먀흐키

by 마하

Myagky

190

35

male

Kirvan

​외관 및 성격


MR  꿈을 꿨어.

NO  어떤 꿈?

MR  바다가 나왔어.

NO  파도가 높게 치고?

MR  절벽 끝에 서 있었어.

NO  가본 적 있는 곳?

MR  아니.

목깃을 그러쥔다.

MR  꿈을 꿨어.

NO  바다가 나오는 꿈?

MR  사막을 걷고 있었어.

NO  모르는 인파 사이였고?

MR  사이를 헤쳐 나갔어.

NO  어디를 향해?

MR  알 수 없어.

손이  닿지 않는다.

MR  꿈을 꿨어.

NO  뭘 하고 있었지?

MR  울고 있었어. (정말 그랬는지 아무도 모른다.)

태엽 감기는 소리가 일정한 속도로 울린다. 모르는 손이 일정한 속력으로 움직인다. 본다.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한다. 땅거미가 진다는 뜻이다. 보지 않아도 된다. 얕게 열린 창 사이로 바람이 불어 든다. 바람에서 밤 냄새가 난다. 다시 본다. 바깥은 어둠이 자욱하다. 춥다. 구부러진 어깨가 펴지지 않는다. 깨진 거울 조각이 발에 걸린다. 고개 숙인다. 알 길 없는 감정에 시달리는 사람의 얼굴이 궁금할 때면 거울을 보는 버릇이 있다. 미끄러지던 시선이 가볍게 걸린다. 반사된 천장을 가리고 선다. 우중의 하늘 같은 머리. 들여다보고 있으면 두개골이 흔들리는 기분이다. 원치 않는 자각이 계속된다. 시선이 한들거리며 허공을 배회한다. 눈에 달라붙는 사물이 없다. 붙박이지 않으니 자유롭다.

아니. 자유라는 단어는 이때 쓰던 게 아니다. 조각을 발로 밟는다. 반사되는 빛이 가려지고 천장 위를 아른거리던 희끄무레한 그림자가 사라진다. 바스락거린다. 모래를 밟는 기분이 든다. 발을 떼 보면 완전히 으스러져 있다. 결국 다시 모래가 된 거다. 그렇게 잘게 조각나도 어쩌겠는가, 지난 일을 돌이킬 수 없으니 다시 섞일 수는 없다. 그래. 원래대로 돌아가는 법 같은 건 없다. 여기까지는 공공연한 법칙이다. 이내 희게 빛나는 모래 사이를 흐르듯 거스르는 의문. ‘돌아가는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떠나는 법만이 남아 있나.’ 연속. ‘그렇기 때문에 결국 발을 움직이게 되는 건가.’ 의문을 되뇌이는 사고에 고저가 존재하지 않는다. 이변이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곧 사라진다는 말과 등치되는 한때. 먼지를 떨어내는 손짓처럼 부드럽게 잡념을 치워 버린다. 엎어져 사라진다. 하지만 조용할 일은 없다.

고개를 들어올리면 어디선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모르는 이름이다. 이름이 아닐 수도 있다. 가본 적 없는 이국의 인사법, 알은체 하려는 휘파람, 들어본 적 없는 가사, 죽지 않고 허공을 떠도는 되울림, 감정적인 고성,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부르는 손짓. 아직 아무것도 알 수 없다. 따라가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하지만 지금 당장 움직인대도 닿을 수 없을 것이다. 급하게 발 뗄 필요 없다. 그래. 이렇게까지 쉽게 포기할 생각이라면 차라리 아주 멈추는 것도 방법이다. 오래 그럴 수 없다는 걸 알고 있다면. 잠깐, 얼마나 멈출 수 있지? 고른 숨이 기척 없이 허공으로 흩어진다. 죽은 것처럼 가슴팍이 오르내리지 않고 불시에 사고가 단절된 지금도 시간은 흐르고 있다. 이내 편차 심한 문장이 바닥을 기어가기 시작한다. 수중에 남은 시간은? 지나간 흐름을 어림하는 시선이 위아래를 반복적으로 오간다. 희미하게 기울고 돌아온다. 반듯한 정지, 틈 없이 맞물리는 한때, 이 헤아림을 오래 기다린 것처럼 시계가 완벽한 공백을 만들어낸다. 자정.


종소리 없이 넘어가는 하루.


MR  꿈을 꿨어.

NO  울었어?

MR  오래.

점멸과 고립.

MR  잠들 시간인가.

NO  그러고 싶지 않아?

MR  삼십 분만 잘게.

문 닫히는 소리가 난다.

MR  다시 잡아줘.

NO  그리울 것 같아?

MR  방황할 것 같아.

그리고 아무도 거기 없다.


기타사항


일견 다를 바 없음

부등 동공, 흉터, 의수

무지, 반복, 고의적 망각

오른손잡이

떠나기 전 땅에 뒤축을 깊게 딛는 버릇

‘나는 언젠가 걸려 넘어질 것이다.’


① Mach Rocksavage

② 청회색으로 바랜 머리, 숨기지 않는 우측 의수

③ 초음속 Mach number 5: Don‘t look b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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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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