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양산형 복지 연성 집합

: oc by 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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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을 의 짧은 연성 소재는 [동경하는 건 이제 그만둘래]와/과  [마지막 인사]입니다. 500자 이하의 글(또는 1장의 그림)로 연성해주세요. 

때 지난 눈물은 시린 맛이 났다. 입에서는 성긴 흙먼지 맛이 났고 목 너머에서 덩어리진 죽은 피가 울컥 차올랐다. 낡은 옷은 피와 땀에 절어 피부 살갗에 축축하게 달라붙었다. 짜증나. 죽여버릴거야. 그냥 죽어. 희미하게 흉통이 오르내린다. 도을은 띄엄 띄엄 상대에게 저주를 내뱉었다. 상대가 빌런이건, 히어로건. 그저 본인이 졌다는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나 유독 불쾌한 것은, 저 실실 웃는 것이 아량을 베푸는 것 마냥 굴기 때문이다. 그는 마치 사람 간의 인연에서 무언가 특별함이 있다는 듯 굴었다.. 그 사람은. 덜덜 떨리는 손으로 빈 탄창을 떨궈내었다, 딸깍.

내가 동경하던 사람은 이렇게 초라한 게 아니었는데. 몇 배의 제약을 달고 히어로의 이름에 구속된 채 개처럼 짖으라는 삶을 살지 않았어. 자유로운 삶을 살았다. 뭐래. 나불대는 상대를 시선으로 노려본다. 

그 아가리에 총구를 쑤셔줘? 

거친 호흡. 피를 너무 흘렸는지, 정신이 까마득했다. 기억에도 없는 사람이 동경 운운하는 것은 퍽 이상한 일이었다. 뭐, 이런 세상에 미치광이야 흔하지 않나. 하물며 빌런이라면야. 고작 그 정도의 감흥. 상대가 칼로 살갗을 후벼 파도, 이미 작열감이 물씬 감도는 피부에는 아무런 감각도 없다. 간신히 총신으로 지탱하던 신형이 무너져 내린다.

ㅡ는 쓰러진 도을을 바라보았다. 스스로의 가족을 잔인하게 도륙하고 농락한 범죄자를 처단한 사람. 모두가 빌런이라 불렀지만 우리에게는 가장 가깝고 명료한 히어로였다. 한때는 찬란하리만치 빛나던, 동경의 대상에게. 그때는 내가 평범한 사람이었고, 너는 빌런이었는데. 지금은 반대가 되었다. 

낙원이 무너지고, 간간히 들려오던 1구역에서의 소식을 들으며 언젠가 올 이런 날을 상상했다. 다시 마주한 너는 여전히 오연한 눈빛이었지만... 갈가리 구속되고, 나약해지고, 지쳐 있다. 더 이상 동경하는 그대가 아니다. 히어로? 당신은 바로 그 존재를 부정하는 관념의 현현이었지 않나. 

그 순간 무언가 터져버렸다. 툭. 얼굴 위를 구르고 지나간다. 정신없이 몰아붙이자면 빌런이 되어 마주한 당신은 형편없었다. 치기 어리고 싸움밖에 모르며 우매하고 무지하다. 낡은 것은 무력히 일갈한다. 동경심이 무참히 부서져서, 떨리는 숨과 함께 오랜 동경에게 마지막 인사를 고했다. 있지, 

부드럽게 상처를 후비는 섬뜩함이 손을 감쌌다. 조금 더 힘을 주면 따스하게 맥동하는 것 숨 잃어 터질 것이다. 박힌 칼날 주변에서는 말라붙은 피딱지 위로 새빨간 유혈이 울컥 새어나왔다. 칼날을 비스듬히 후빌 때였다. 철컥. 그 소리의 뜻을 이해하기 전에 선득한 비명이 하늘을 갈랐다. 탕.

응? 기울어지는 시야로 ㅡ는 바라보았다. 흘러내린 피웅덩이에 파묻혀 보이지 않던 권총. 피가 뚝뚝 떨어지는 총신, 그것을 피부 희어지고 핏줄 도드라질 만큼 꾹 붙잡아서는 덜덜 떨리는 손, 새까만 눈과 마주쳤다. 하, 감탄 어린 마지막 숨. 결국 오랜 동경은 입꼬리를 올리며 죽음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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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 의 짧은 연성 소재는 [새 옷]와/과  [오늘도 난 당신의 흔적 속에 살았죠]입니다. 500자 이하의 글(또는 1장의 그림)로 연성해주세요. 

