만 존재한다고 생각해서 날 따랐겠지만. 사실 내 세계에 네가 잠시 들어왔었을 뿐이야. 지나가면 돼, 이제. 내 세계에서 나가. 나가서 다른 사람으로 다시 채워."

무정한 사람이 아니라 당신은 잔인한 사람이었다. 누군가가 당신에 대해 묻는다면 나는 이렇게 답하겠지.

당신은 나에게 답을 바라지 않는다. 왜냐면 답을 쥐고 있는 것이 언제나 당신이었기에. 당신은 언제나 나에게 당신이 가진 답을 주기만 할 뿐이었다. 흥미로 채워진 당신의 차디 찬 녹슬은 손... 그 내밀어진 잔을 보고 누군가는 교활한 자선이라, 누군가는 쓸데없는 연민이라, 거짓으로 감싼 동정이라 말했다. 분명한 사실은 그곳에 당신과 내가 있었다는 것이다. 당신과 내가 깊숙하고 깊은 곳 어디에도 빠짐없이 새카맣게 물들어 있던 고독 같던 숲을 지나야 나오는, 끝없이 펼쳐진 그 호수 위를 걸었다는 것이다. 차디 찬 녹슬은 잔. 당신의 도움을 받아 나는 당신과 함께 호수 위에 발을 올렸다. 당신의 손을 잡고 나는 걸었다. 우리는 걸었다. 여던히 어두워 그 무엇도 보이지 않기에 나는 아직도 이곳이 고독을 품은 숲인줄로만 알았다. 발바닥이 시렸다. 아래를 보았을때 이곳은 밤하늘의 위였다. 그래, 이곳은 호수였고, 나는 당신과 온 우주를 유람했다. 무엇으로도 정의할 수 없다.

그 황홀감을 무엇으로도 정의할 수 없다.

하지만 마녀님, 당신이 나에게 온 세상을 걷게 했습니다.

당신이 나에게 손을 내밀었어요.

당신이 나에게 고독을 벗어나는 법을 알려주었습니다.

“그녀는 나에게 다정한 사람이었어요.”

나는 당신을 구하지 못했지만. 당신이 구해준, 당신으로 채웠던 삶을 나는 새로이 채워야 함을 알고 있습니다... 잔인한 사람. 때문에 당신은 잔인한 사람이예요. 또 한번 내게 답을 받아들이라 하는 당신이 밉습니다. 또 한번 내게 답을 주는 당신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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