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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우건우+청우문대+국밥즈

티온랩실 by 티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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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큰달 목소리

큰달이 목소리는 찐건우 목소리랑 같을텐데 왠지... 뭐랄까 머릿속에서 큰달이 대사 재생할 땐 아가들처럼 톤이 높은 목소리로 떠올리게 돼... 류문대가 큰달이를 막내동생으로 봐서 그런가 아님 걍 내가 큰달이를 너무 아가로 보는 건가... 실제로 그는 33살의 건장한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2. 리얼리티 도입부 류청우 시점, 리얼리티 청우건우

평온하던 마음이 아무 예고 없이 갑자기 무너지는 기분을 아는가. 시간이 멈추는 순간, 나는 어렴풋한 예감의 정체를 깨닫고 경악했다. 그것은 말 그대로의 덮어쓰기, 이제껏 쌓아온 모든 것의 증발. 잃을 수 없는 것을 잃어버릴 것만 같은 불안과 공포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순간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기억하지 못하는 삶을 통해 얻은, 다시는 잃고 싶지 않은 나의 형이었음을.

3. 연희대 류건우씨

과제하느라 도서관 서가 뒤적이다 원하는 책을 도저히 못 찾겠어서 도서관 컴퓨터로 검색하느라 타닥이는 류건우씨... 책 분류번호 사진 찍어서 다시 서가 찾아가선 한 권씩 손가락으로 짚으면서 책장 뒤적이는 류건우씨

새파란 하늘에 구름 하나 없이 해가 쨍쨍한 초여름... 길 양옆으로 늘어선 연초록색 은행나무 사이로 그늘 하나 없는 중앙로 걸어가면서 까만 캡모자 쓰고 미간 찌푸린 채 타다닥 뛰어가는 류건우씨

류건우씨도 학교 부지 안에서 길 잃고 헤맨 적 있겠지? Shin촌새내기 류거누씨, 전필 강의까지 10분도 안 남은 상황에서 길을 잃엇 따.

샌드위치 사먹으러 미로건물에 발을 들인 류거누씨, 또 길을 잃었다... 망연하게 샌드위치만 한입씩 우물... 우물... 씹으면서 여기는 어디요 나는 누구인가 하면서 건물을 헤매는 류거누씨를 잡아챈 구원의 손길... 역시 샌드위치 먹으러 왔다가 웬일로 얼빵해진 후배를 발견한 류서진씨. 알고보니 방향감각이 사라진 류거누씨가 가게 주변만 뺑글뺑글 돌고 있어서 류서진씨가 발견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4. 술마시는 류문대+류청우+류큰달

류문대류청우류큰달... 주량 센 형제들끼리 휴가를 맞아서 셋이 오손도손 모여서 술 마시다가 뵤세 레이더에 걸리면 재밌겠당

"너네 술을 얼마나 마신거야?!"

"..."

안 걸리려고 큰달이네 모여서 마셨는데(안주: 류문대류청우가 오면서 배달시킨 치킨) 들킨 계기도 되게 어이없었음 좋겠다 우애좋은 테스타는 늘 그랬듯 휴가를 가서도 자기 근황을 공유하는 사진을 찍어 올리곤 했는데 여기에 류문대류청우가 자연스럽게 셋이 찍은 사진을 올린거임...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었음 그치만 사진 한쪽 구석에 찍힌 카스+테라의 흔적은 문제가 있었음... 분명 다 치웠던 것 같은데 왜 저게 찍힌거지 하고 심각하게 고민하는 첫째랑 좀 더 꼼꼼히 살필 거 그랬다며 배시시 웃는 둘째랑 술기운도 안올랐으면서 얼굴 새빨개진 귀여운 막냉이

소소하게 마신 거였으면 뵤세도 아무 말 안했겠지만 사진에 찍힌 캔의 개수는 언뜻 봐도 대단했기 때문에... 사실 그 뒤에 양이 안 찬다고 가벼운 과자를 안주로 와인까지 몇 병 더 깠었는데 그건 용케 잘 숨겨서 사진에 안 찍혔다고 합니다 해피...엔딩?

