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러독스 로이드

패러독스 로이드 20화

오웬

아키라!

아키라

…읏.

카인

이봐, 깨우지 말라고!

오웬

이미 일어났어.

카인

…앗, 아키라! 괜찮아? 아픈 곳은?

아키라

…저…

라스티카

아키라 님. 무사히 눈을 뜨셔서 다행이에요.

피가로

자, 물 마셔. 꿈의 숲의 독기에 당했어. 인간에게는 혹독한 토지니까 말이야.

브래들리

오웬과 노는 사이에 쓰러졌다고.

오웬

내 탓 아니야. 모험하고 싶다고 말한 건 현자님이야.

스노우

과연, 현자가 말했을련지?

클로에

어쨌든, 무사해서 다행이다… 읏. 현자님, 모두의 이름을 부르고 있었어.

히스클리프

무서운 꿈을 꾸셨나요?

아키라

그러니까…

한 명 한 명의 얼굴을 바라보며, 나는 미소지었다.

아키라

신기한 꿈을 꿨어요. 오웬이나 저나 클로에가, 기계가 되거나…

오웬

헤에… 너, 고철이 되고 싶었어? 나와 함께?

아키라

그, 그런 게 아니라…

히스클리프

현자님이 기계… 흥미롭네요. 오토마타 같은 건가요?

아키라

그리고, 라스티카와 피가로가 낯가림이 심하기도 했어요.

라스티카

꿈 속의 낯가림이 심한 저도, 현자님과 만날 수 있었다면 행복했겠죠.

피가로

꿈이란 건 소원이라고도 하잖아? 그런 게 타입이었어? 나, 연습하고 올까?

언제나처럼 겁을 내지 않는, 사교적인 두 사람의 웃음을 보며, 나는 무심코 꽉 끌어안았다.

아키라

두 사람은 그대로 있어주세요.

라스티카

이런 이런. 물론, 기꺼이.

피가로

오, 대담하네. 병이 다 낫고 마음이 약해진 탓에, 적극적이 된 거야?

라스티카와 피가로는 싱글벙글 웃었다.

나는 오웬과 카인을 돌아본다. 색이 다른 두 사람의 눈동자를, 그리운 기분으로 바라본다.

담홍색의 벚꽃과, 새벽녘 아침 해의 색이다.

아키라

이름으로 불러주셨나요?

오웬

기사님이 이름으로 부르니까, 옮았어.

카인

아키라도 우리들의 이름을 불렀어. 꿈 속의 우리들은, 어떤 녀석이었어?

조금 생각한 뒤, 나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키라

친구였어요.

오웬, 카인

에에…?

그들은, 동시에, 의아한 듯이 목소리를 냈다.

그런데도 서로의 의아한 목소리에 놀란 것처럼, 뚫어지게 서로를 바라본다.

카인

에에, 라고?

오웬

너야말로. 상냥한 기사님답지 않은, 불공평한 말투.

슬픈 척을 하면서, 짓궂게 오웬은 눈동자를 가늘게 떴다.

오웬

아아, 너무하네. 엄청 상처받았어.

아니꼬운 표정으로, 카인은 입을 비쭉거렸다.

카인

그건 내가 할 말이잖아. 서로 똑같아.

오웬

넌 상처받지 않아. 나와 친구가 되고 싶어할 리가 없잖아.

피가로

확실히.

브래들리

동감한다.

스노우

이의 없네.

오웬

짜증나… 블랑셰 귀공자님은, 날 칭찬해 주겠지.

히스클리프

…그러니까…

카인

이봐, 히스에게 달라붙지 마.

무언가 말하려고 했던 카인도, 분위기에 휩쓸려 웃고 있었다.

오웬도 무언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문득 눈을 돌렸다.

꿈 속 세계가 거짓말인 것처럼, 오웬의 시선은, 카인과도 나와도 마주치지 않는다.

라스티카

그럼, 상처받은 그들을 위해서, 행복하고 우호적인 밝은 곡을 연주하겠습니다.

클로에

명안이지만, 나중에 하는 게 좋지 않아? 현자님은 눈을 뜬 지 얼마 안 됐고…

바이올린을 꺼내든 라스티카를, 클로에가 말하기 어려운 듯이 타일렀다. 오웬은 등을 돌리고 걷기 시작했다.

방에서 나가는 그에게, 말을 건넨다.

아키라

오웬.

흥미가 없는 것처럼, 그는 돌아보았다.

오웬

뭐.

아키라

저… 괜찮으시면, 다음에 차라도 하지 않으시겠어요? 단 과자를 먹으면서.

모양 좋은 눈썹을 올리며, 오웬은 한쪽 입꼬리를 올려 히죽 웃었다.

매우 흉악하고, 매우 달콤한, 치사량에 이르는 과자처럼, 매력적인 웃음으로 이렇게 속삭였다.

오웬

싫어.

그것은 단절의 날붙이가 아니다.

자유의 깃발을 머리 위로 높게 들기 위해, 개성을 알리기 위한, 최초의 말이다.

그는 마음이 가는 대로, 오후의 빛으로 사라졌다.

카테고리
#기타

댓글 0



추천 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