새 옷을 받았다. 그의 삶에서 그리 흔한 일은 아니었다. 집 없고, 돈 없고. 바람직한 노숙자의 삶. 바이던트에서 의뢰를 받고, 선수금을 받으면 모조리 술과 연초에 돈을 쏟았다. 그래도 도박은 그다지 하지 않잖니. 입술을 늘리며 웃었던 입에서는 필시 싸구려 럼주의 맛이 났을 것이다. 

피 흘려 도끼를 휘두른다. 생면부지의 피를 뒤집어쓰고 토벌을 다니다가, 돈을 받고, 그리고 사람의 온기를 찾아 아무 곳이나 파고들었다. 대부분의 날을 각각 다른 침대에서 눈을 떴고, 또 그러면 다른 사람의 맞지도 않는 옷을 기약 없이 빌리곤 했다. 어차피 의뢰 나가면 또 낡아 해질 천 따위. 

차림새는 얼마나 자신을 애정하는지 보여주는 척도야. 단정해야지. 누군가는 제 머리카락을 빗어주며 그리 말했더랬다. 설마. 내 지금을 얼마나 사랑하는데? 보렴. 술과 담배, 그리고 나의 친구들. 그런 말을 연기와 함께 내뱉었었다. 누구였더라, 빌? 찰리? 에이미? 노아? 얼굴도 기억나지 않는다. 

역시 마지막으로는 굳이 시체는 들고 갈 생각 말라 언질했어야 했다. 또 꾸역 꾸역 억지로 들고 가서는. 숨 꼴딱 넘어가기 직전 상황에서도 시체 하나 놓지 못해서. 그러하니 이렇게 내가 남아있는 것이 아니겠니. 차갑게 식은 고깃덩어리는 깨끗한 천으로 지은 수의를 입고 관에 들어갔다. 

그대 곁에 묻히고 싶었다. 온갖 흔적이 있던, 그들을 모조리 삼키고 삭아버린 그곳 정비소에. 곁에서 나 충분히 행복했다고 조잘댈 수 있는 나의 가족들. 내 삶은 모조리 그대들의 것이었다. 그러나 이미 죽은 사람은 그런 결정조차 영향을 미칠 수 없더라. 좋아하지도 않던 햇빛이 비치운다. 

옆에서는 다른 시체들이 하얀 천을 덮고 땅에 누워 있다. 그것들은 하얗게 질린 채 눈 감고 있다. 아마 저와 다름없을 표정. 바닷소리가 들려 온다. 오랜 고래가 속삭이고, 공허의 울음이 툭 바닥에 눌어붙어서는 시간을 부식시킨다. 죽음 이후에도 만날 수 없음은 그때 홀로 살아남은 벌인가 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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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연 의 짧은 연성 소재는 [첫사랑이었다]와/과  [아파라, 더 아파라]입니다. 500자 이하의 글(또는 1장의 그림)로 연성해주세요. 

헤라, 그대는 평온을 관장했,었죠. 담연은 신상을 올려다 보았다. 그 단순한 몸짓에도 하급반의 쓰레기를 보는 시선이 달라붙는다. 아찔함에 눈을 깜박이며 침을 삼켰다. 성적과 계급이 선연한 이 공기는 여전히 생경하다. 견제와 질투와, 우월과 비도덕이 혼재하는 이것이. 당신이 일컫는 평온인가요. 

두 손을 맞대어 꼭 붙잡았다. 마치 신을 향해 신실한 경배라도 하는 듯한 모습. 실상 그 속내는 불경한 배덕으로 가득 차 있다 하더라도. 그리고서는 감히 신의 눈을 물끄러미 응시한다. 새까만 각막에 매끄럽게 마감된 조각이 비친다. 당신들은 결국 사라지는 게 응당 마땅하죠. 

인간들이 오로지 인간 서로만을 의지했으면 좋겠어요. 그리 속삭였다. 신성이 지배하는 이곳에서 감히 규율에 어긋나는 발언이다. 어쩌면 그가 하급반인 이유가 있을 것이다. 성적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무능력하고 불결하며 다시 없을 끔찍한 군상이다. 복슬하게 엉킨 머리카락이 나붓이 흩날렸다. 

무질서가 도사리더라도. 인간은 결국 허상의 믿음을 거머쥐는 것을 멈추고 곁의 어깨에 얼굴을 파묻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그런 어리석은 믿음. 우매한 불신자는 타인의 시선에는 쉽게 어깨를 움츠리면서, 가장 고결한 신의 시선에는 오히려 허리를 곧게 세우고 어깨를 폈다. 