5. 시스템 큰달

근데 시스템적 무의식이 판단한다는 건 큰달의 무의식 일부는 시스템이랑 결합됐다는 얘기 아니야? 324에서 관련 언급이 '사람인 저는 여기 있고, 시스템 영향을 받은 부분은 거기 그대로 있어요. 뜰 거에요.' '분리된 상태라는 거지.' '네...' 라고 나오는데... 414 보면 시스템을 '없앴다'라고는 하지만 그건 그냥 파편화시킨 거였잖아요 그 후로도 리부트 이후인 579까지 큰달은 상태창을 볼 수 있었고, 그럼 시스템 영향을 받은 부분이 이 과정에서 손실되지 않았다는 거니까 이걸 맞다고 가정하고 얘기를 해보면  ... 다른 게 성지인가요 여기가 성지네 324가 성지네

리부트 마지막에 지능을 담당하던 류문대의 의식이 큰달의 심상세계로 무사히 빠져나간 후에 시스템의 잔해가 과거로 되돌아가면서 루프에 갇혔다는 얘기가 나왔는데 그럼... 그 잔해에 남은 큰달의 무의식이 다시 루프를 돌아서 252 이후까지 왔을 때... 찐문을 흡수해버린 건 우연이 아닐 수도 있지 않나...?

그니까 류건우의 252 이후로 박문대가 형이 오래오래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빌고 그걸 시스템이 캐치한 것도... 시스템은 신청려의 영향을 받아서 '아이돌'을 하고 싶은 사람을 찾고 있었는데 굳이 따지자면 '류건우'가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거지 '박문대'가 아이돌이 되고 싶었던 건 아니잖아. 그니까 시스템이 굳이 '아이돌이 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던 박문대'에게 들어간 이유는 그 시스템의 일부가 '상태창'의 무의식으로 구성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게임 스토리라던지 판타지에 보면 그런 설정 흔히 나오잖아요 하나로 완전하던 것에서 일부를 떼어내면 본체는 그 일부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그 일부는 본체로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뭐 그런 설정.

물론 그 잔해에 큰달의 무의식이 남았다는 것부터가 이미 날조긴 함 그치만 큰달이가 이미 융합된 건 다시 분리될 수 없다고 말했잔아ㅜ 그니까 잔해에 남은 마지막 지능인 큰달의 무의식이 오랜 기다림 끝에 '큰달'의 존재는 잊고... 그럼에도 본체로 돌아가려는 본능 때문에 주객전도의 상황으로 찐문을 흡수해버린 거라면 어떨까

이만한 날조가 없겠지만? 이만한 적폐가 또 없겠지만? 그치만 시스템과 큰달은 혐관 주제에 절대 떨어질 수 없다고 생각한다면... 본체와 조각, 닭과 달걀, 주인을 잊은 무의식이 본래 주인을 잡아먹는다?

6. 퇴마사 류청우x귀신 류건우

"그래서, 퇴마하던 중에 내가 보였다, 이거냐."

"네."

류청우는 얌전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놓고 산 사람 옆에 귀신이 서 있었지만 그것을 보지 못하는 건지, 류청우가 별안간 허공을 향해 말을 거는 것을 보며 몸을 흠칫거리면서도 옆에 누군가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하는 남자의 모습은 퍽 우스웠다.

"그럼 나도 퇴마할 거냐."

무슨 질문에도 답을 척척 내놓던 류청우가 머뭇거렸다. 평범하지 않은 답변이 나올 것 같다는 어렴풋한 불안이 귀신에게 스며드는 사이, 류청우는 천천히 입을 열었다.

"아뇨. 저는 악귀가 아니면 퇴치하지 않아요."

