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미션 샘플 - 마비노기 드림 관계성 스프레드

로제딕 타로 내에 소개된 컵 오브 릴레이션쉽 스프레드를 활용했습니다! 로제딕 타로 제작자이신 VINE 님과 쥬나 님께 감사드립니다!

점에 활용된 카드는 범용 유니버설 웨이트 타로입니다.

23년 11월에 리딩한 건으로 최근 리딩과는 양상이 약간 다릅니다!

A. A는 어떤 캐릭터?

A의 후기 모습보다는 초기 모습에 가까운 카드가 나왔습니다. 유능함을 바탕으로 한 느긋한 여유와 베풂을 상징하는 카드입니다. 밀레시안이 에린에 오기도 전, 초창기의 A를 이렇게 해석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A의 밝음은 '스스로의 유능함'보다는 자신의 노력을 믿고, 동료를 믿었기 때문에 왔던 것 같습니다. 여사제 카드의 풍요는 유능함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니, A에 맞춰 살짝 비틀면 그러한 해석이 가능하겠네요.

후기 A에도 약간 끼워맞춰 본다면, 그가 트리아나나 밀리아를 아끼는 모습과도 연관지을 수 있겠습니다. 많은 길을 걸어왔기에 스스로 납득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의 무력을 가지고 있다는 걸 알고 있고, 트라우마 때문일지언정 그것을 어린 이에게 선뜻 베풀 수 있는 인물로 읽을 수 있겠습니다.

B. B는 어떤 캐릭터?

달 카드는 본능에 아주 충실한 캐릭터를 나타냅니다. 이성보다는 '감정'에 가까운 카드이지만, 인외를 대상으로는 꾸며진 인간성보다는 자신의 '본질'에 솔직한 캐릭터로 읽을 수도 있겠습니다. 혹은 인외임에도 감정이 뚜렷한 캐릭터인 경우에, 그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거나 그것을 바탕으로 중요한 선택을 하는 인물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아무튼 마이 페이스인 경향이 있는 캐릭터에 어울리는 카드로, 결국은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성향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포인트가 되는 요소로는 '한밤중에도 밝게 빛나는', '인간의 본성을 자극하는 달', '달의 이면은 빛나지 않는다' 같은 것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1. A와 B의 관계

사막과 쓰러진 세 개의 컵이 좌절, 후회를 나타내고, 사람 뒤켠의 아직 쓰러지지 않은 두 개의 컵이 희망을 나타내는 카드입니다.

A의 여정들은 실패했습니다. 여신을 구하러 떠난 첫 선택도, 다크나이트의 길을 택한 다음의 선택도, 검은 용기사로서 움직인 그 후의 선택도 그에겐 넘어진 컵입니다. 그것이 못내 아까워 그는 넘어진 컵에서 시선을 뗄 수 없습니다. 뒤에 아직 넘어지지 않은 두 개의 컵이 있는데도 말이지요. 공교롭게도 그 컵들이 놓인 방향이 B의 카드가 있는 오른쪽입니다. B는 A의 조력자가 될 수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심지어 B가 먼저 그러고 싶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A가 뒤돌아보지 않았습니다. B는 컵과 같아서, 뒤돌아보지 않는다고 해서 딱히 돌아보아 달라고 매달리는 성향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그가 놓친 희망으로 사막 어딘가에 남아 있을 뿐이겠죠.

2. 이 관계의 과거

밝은 옷을 입고 컵을 든 채 뽐내고 있는 카드가 낭만, 감수성, 젊은 순수함, 경쾌한 생명력을 나타냅니다.

막 모험을 시작했던 A의 모습을 연상시키기도 하고, 밀레시안의 넘치는 생명력이 떠오르게 만들기도 합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것은 A가 한 번의 실패를 겪은 이후이지만, 그 전에도 B는 A를 알고 있었습니다. 그의 열정과 순수함을 알고 있었죠. 어쩌면 B도 순수하게 그를 돕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여신강림의 밀레시안을 대상으로 흔하게 이루어지는 캐해석이지만, 같은 여신의 꿈을 꾼 세 용사들에 대해서 밀레시안은 동질감을 느끼죠.)

컵 시종은 이성적인 매력을 뜻하기도 해서, B가 A의 모습에 이러한 호감을 느꼈을지도 모릅니다.

3. 관계의 현재

이 카드는 성공(주로 물질적인), 권위, 힘, 경직, 자기중심적(이기심)을 드러냅니다.