그러한 사유는 거창한 것이 아니었다. 인간의 존재 사유같이 진지한 논의도 아니었다. 그저 무언가 덜익고 유치하며 그릇된 풋풋함이었다. 첫사랑을 닮은 그 무언가의 감정. 그러나 결코 닮지 않은. 굳이 이름 붙이자면 인간을 향한 동경이다. 

우린 아직도 성장통을 겪고 있어요. 그리고 나는, 그 사람들이 더 아프고, 아파서.. 눈을 질끈 감는다. 제 속내를 내뱉는 것은 간사하게도 늘상 회피를 시도한다. 내가 좀 더 나은 사람이었으면 좋았을까. 하지만 틀렸다는 생각은 않았다. 언젠가 우리 모두에게 당신이 잊히기를 빌어요. 

공기 중으로 은밀한 속삭임이 퍼져나갔다. 종이 친다. 기도에 마침표를 찍어야 한다. 바닥을 짚고 휘청이며 걸음을 내딛었다. 풀석 구겨진 치마는 무릎을 꿇었던 부근가를 쓸었다. 담연은 이 동경이 막연히 지속되기를 바랐다. 그리하여 저조차 없어지고 나면, 경배라는 개념이 완전히 사라지기를. 

그렇게 첫사랑의 끝을 소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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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여진 의 짧은 연성 소재는 [절반의 진실]와/과  [이별한 다음날]입니다. 500자 이하의 글(또는 1장의 그림)로 연성해주세요. 

마을이기에도 민망한 시골 깡촌, 이국적인 건축 양식, 살 없는 창 너머로 햇살이 들어온다. 희어 마지않은 손이 무언가를 찾듯 움칠, 떨렸다. 푸른 핏줄이 도드라진다, 허공을 움켜쥐듯 강하게 주먹에 힘을 주는 것과 의식을 되찾음은 동시였다. 헉. 숨을 삼키며 무심코 익숙한 총기를 더듬었다. 

야생 철새가 시끄럽게 울고, 전나무와 풀이 스산하게 마찰하며 자연을 채웠다. 축사에서는 양과 소가 우짖는다. 낯설은 곳, 눈에 익지 않은 거리와 건축 양식. 이국적 발음이 가득한 언어들. 데미 섬에서의 첨단 생활과는 거리가 먼, 그야말로 목가적인 생활 양식.

여진은 제가 일어난 숙소에서 본인의 짐을 찾았다. 꼭 섬으로 떠나기 직전 꾸렸던 짐과 비슷하다. 한시도 몸에도 떼어둔 적 없던 카메라. 그 속에는 분명한 크리처와 사람들이 피사체로 존재한다. 우습게도, 이러한 불가해의 연속에도 여진의 감정은 평온했다. 굴곡 하나 없는 수용의 반복. 

그건 여진의 일상이 다름 아닌 익숙하지 않은 것들의 나열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니 짐을 챙겨 길을 떠나야겠다. 분명 어제까지 거대한 이형체를 상처 입히고, 피가 튀었건만 누군가 리셋이라도 한 듯 그저 고요했다. 서로가 눈물 섞어 안도하고 이별했던 것은 거짓처럼 사그라든다. 

넓은 밤이 깔린 황무지, 그 가운데로 난 도로 한 장. 이동을 멈추고 숨을 고르며 여진은 생각했다. ..외로운가? 그새 북적이던 소음에 적응했던 탓이다. 입매는 여전히 무표정한 일자. 얼굴을 문질렀다. 그러니까, 마지막 소원으로 빈 것은 다름 아닌 사진 한 장. 그것으로도 충분하다고 맺음지었다. 

당연히 진실이었다. 절반 정도는. 이 도로 위에서 홀로 걸으려니 그 사실이 더욱 와닿았다. 충분하다고 말했던 그 순간이 얼마나 객기였을지. 그들에게 무심코 정이 들고 말았음은 명료하게 맞닿아온다. 사진기를 켜서, 버튼을 누르며 필름을 늘어놓자면 빛나는 액정에 맺힌 얼굴들이 가득하다. 

여진이 도로를 따라 대도시라고 할 만한 곳에 도착한 것은 달이 지나서였다. 떠들썩했던 이유 모를 기적과 난데없는 섬의 추락이 한참 소비되고 열기가 가라앉았을 즈음. 낯선 이방인은 굳이 낡고 먼지가 가라앉은 이개월 전 신문을 찾아들었다. 그 주인이 이상한 눈길로 바라보았다는 것은 여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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