이쯤 되지 남자도 슬슬 제 주변에 또 다른 귀신이 있다는 것을 알아챈 모양이었다. 남자는 눈에 띄게 창백해진 얼굴로 류청우에게 돈주머니 하나를 툭 던져주더니, 체면까지 바닥에 곱게 던지고는 헐레벌떡 도망가버렸다.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어진 주머니를 주워든 류청우의 얼굴에 난감함이 깃들었다.

"퇴마는 끝났지만 의식이 다 끝난 건 아닌데."

"의식이 다 끝난 건 아니지만 다른 귀신이랑 노닥거릴 틈은 있고."

"하하."

멋쩍음을 이기지 못한 류청우가 제 목덜미를 만지작거리자, 귀신은 팔짱을 끼고는(귀신도 그럴 수 있는지는 류청우도 지금 알았다) 퇴마의 흔적과 자신의 등장으로 잔뜩 어질러진 판을 가리켰다.

"저놈 잔해 치우는 것만 남은 거냐."

"네."

"저건 내가 치워줄 테니까 앞으로 다시 만날 일 없길 바란다."

"네?"

그 두 가지가 대체 무슨 상관이냐고 묻는 얼굴을 뒤로 한 채 귀신, 류건우는 묵묵히 잔해를 치우기 시작했다. 잔해에서 풍기는 지독한 악취가 코를 찔렀다. 퇴마 중 저 퇴마사가 읊은 것에 따르면 이 악귀는 온갖 곳을 떠돌아다니며 수많은 마을을 몰살시켰다지. 그 악명에 걸맞게 그득하게 쌓인 업 때문에 본체가 사라진 후 남은 잔해에서 풍기는 악취조차 끔찍하기 그지없었다. 이 냄새를 맡을 수 있는 것은 같은 귀신이거나, 아니면 영력이 아주 강한 사람뿐이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저 퇴마사는 악귀를 인식하기 전부터 지금까지도 계속 이 악취를 버티며 웃고 있었으리라. 아니, 이건 잔해가 되며 옅어진 것일테니 이보다 더한 고통을 받으면서도 웃고 있었겠지. 류건우는 괜히 수선스러워지는 마음을 다잡으며 묵묵히 잔해를 소멸시켰다. 잔해와 함께 사라지는 힘은 꽤 뼈아팠지만, 어째선지 그리 아깝지만은 않았다. 금세 깨끗해진 주위를 만족스레 둘러본 류건우는 무어라 말을 걸려던 류청우의 말허리를 뚝 잘랐다.

"그..."

"잔해는 다 치웠고. 앞으로 저런 놈 또 맞닥뜨릴 일 있으면 혼자 하지 말고 믿을만한 놈 몇 명 데려다가 해. 그놈 잡기 전에 네가 먼저 잡힐 것 같으니까. 나 간다."

"저기!"

저 할 말을 끝내기 무섭게 류청우의 눈앞에서 사라진 귀신. 귀신이 있던 자리를 망연히 보던 류청우의 얼굴에 무언가의 결심이 드러나더니 곧 류청우의 눈에 푸른 빛이 일어났다. 강한 영력이 방금까지 이곳에 있던 귀신의 흔적을 쫓았다. 류청우는 입고 있던 철릭의 깃을 잠시 만지작거리고는, 귀신의 영력이 남긴 자취를 따라 달리기 시작했다. 펄럭이는 철릭의 색이 유독 검었다. 그리고 며칠 수.

"이쯤이면 못 쫓아오겠지."