A보다는 B의 모습을 먼저 연상시키는 카드고, 상징을 잘 들여다본다면 A와도 연관성이 있는 카드입니다. 밀레시안의 여정은 박해받을지언정 결국에는 찬란한 업적으로 덧씌워집니다. 그는 에린을 구하고, 나아가 그림자 세계의 최종 방어선으로 우뚝 서고, 에일리흐 왕정의 영웅이 되어 에레원의 신뢰를 받습니다. 그 이름에는 점차 권위가 실리기 시작합니다. 다양한 능력을 얻으며 무력 역시 범인이 능가할 범주를 넘게 됩니다.

한편 B도 운명에 저항하기 위한 힘을 갈구해 손에 넣지만, 모르간트의 말대로 그것을 감당하지는 못합니다. 복수에 매몰되어 시야는 좁아지고, 세계에 대한 진실을 깨달으며 사고가 편협하게 치닫습니다. 그가 초기에 지나치게 한쪽이 주장하는 진실만을 주입당했다던가, 사실은 자기 사람들의 행복을 계속 바라고 있던 밀레시안과 다를 바 없는 존재라는 사실은 지금은 별개로 둡니다.

결국 두 사람 모두 힘을 얻을수록 어딘가에 속박되어 버렸다는 방향성은 같습니다. 그것이 동전처럼 굳어져 자신을 나타내는 상징이 되었기에 족쇄임에도 오히려 소중하게 보듬습니다.

4. 관계의 장애물 (문제점, 방해 요소, 어려운 점)

묶인 사람의 주변으로 꽃힌 여덟 개의 칼이 의무감, 중압감, 인고의 시간, 자기성찰, 자기파괴적 고찰, 시련을 나타냅니다.

3에서 설명했듯이 두 사람은 현재 자기 자신만으로 순수하게 존재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티르 나 노이를 찾아나서던 무결하던 그 시절과는 너무나도 많은 것이 바뀌어 멀어졌지요. B는 B대로 영웅 밀레시안의 역할을 기대받고, A는 A대로 다크나이트, 검은 용기사로서 영웅을 대적할 무언가로 발탁되고 이용당합니다.

당사자들의 사고방식도 주변의 상황에 맞추어 치달을 것 같습니다. 속박당하고 사방에 시련이 가득한 환경에서는 자연히 자신을 깎아내는 방식의 사고밖에 할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우리는 나아가야 합니다. 나밖에 이겨낼 사람이 없고, 막아낼 사람이 없고, 나이기에 상대를 대적할 수 있습니다. 그 외에 저 밀레시안을, 저 용기사를 상대할 이는 없겠지요.

5. A가 보는 B

그의 시선에서 B는 말 없는 현자입니다. 무엇을 생각하는지 모를, 그러나 묵묵히 자신의 길에 몰두하는 인물이죠. 어두운 산속에 숨은 현자들은 대개 그 현묘함과 금욕적인 모습 덕분에 존경받습니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그의 지성이 세상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경계하며, 음침하고 반사회적이라 비난합니다. A의 시선으로 본 B는 둘 다입니다. 그가 이룩한 것들은 어느 정도 사실이고, 찬사를 받은 가치가 있을지 모르나 본질은 혼돈이며 위험의 싹입니다. 현자가 그 금지된 지식들을 과연 어떻게 알고 있는지 우리들이 궁금해하는 것처럼, A 역시 B가 걸어온 길에 희생과 금기가 있었을 거라 믿습니다.

이 모든 것은 A가 보는 B입니다. 그가 실제로 어떤지와는 별개로요.

6. B가 보는 A

그의 시선에서 A는 무척 찬란한 가능성의 씨앗입니다. 태초에 빚어진 단 하나의 동전처럼, B에게 있어서 A는 이 세상이 빚어낸 무척 가치 있는 존재입니다. A가 자신만한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가 지난한 길들을 걸어가면서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래서 그렇게 생각하는 것일까요?

그럴 수도 있겠지만 카드는 B가 A의 ‘가능성’을 보았을 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A는 밀레시안이 길을 잘못 든 IF를 걷는 존재라고 해석하기도 하지요. B가 정확히 어떤 가능성을 읽었는지는 모를 일입니다. 사람들의 해석처럼 그에게서 추락하는 자신의 가능성을 보았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쩌면 반대로 비상하는 그를 목격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밀레시안의 길을 걸었을지도 모르는 A를, 영웅인 A를, 밝은 세계로 나와 남겨진 풍경을 유품 삼고 선행을 베푸는 A를.

이 모든 것은 B가 보는 A입니다. 그가 실제로 어떤지와는 별개로요.

(이하 약 150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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