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의 약속

답을 찾을 때까지

무르샤이

세기의 천재 무르 하트.

그를 칭하는 말은 수십 개가 넘지만, 샤일록이 그를 향해 품은 감정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어디에도 없었다. 세상의 그 어떤 단어를 가져와 화려하게 치장한다고 한들, 분명 샤일록은 그 답을 받아들일 수는 없었다. 어떤 단어를 써도 의미가 퇴색되어버리고, 무슨 언어를 사용해도 전달되지 않으며, 전하지 않고 계속 담아두기에는 너무 거대한 감정이었다.

얄미운 무르. 부서지는 마지막 날까지도 제멋대로인 사람. 내가 사랑하는 풍경을 부수고도, 내가 사랑하는 것을 또 부숴버리는 사람. 당신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했어요. 사랑하는 무르. 당신보다 아름다운 것을 본 적이 없어요. ……그리운 무르. 그와의 첫 키스는 굉장히 갑작스럽게 이루어졌다. 한 번 맞닿은 입은 절제를 잃은 것처럼 두 번, 세 번, 깊어져만 갔다. 이윽고 입이 떨어졌을 때의 무르는 상쾌하게 웃고 있었다.

네 비밀스러운 향이 궁금해서, 들이켜보고 싶었어. 너는 역시 흥미로워. 이렇게 들이켜도, 너에게 느껴지는 향과는 완전히 같지 않아――

파이프의 향이 궁금했다면 무엇을 태우고 있느냐 물어보면 좋았을 것을. 무르의 호기심은 끝이 없었다. 샤일록은 되는 선에서 그를 애태우며 협조해주고 싶은 편이었다. 하지만 굉장히 신사적이지 못하고, 예의도 없는 방식으로 입술을 빼앗긴 것에 대해 약간의 복수를 하기로 했다.

당신이 그 답을 밝혀낼 때까지, 저를 들이키는 것은 금지입니다.

샤일록은 그렇게 말했다. 무르는 마치 도전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알겠다고 대답했다. 그 후로, 둘은 키스를 한 적이 없었다.

아아, 이렇게 당신을 세어보는 것만 해도 달이 뜰 때까지 시간이 부족해요. 샤일록은 품 안에서 고롱거리며 잠들어있는 무르를 바라보았다. 머리카락을 조심스럽게 쓰다듬자 무르는 눈을 떠버렸다.

“어라, 깨워버렸나요?”

“아니! 샤일록이 떠올리는 것을 그만둔 것 같아서 일어난 거야.”

후후, 하고 샤일록은 웃었다.

무르가 누구를 떠올리고 있었냐고 물어보지 않은 것은 두 가지 가능성이 있다. 하나는 상대가 누구인지 이미 알고 있는 경우, 다른 하나는 그것보다 더 궁금한 것이 있어서 우선순위를 뒤로 미뤘을 때.

오늘은 어느 쪽이었을까?

무르가 몸을 일으켜 샤일록의 목 근처에 얼굴을 가져다 댔다. 실로 고양이 같은 행동이었다. 머리카락 탓에 조금 간지러워서 손가락으로 꾹 밀어내려는 찰나, 무르는 변덕을 부리는 것처럼 더 위로 올라왔다. 입술이 맞닿을 것 같이 가까워진 순간,

“버릇이 없어요, 무르.”

샤일록은 심술을 부리는 것처럼 무르와 자신의 입술 사이에 손을 끼워 넣었다. 무르는 에에~ 하고 실망한 듯한 목소리를 낸다.

“샤일록, 아직도 화났어!”

“화나지 않았어요. 당신이 아직도 답을 말해주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에~ 몰라! 잊어버렸어!”

답을 찾았는데 잊어버렸다는 것인지, 답을 찾는 것을 잊어버렸다는 것인지 알 수 없는 대답이었다. 적어도 하나 확신한 것이 있다면…… 아마 전자는 아니다. 무르는 분명 답을 찾지 못했을 것이다, 라고, 샤일록은 자신만만하게 생각한다.

파이프가 특별한 것이 아니다. 향이 특별한 것이 아니다. 피우고 있던 게 샤일록이기 때문에, 무르는 그 향기가 들이키고 싶어졌던 것이다. 아마 여기까지는 찾을 수 있었겠지. 하지만 이 다음.

샤일록은 어째서 특별한가.

무르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창문을 열어젖혔다. 해는 완전히 떨어지고, 하늘에 남은 것은 《거대한 재액》뿐이다.

샤일록은 오늘도 밤이 될 때까지 그를 전부 세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무르도 답을 찾지 못했다.

그렇기에 무르의 키스는 받아주지 않는다. 샤일록은 그 사실에 만족하며 미소 지었다. 또 수백 년 뒤에, 그가 찾을 답을 기대하며. 그리고 그 순간에는 그를 제대로 부를 수 있기를. ■■하는 무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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