커다란 산맥을 넘고, 다시 넘었다가, 아예 깊은 산골로 숨어버린 류건우가 숨을 헐떡이며 허리를 숙였다. 요 며칠 저놈의 퇴마사가 계속 저를 쫓아다니며 같이 다니자고 꼬시는 것 때문에 류건우는 아주 죽을 맛이었다. 영력도 가득한 저 퇴마사 놈이 왜 자꾸 이 허약한 몸을 쫓아오는지. 귀신은 이미 죽은 것인데 뭘 또 죽냐고 물으면 할 말은 없지만, 아무튼. 맹세컨데 류건우는 귀신이 된 이후로는 단 한 번도 퇴마사에게 찍힐 일을 하지 않았다. 어린애가 가족의 손을 놓쳐 울고 있으면 데려다주기도 했고, 어린아이가 잃어버린 물건을 찾아주기도 했었지만 이 정도는 봐줄 수 있는 수준 아닌가! 류건우는 눈을 살며시 감고 고개를 주억거렸다. 그리고 눈을 떴을 때.

"...!"

왠지 익숙한 느낌이 드는 새카만 철릭으로 몸을 감싼, 새파란 영력의 소유자. 훤칠한 키와 탄탄한 몸, 무엇보다도 부드럽게 웃는 저 앳된 얼굴. 장담컨대 요 며칠 류건우가 가장 많이 본 얼굴이리라. 그 얼굴은 얄미울 정도로 부드럽게 웃었다.

"잡았다."

아니 이놈의 퇴마사는 왜 잡으라는 악귀는 안 잡고 나만 쫓아다니나. 다시 말하지만 난 잘못한 것 없는데. ...눈뜨자마자 류청우와 마주친 류건우가 저도 모르게 한 생각이었다. 복잡해진 류건우의 속도 모르고, 류청우는 또 류건우가 속터질 말을 했다. 그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었다.

"역시, 여기 계실 줄 알았어요."

그 말을 들은 류건우는 눈동자만 스윽 굴려 주위를 살폈다. 그리고 탄식했다. 이곳은 류청우와 처음 만난 곳, 류건우가 살인귀의 잔해를 청소한 그곳이었다. 산을 비슷한 위치에서 두 번 넘었으니 당연하긴 했다. 저도 모르게 익숙한 곳으로 와 버린 것이리라.

"마지막엔 영력으로도 보이지 않아서, 혹시나 하고 찾아왔는데."

"너 영력까지 써가면서 나 쫓고 있었냐."

"하하."

대답하기 싫은 부분은 기가 막히게 웃어버리는 저 성격 봐라, 하고 류건우가 삐딱하게 생각하고 있을 무렵, 류청우가 목덜미에 손을 올리며 말했다.

"음, 아무래도... 도움을 받았으니까."

"고작 그거 가지고?"

"그거 말고도요. 어... 이것저것."

"없는 것 잘 알 텐데."

"하하."

"말 돌리냐."

류청우는 부드럽게 웃었다. 어딘지 익숙한 얼굴이어서 떨어지고 싶지 않았다고 한다면 저 귀신은 아마 질색할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이런 생각조차 류청우에게는 낯선 것이었지만, 류청우는 그걸 깨닫지 못했다. 그래, 마치 저 사람과 함께 있으면 이런 모습이 당연하기라도 한 것처럼.

"퇴마하려고 쫓아온 건 아니에요."

그럼? 이라고 묻는 듯한 귀신의 얼굴을 본 류청우가 천천히 대답했다.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가 시원한 산바람을 타고 흘렀다.

"저랑 같이 다닐래요?"

"내가 왜."

"대신 형체를 유지할 힘을 드릴게요. 그때 힘을 잃으신 것 같은데."

맞긴 했다. 어쨌든 류건우는 따로 힘을 얻을만한 곳이 없는 귀신이었고, 그만한 업을 쌓은 악귀는 잔해도 쉽게 소멸되지 않는 탓에 류건우는 그때 상당히 많은 영력을 소모해야만 했다. 그 탓에 지금 류건우는 이놈의 퇴마사가 잘못 치기라도 하면 소멸될 정도로 약해진 상태였으니까. 거기에 추격전까지 더해졌으니 이대로라면 류건우는 아주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인데, 저 퇴마사에게서 영력을 받을 수 있다면 그 기간은 늘어날 것이었다. 류건우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갔다.

