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재솔] 남편 후에 아빠 되기
임신물. 3434. 선재 업고 튀어
남편 후에 아빠 되기
선재는 새벽 네 시에 눈을 뜬 임솔이 어머님의 소불고기가 먹고 싶다고 말했을 때, 드디어 때가 왔다 하고 생각했다. 입덧과 먹덧도 고사하고 흔한 먹고 싶은 거 당기는 음식도 없었던 임솔이었다. 다만 임신 사실을 알고 나서 밥 냄새가 역하다고 했었는데 당시에는 선재가 임솔의 임신을 모르고 있었고, 촬영으로 지방에 내려가 있어 감쪽같이 지나가서 서운한 마음이 물밀듯이 밀려왔다. 입술이 댓 발 나온 걸 임솔이 “아니야. 집어넣어.”하고 타일렀다.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는지 추궁할 수도 없었다. 아빠의 자격도, 남편의 자격도 미달인 것 같아서. 누구보다 임솔을 신경 쓰고 있다고 생각했고, 누구보다 임솔을 잘 안다고 생각했다. 하나같이 허무맹랑한 소리가 되었지만.
“아니, 라니까. 날 밝으면 그때 엄마한테 같이 가자. 지금 가도 엄마 자고 있을 거고, 할머니도 그렇고. 내일 얼굴도 볼 겸 같이 가면 되잖아.”
선재가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임솔의 곁에서 벗어나자, 임솔도 자리에서 상체를 비스듬히 세우며 말했다. 선재는 재빨리 편안한 잠옷을 벗어 던지고 옷장을 열어 아무거나 주워 입으며 등 뒤로 고개를 돌려 임솔을 보며 미소 지었다.
“아니야. 아니야. 정말 금방, 금방 다녀올게. 자고 있어. 소불고기 먹고! 내일 어머님께 고맙다고 인사드리러 가면 되잖아. 얼굴도 볼 겸, 응? 내가 얼른 다녀올게.”
선재가 호기롭게 말했다. 어떻게 얻은 기회인데. 이대로 흘려보낼 수 없었다. 선재가 어쩐지 신이 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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