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m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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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째서 감정은 이리도 사람을 망가뜨리고 마는 걸까? 히노시타 카호는 충분히 서로를 향한 마음은 다 풀렸으면서 자존심 때문에 화가 안 풀린 듯한 태도를 취하는 걸 이해할 수 없었다. 사랑하는 같은 클럽의 부원들이지만, 어딘가 어리숙한 모습이 있는 둘을 보며 카호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코즈에 선배, 얼른 보고 싶어요. 그런 말을 내뱉으며 화를 주체
천천히 눈을 뜨는 생명체는 모두 사랑스러울까. 오토무네 코즈에는 그동안의 제 노력의 결과로 눈을 뜬 '히노시타 카호'를 멍하니 바라 보았다. 아무도 찾지 않는 거리에 빛바랜 건물들 속 그것은 누가 뭐라해도 유일한 빛깔을 지니고 있었다. "코즈에, 씨...?" "응, 카호." "카...호?" 다소 어리둥절한 듯, 그동안은 익숙하게 내뱉던 이름을 의아하게
청룡의 해가 밝았다. 잠깐 돌아온 나가노는 여전했다. 다소 정신 없이 하루하루가 흘러갔다. 가족들과 인사를 하고 있으면 친척들의 소식이 들려왔고, 가족의 손에 이끌려 여러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예년과 다름없는, 혹은 더 나은 운수를 위해 이야기를 나누는 걸을 귀동냥으로 듣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번 해의 운수대통을 위해 온갖 액운을 쫓고 복을 불러일으키는
좁은 학교에서 사랑에 빠닌 학생들은 순식간에 소문의 주역이 되었다. 누구를 상징하는 색인지, 누구를 상상하며 내뱉어버린 감정인지 모두가 수군거리곤 했고, 당사자는 사랑의 감정으로 괴로운 만큼 주변의 시선과 입말을 버티지 못하고 몸을 숨기곤 했다. 뜬소문도 뜬소문 나름이지. 어쩌면 사람에게 가장 취약한 부분을 나불나불 떠들어 대는 소리 만큼 듣기 싫은 소리도
유닛별로 방이 나뉘고, 서로서로 온천에 들어갔다 온 뒤 잠깐 즐거운 탁구 게임을 즐겼다. 승자는 당연히, 라고 단정지을 수 없을 정도로 접점이었다. 도중에 배터리가 방전된 루리노만 없었다면 끝도 없이 이어질 뻔했다. 몇 번이고 동점이 만들어지는 바람에 방금 씻고 나왔는데 땀범벅이 될 뻔했다. "아, 즐거웠다!" "으... 더워... 다시 씻고 오면 안
의도적으로 착한 일을 하고 있다는 자각은 있었다. 남들의 눈을 신경쓴다는 말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위선 보다 위악이 낫다는 말을 듣고만 있으면 화가 나지 않는가. 상대를 위하는 척이라도 해야지. 꼴사납게 나쁜 척만 하고. 카호는 어릴 적 제 모습을 보는 것만 같은 여러 아이들에게 상냥하게 손을 흔들었다. 여전히 사람을 경계하고 있어서 그저 눈으로 흘깃
본편: https://pnxl.me/w78vus “코즈, 여기.” “코즈에, 늦었네? 접수처에서 보니까 의뢰는 진작에 마무리한 것 같더니.” 코즈에는 카호와 손을 꼭 잡고 여관으로 돌아왔다. 자신들을 기다리는 다른 페어를 보며 미안하다며 가볍게 웃었다. 카호는 기분이 좋은 듯 콧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먼저 방에 올라간다며 코즈에가 츠즈리와 메구미랑
눈을 뜨면 당연하다는 듯이 아침 연습을 하기 위해 몸단장을 하고 부실로 향했다. 전세계 사람들이 기념하는 날을 앞둔 전야제였지만 해야 할 일은 해야 했기에, 코즈에는 평소처럼 움직였다. 이브는 내일이니까. 정각에 딱 맞추어 오는 일은 잘 없지만 그래도 최근 들어 힘내서 일찍 일어나는 카호를 보고 있으면 그 노력에 칭찬을 마구 해주고 싶은 기분도 든다. 코즈
마력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으면 정령 역시 눈으로 볼 수 있을까. 카호는 자신과는 다르게 항상 정령에 둘러싸인 채로 생활할 코즈에의 모습을 보며 자신은 느낄 수 없는 무언가를 느낄 수 있는 존재에 대한 동경심을 품고 있었다. 코즈에는 때때로 카호의 시선을 눈치채고 이쪽을 바라보곤 했지만, 정작 카호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몰라서 그저 질문만 덜질 뿐이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