"정 불편하시면 가끔 저 일하는 거 도와주세요."

류건우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차하면 다시 도망가면 된다고 생각하면서. 그 생각부터가 이미 도망가기엔 애진작에 글렀다는 건 까맣게 잊어버린 후였다.

같이 방방곡곡 떠돌아다니며 의뢰를 받아 악귀를 처치하길 몇 번. 퇴마사와 귀신 사이에는 암묵적인 규칙이 몇 가지 생겼다. 첫째, 놀라게 하지 않기. 둘째, 어리광 좀 그만 부리기. 셋째, 절대 무리하지 않기. 그리고 방금 네 번째 규칙이 생겼다.

"너 내가 부적 갈무리 잘 하랬지."

류건우의 왼쪽 팔이 있던 자리를 보며 류청우는 안절부절못하는 얼굴로 주위를 맴돌았다. 악귀를 해치운 지 고작 한 시진이나 됐을까, 이상할 정도로 갈무리되지 않는 영력을 붙잡으려 부적을 쓰던 류청우가 다 쓴 부적을 말리던 중 완성된 부적이 류건우의 팔을 스친 것이 화근이었다. 퇴마를 위한 부적이 귀신을 스쳤으니 팔 한 짝만 사라진 건 정말 운이 좋았다고밖에 할 수 없었으니까. 류건우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렇다고 해서 딱히 감정이 가라앉은 것 같지는 않았지만.

"퇴마할 거면 제대로 하던가, 아니면 조심하던가."

"아냐, 그런 뜻이 아니었어요."

거의 울 것 같은 얼굴로 고개를 젓는 류청우를 보던 류건우는 한 번 더 한숨을 내뱉었다. 일단에 손에 들린 저 부적부터 내려놓고 좀 얘기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것 같은데, 그 부적 좀 내려놓고."

"...! 미안해요."

허둥지둥 부적을 갈무리해 넣는 류청우를 두고 류건우는 사라진 왼쪽 팔이 있던 자리를 물끄러미 보았다. 귀신은 애초에 실체가 없는 존재니까 이것도 어떻게 잘 하면 다시 생기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그 생각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 느릿느릿 다시 생기기 시작한 팔을 보고서야 겨우 안심하는 류청우를 보며 류건우는 결국 화를 누그러뜨렸다.

"정말 미안해요. 앞으로는 정말 조심할게, 화 내지 마요, 응?"

"그래, 알았다. ... 류청우, 애교 부리지 말랬지."

알겠다는 듯 시무룩하게 떨어지는 어깨와 제법 애처로운 미소. 그리고 류건우는 저보다 어린 사람이 기죽은 모습은 못 봐 주는 성격이었다. 오늘만 대체 몇 번째인지 모를 한숨을 속으로 삼키고, 류건우는 멀쩡한 오른손으로 류청우의 머리 위 허공을 슥슥 쓰다듬었다.

"너 부적은 어디다 두고 다니냐. 거기만 잘 피해다니면 괜찮겠지."

"제 왼쪽 허리에 있어요."

"그래. 알았으니까 이만 기운 차려봐. 나 지금 영력 부족하다."

류청우는 어쩔 수 없다는 듯 그제야 다시 웃었다. 그리고는 귀신에게 다시 힘을 불어넣었다. 그리고 아마, 이 일이 화근이었던 것 같았다. 잠든 류청우의 곁을 적당히 돌던 류건우는 축시가 되자마자 환영처럼 떠오르는 것들을 보며 그렇게 생각했다.

정확히 류건우를 찌르며 사납게 저주를 내리던 어느 악귀를 류청우와 함께 퇴마한 날의 밤이었다. 류건우의 환영 속에서 남자아이는 행복하게 웃고 있었다. 아이의 부모로 추정되는 사람들 앞에서 시를 읊기도 했고, 그보다 더 어린 아이를 데리고 붓을 쥐는 법을 가르치며 알 수 없는 무늬를 종이에 그리기도 했다. 울먹이는 아이를 달래려 애를 쓰는 아이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류건우는 곧, 그 환영이 자신의 생전 기억임을 깨달았다. 그 아이의 모습이 언젠가 수살귀 하나를 퇴치할 때 류청우가 보여주었던, 수경에 비친 제 모습과 똑같았기 때문에. 류건우가 환영 속 아이의 정체를 깨달았을 때, 환영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며 류건우를 삼켰다. 그리고 그 순간 평화롭던 정경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시작은 불길한 기운을 따라왔답시고 대뜸 대문 안으로 발을 들이는 어느 무당이었다. 집안 사람들을 기분나쁜 시선으로 훑어보던 무당은 류청우를 보고는 흠칫거리며 품에 두었던 소금을 뿌려댔다.

- 너! 이름에 맑음淸을 품은 너, 네가 범이로구나. 네 녀석이 이 가문을 잡아먹을 범이야!

그리고 뭔가에 씌기라도 한 것마냥 류청우를 공격하던 사람들.

- 건우 형! 안 돼, 오지 마!

"류청우를 놔 줘!"

- 류청우가 우리를 멸문시킬 것이다. 저 범이, 저 사악한 범이...!

"미친 놈...! 어린애한테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닥쳐!"

눈앞에 보이는, 류청우를 향해 날아드는 살기를 막으려 류건우가 달려들었다. 그리고 류청우는, 저를 향해 달려드는 살기의 정체를 깨닫고 경악했다.

"정신 차려!"

"건드리지 마...!"

"대체 뭘 보고 있는 거야, 형!"

"류청우!"

초점이 흐릿한 눈, 감춰지지 않는 살기, 실체를 갖추려 어른거리는 몸. 무엇보다도 과거의 기억에 갇혀 몸부림치는 저 몸짓. 류청우의 경험에 미루어봤을 때, 이건 악귀가 될 징조였다. 다시 말하면 지금, 언젠가부터 류청우의 곁에서 그를 도왔던 저 귀신, 류건우가 제 기억을 되찾고 있다는 것. 류청우는 이를 악물었다. 류건우가 기억을 되찾는 것 자체야 반갑지만, 저와의 추억을 같이 떠올릴 수 있게 된다는 것은 너무도 기뻤지만. 그 시점은 적어도 지금이어서는 안 됐다. 그게 아니더라도, 퇴마사 류청우는 결코 악귀가 된 류건우를 소멸시킬 수 없었다. 아마 류건우를 소멸시킬 뻔했던 그날부터 떠오른 기억들이 류청우를 그렇게 만들었다. 그랬기에, 떨리는 손으로 류청우는 빠르게 결계부를 적어내려갔다. 그리고 완성된 결계 속으로 몸을 던졌다. 류건우를 붙잡고.

"나 여기 있어, 건우 형!"

"...!"

초점없는 눈에서 눈물이 떨어졌다. 그 변화에 류청우는 모든 감각을 집중했다. 여기서부터는 류청우의 판단이 한 치라도 어긋난다면 모든 게 끝이었다. 구천을 떠돌던 그의 연모는 다음을 생각할 여지조차 없이 사라질 것이었다. 허공에서 류청우의 손이 빠르게 통신부의 인을 써내렸다. 아마도 이제, 류건우는 류청우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리라.

"살아... 있냐?"

예상은 적중했다. 류청우는 필사적으로 외쳤다.

"살아있어! 형 앞에 있잖아!"

"저 새끼가 널, 널..."

"예전 일이야. 이젠 다 끝났어. 나 안전해. 응? 형."

"류청우."

"응, 나 멀쩡해."

류건우가 류청우의 이름을 부르면, 류청우는 안전하니 걱정 말라고 대답했다. 몇 번이고 류청우의 이름을 부르던 류건우의 눈에 그제야 서서히 초점이 잡혔다. 어른거리던 실체도 다시 사라졌다. 류청우는 그제야 온몸으로 류건우를 안을 수 있었다. 귀신에게서 온기를 느낀 것도 처음이었고, 귀신이 등을 토닥여주는 것도 처음이었다. 혹여라도 부스러질까, 살며시 류건우의 몸을 감싸안은 손이 덜덜 떨렸다. 그 손에 화답하듯 낮은 목소리가 류청우의 귓가를 울렸다.

"미안하다. 못 알아봐서."

"이젠 안 그럴 거지."

"그래."

"안 갈 거지."

"네가 실수만 안 한다면."

제 곁을 떠나지 않겠다는 확답을 듣고서야 류청우는 류건우를 향해 제대로 웃어보일 수 있었다.

7. 청우문대 관계성

아니 청우->문대 관계성변화 정리해보는데 324가 의외로 키포인트네요? 그 전까지는 146도 있고 문대(몸)이 청우보다 연하인 것도 있고 해서 청우가 문대를 돌봐야 하는 존재로 생각하는 경향이 꽤 컸는데(253) 여기서부터 청우가 형을 의식하는 모습이 보였네요 그게 폭발한 곳이 리얼리티부터고... 경향성 얘기임 당연히 저도 55랑 84를 잊지 않았어요... 무의식적으로 연상인 걸 알아챈 것 같다는 서술도 있었는데 몇 화더라 그게 84였나. 그니까 제가 읽어내지 못했을 뿐인 순간도 분명 있겠죠 많겠지... 151같은 곳에... 근데 아니 류청우가 먼저 연하모멘트를

8. 류건우 어린시절

류건우 어린시절이 너무 궁금해 253 확장버전이 필요해요 종친회에 끌려간 류건우...... 시골 친척집 같은 별장에 끌려가서 지보다 어린 애들(류청우) 등쌀에 밀리는 나약한 책벌레 류건우...... 근데 애들한테 화는 못 내고 그냥 어어어 하면서 끌려다니는 류건우...... 류건우는 어릴때도 다정했을까 적어도 지금보단 말랑했겠지

9. 류건우와 모텔

근데요 저 진짜 문득 든 생각인데 애초에 모텔은 숙박업소지 그것만을 위한 공간은 아니잖아요 그니까 무슨 말을 하고싶은거냐면 류건우가 보증금을 날려먹었을적에... 급하게 모텔 들어가서 지낸 적이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진짜 문득... 곰팡내 나는 싸구려 모텔에서 잠을 청하면서 이를 득득 갈았을... 지금보다 더 날카롭고 여린 류건우...

10. 동생 홈트해주는 형으로 국밥즈

큰달이 넘 바빠서 운동에 소홀해지는 바람에 근육 쪽 빠져서 헐랭해진 거 보고 기겁한 형문대가 큰달이 홈트시키는데 큰달이가 너무 힘들다고 드러누우니까(모처럼 떼써봄) 형이 어디서 부채 커다란 거 가져와서 살랑살랑 부쳐주는 상상... 바람이 시원해서 좋기는 한데 형이 나한테 부채를 부쳐준다고...?! 까지 생각이 가버린 나머지 허둥지둥 일어남...

근데 방금전까지 형이 열심히 조져준 근육 덕분에 그 길다란 몸으로 허우적거리면서 바람빠진 풍선처럼 일어나는 큰달... 그거 보고 피식 웃으면서 빨리 끝내고 쉬자. 하고서는 약속한 시간 꽉꽉 채워서 아주 알차게 운동시켜주는 형아...

그리고 이 형아는 나중에 청우동생 손에 잡혀 등산을 가게 되는데... 그리고 똑같은 산에 큰달동생 손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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